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진실/언론보도

돼지우리로 전락한 홍성 ‘황우석 농장’

淸潭 2006. 11. 15. 12:04

돼지우리로 전락한 홍성 ‘황우석 농장’

농장운영 주민 “아무도 찾지 않아요”


 
 
14일 오후 충남 홍성군 구항리의 옛 ‘황우석 농장’. 작년 말까지 무균(無菌) 돼지 연구를 하며 ‘바이오 강국 코리아’의 꿈을 일궜고 ‘황우석 기념공원’ 부지로 논의되기도 했던 이곳은 역한 돼지 분뇨 냄새가 가득한 평범한 농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안내판은 물론 입구의 문패조차 없다. ‘자랑스러운 황우석 박사를 환영합니다’ 등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걸려 있던 작년과는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200m 샛길을 따라 올라가니 돈사(豚舍) 4개 동이 나타났다. 130평 남짓한 공간마다 100㎏ 안팎의 돼지가 350마리씩, 모두 1400마리가 꿀꿀거리고 있었다.

▲ 무균 돼지에 체세포 복제란을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됐던‘황우석 농장’의 연구 현장은 평범한 돼지 사육장으로 바뀐 지 오래다. 사료통 위로 당시 황박사가 사용했던 수술용 조명이 보인다/채성진기자
작년 말 ‘가짜 줄기세포 파문’ 이후 텅 비어 있던 농장은 지난 9월 동네 주민 김철구(41)씨가 양돈을 시작하겠다고 나서면서 기능을 회복했다. 김씨는 “과거에는 연구진은 물론 도지사와 공무원, 기자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하루 두 번 사료 주러 오는 것 말고는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황 박사는 1~2주에 한 번씩 이병천 교수 등 연구진과 함께 농장을 찾아 무균 돼지에 체세포 복제란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었다. 김씨는 “당시를 생각나게 하는 것은 돈사 천장에 매달려 있는 수술용 조명뿐”이라며 씁쓸해 했다.

홍성=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
입력 : 2006.11.15 00:14 20'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