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운 일곱 살’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때가 되면 자아가 형성되면서 어른들의 말을 잘 듣지 않고 곧잘 반항한다는 뜻.
시대가 워낙 빨리 변해서일까. 요즘은 ’미운 네 살’이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인다. 네 살이 되면 말귀도 알아듣고 대소변도 가릴 수 있으니 이제 좀 편해지겠다는 엄마의 기대와 달리 본격적으로 말대꾸를 하고 장난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마사 알렉산더의 그림책 ’엄마를 내다 버릴 테야’와 ’내가 언제 동생 낳아 달랬어’(보림)는 ’얘가 도대체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는 엄마들에게 힌트를 던져준다. 미운 네 살, 그들도 괜히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엄마를 내다 버릴 테야’의 주인공인 네 살배기 올리버는 배가 불러오는 엄마가 못마땅하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가 엄마 품을 다 차지한 것도 속상한 데 엄마가 올리버가 아기일 때 쓰던 의자며 장난감까지 모두 동생에게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엄마 맘대로 주면 어떡해? 내가 내 맘대로 엄마 침대나 흔들의자를 남에게 주면 좋겠어? 다 필요해! 다 내 거란 말이야.”
화가 난 올리버는 엄마를 쓰레기장에 내다 버리겠다고 심술을 부린다.
올리버는 동생이 태어나자 더 박탈감에 시달린다. ’내가 언제 동생을 낳아 달랬어’에서 아기를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려고 유모차에 태워 이웃들에게 아기를 데려다 키우겠느냐고 물어보고 다닌다.
두 그림책은 네 살 어린이들의 심리와 욕구를 섬세하고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의 내면세계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불안감과 박탈감 등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을 통해 따스함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
어린이 성장 과제 중 하나인 독립심과 두려움을 다룬 작가의 그림책 ’안무서워, 안무서워, 안무서워’(보림)도 함께 출간됐다.
서남희 옮김. 각권 32쪽. 각권 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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