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처(亡妻)의 제문 -허균오직 부인은 본성이 공경스럽고 정성스러웠고 / 惟靈性惟恭恪그 덕은 그윽하고 고요하였네 / 德則幽閑일찍이 시어머니 섬길 때 / 早事先姑시어머니 마음은 몹시도 기뻤다네 / 姑志甚驩죽어서도 시어머니 따라 / 死而從姑이 산에 와 묻히는구려 / 來窆玆山휑덩그레한 들판 안개는 퍼졌는데 / 荒野煙蔓달빛 쓸쓸하고 서리도 차구려 / 月苦霜寒의지 없는 외론 혼은 / 孑孑孤魂홑 그림자 얼마나 슬프리까 / 悲影之單십팔 년을 지나서 / 踰十八年남편 귀히 되어 높은 벼슬에 오르니 / 夫貴陞班은총으로 추봉하라는 / 恩賁追封조서가 내려졌네 / 紫誥回鸞미천할 때 가난을 함께 하면서 / 賤時共貧나의 벼슬 높기를 빌더니만 / 祈我高官벼슬하자 그댄 벌써 죽어 없으니 / 及官已歿추봉(追封)의 은총만 부질없이 내려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