글,문학 17543

예산(禮山)

완당전집 제9권 / 시(詩) 예산(禮山) 인산은 고요하여 조는 것 같네 / 仁山靜如眠 뭇 사람이 보는 바는 똑같지마는 / 衆人所同眺 호올로 신이 가는 곳이 있다오 / 獨有神往邊 가물가물 동떨어진 노을 밖이요 / 渺渺斷霞外 아득아득 외론 새 나는 앞일레 / 依依孤鳥前 너른 벌은 진실로 기쁘거니와 / 廣原固可喜 좋은 바람 역시나 흐뭇도 하이 / 善風亦欣然 벼가 자라 이 뚝 저 뚝 묻어버리니 / 長禾埋畦畛 죄다 골라 한 사람의 논과도 같네 / 平若一人田 해옥은 항만을 연대어 있고 / 蟹屋連渙灣 벌레비는 안연에 섞이었구나 / 蛩雨襍雁煙 서너 줄의 늘어진 가을 버들은 / 秋柳三四行 여워 여워 길먼지를 다 덮어썼네 / 顦悴蒙行塵 이것 저것 다 화의를 갖추었으니 / 紛紛具畫意 해묽은 저녁빛은 저 먼 하늘에 / 夕景澹遠天

글,문학/漢詩 2024.01.29

예산 군수(禮山郡守) 지화(志和)에게 주다.

예산 군수(禮山郡守) 지화(志和)에게 주다. 오현 담장머리 까마귀가 밤에 울고 / 烏縣墻頭烏夜怨 석가정 정자 가에 지는 석양 붉어라 / 夕佳亭畔夕陽紅 백년이라 애일의 정 어찌 다하리 / 百年愛日情何極 십실 수령 녹봉으로 봉양이 융숭하군 / 十室專城養亦隆 미목은 의연히 네 아버지와 닮았고 / 眉目依然汝父似 진실한 성품은 본시 너의 가풍이지 / 眞醇自是乃家風 뉘라서 알랴 말없이 널 보내면서 / 誰知送爾無言處 존망의 비감에 젖어 눈물 글썽이는 줄 / 感念存亡淚滿瞳 [주-D001] 오현(烏縣) …… 울고 : 오현은 오산현(烏山縣)의 준말로 충청남도 예산(禮山)의 고호(古號)이다. 까마귀는 반포조(反哺鳥)라 하여 효성스러운 새로 일컬어지는바, 여기서는 예산 군수의 효성을 상징하고 있다. 당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글,문학/漢詩 2024.01.29

청담4수 〔淸潭 四首〕

청담4수 〔淸潭 四首〕 시내 꽃 돌길 이끼 맘껏 보고 지나니 / 溪花磴蘚恣經行 흰 바위 맑은 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 白石淸流愜素情 구곡가 시 중에 그 무엇과 비교하랴 / 九曲歌中誰較得 진중하게 생각하고 품평하지 말기를 / 請君珍重莫題評 예전에 중흥동을 노닐 때가 생각난다 / 念昔中興洞裏遊 시내 따라 오르내리며 맘껏 구경했었지 / 沿溪上下恣探搜 지금껏 청담 있다 내 믿지를 않았는데 / 至今未信淸潭在 늙은 얼굴 맑은 물에 비춰 보니 부끄럽다 / 羞殺蒼顔照碧流 올 땐 그리 급했는데 갈 땐 어이 더딘가 / 來何急急去何遲 산수와의 깊은 인연 지금껏 몰랐구나 / 山水緣深自不知 청교에서 친구와 술을 나눠 마신 뒤에 / 恰似靑郊桮酒後 이별 못내 슬퍼하는 그 마음과 흡사하다 / 故人相別不勝悲 홍씨 집안 정자가 물을 굽..

글,문학/漢詩 2024.01.27

예산에서 차운하다〔禮山次韻〕

예산에서 차운하다〔禮山次韻〕/ 구봉령(具鳳齡) 햇발 쇠잔하니 높은 산은 붉은 빛 거두고 / 紅斂高岑日脚殘 비온 뒤의 푸른 남기가 차갑게 발에 드네 / 雨餘嵐翠入簾寒 관가의 정원 또한 산촌의 흥취를 갖추어 / 官園亦辦山家興 이슬 잎과 안개 싹이 쟁반 가득 수북하네 / 露葉煙芽飣滿盤 ....................................................................................

글,문학/漢詩 2024.01.26

甲辰年 汝矣島

甲辰年 汝矣島 大路高聲擊壤歌 (대로고성격양가) 萬明終日賽驅儺 (만명종일새구나) 輿家鼠竊狐狼滿 (여가서절시랑만) 亂舞奸商候鳥那 (난무간상후조나) 대로변의 확성기는 태평세월 노래인가? 하루 종일 무당신의 푸닥거리 굿인가! 상여집은 좀도둑과 승냥이 이리가 득실,, 날 뛰는 모리배와 철새들을 어이할꼬! 擊壤歌 요임금 때 늙은 농부가 흙덩이를 부수면서 천하태평을 노래한 데서 온 말로, 태평한 세월을 즐기는 노래. 萬明 무당이 섬기는 신의 하나. 驅儺 궁중에서 세모에 역귀를 쫓던 일. 또는 그런 의식. 追儺. 輿家 곳집 상여집. 鼠竊(狗偸구투) 쥐나 개처럼 물건을 훔친다는 뜻, 좀 도둑 . 豺狼 승냥이와 이리, 탐욕이 많고 무자비한 사람의 비유. 亂舞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 옳지 않은 것이 함부로 나타남. 奸商 ..

글,문학/漢詩 2024.01.18

대설(大雪)

대설(大雪) 今日山中惡風雪금일산중악풍설/ 오늘 산중에는 눈보라가 사나운데 一寒江上復如何일한강상부여하/ 그대 사는 차디찬 강가는 또 어떠하려나 白屋獨燒秋後葉백옥독소추후엽/ 초가에서 홀로 가을 지난 낙엽 태우고 孤舟應得夜來魚고주응득야래어/ 외딴 배에서 밤 되어 물고기 잡으리라 千林極望無行逕천림극망무행경/ 숲을 멀리 보니 오솔길 보이지 않는데 十里何由見尺書십리하유견척서/ 십 리 멀리에서 어떻게 편지 받아 볼까 莫向山陰回小棹막향산음회소도/ 산음에서 오다가 작은 배 돌리지 말게 故人搖落正端居고인요락정단거/ 벗이 쓸쓸하게 조용히 지내고 있으니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석북집(石北集)』 권3 「대설기경삼(大雪寄景三)」 1월 9일 수도권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다행히 기상예보처럼 많은 양의 눈이..

글,문학/漢詩 2024.01.18

옛 時調모음

時調모음 時調 o 가노라 삼각산아 o 가마귀가 가마귀를 좇아 o 각설이라 현덕이 o 간밤에 부던 바람에 o 강호에 버린 몸이 o 강호에 비갠 후니 o 경성출경운흥하니 o 국화야 너는 어이 o 귀또리 저 귀또리 o 기러기 떼떼 많이 앉은 곳에 o 기러기 산이로 잡아 o 한양팔경가 o 꿈에 다니는 길이 o 꿈은 고향 가건마는 o 나무도 돌도 바위도 없는 뫼에 o 나비야 청산가자 o 낙양삼월시에 o 남훈전 순제금을 o 내 벗이 몇이나 하니 o 내 집을 찾으랴면 o 녹수청산 깊은 골에 o 녹양이 천만산들 o 누구 나 자는 창밖에 o 눈맞아 휘어진 대를 o 단풍은 반만 붉고 o 달 밝고 서리친 밤 o 달은 반만 오동에 o 담안에 섯는 꽃이 o 도화 이화 행화 방초들아 o 동지달 기나긴 밤을 o 동창이 밝았느냐 o..

言論은 自省 하길

아동강간살인 용의자 때려죽인 ‘선량한 시민들’…진범은 따로 있었다 [사색(史色)] 강영운 기자(penkang@mk.co.kr)입력 2024. 1. 7. 11:00 [사색-52] 음습한 공장 지하 사무실. 여느 때처럼 공장 관리인이 새벽 순찰을 돌고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묵직한 침묵 속. 그날따라 공기는 더욱 무거웠다. 어딘가에서 피비린내만이 코끝을 스쳤다. 불길한 예감은 맞아 떨어졌다. 손전등 빛이 닿은 건 조그만 시신. 13살의 여자, 이 공장에서 일했던 메리 패건이었다. 속옷은 벗겨진 채 목에 띠가 감겨 있었다. 살인이었다. 얼굴에 멍든 자국은 그녀가 끔찍하게 살해당했음을 증명했다. 1913년 미국을 뒤흔든 ‘메리페건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한 장면. [사진 출처=IMDB] 1913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