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춤’하는 사이…미·영·일 등“우리가 줄기세포 강국”
濠, 인간배아복제 허용 당뇨환자 임상시험도 美선 2008년쯤 가능
“10년간 4억弗 투자” 국내 연구는 ‘회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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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연속 성과 개가
지난달 18일 미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생명공학회사 노보셀(Novocell)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면 2008년 말쯤 직접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런던대와 미 미시간대 공동연구팀은 지난 8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성숙 줄기세포를 쥐의 망막에 이식해 시력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 흉부 병원 의료진이 이달 중으로 심근경색 환자 50명을 모아 환자 자신들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식할 예정이란 뉴스도 나왔다.
이런 성과는 급증하고 있는 연구비 지원에 힘입었다. 연방정부와 별도로 미 캘리포니아 주는 1억5000만 달러(한화 1440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결정했으며 영국은 10년간 최대 8억20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4800억 원)를 지원하는 투자 제안서를 마련했다. 일본, 호주, 싱가포르도 최근 1년간 줄기세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복제연구를 사실상 금지시킨 한국 정부와 달리 각 나라의 복제 연구는 날개를 달고 있다.
지난 6월 초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체세포 핵 이식에 의한 인간 배아복제 실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불임치료에 쓰고 남은 난자를 사용하고 조만간 난자를 기증 받을 계획이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팀의 조지 데일리, 더글러스 멜튼, 케빈 에건 박사는 모두 과거 황우석 전 교수와 공동연구를 추진했던 사람들이란 점이다.
일본 역시 복제인간을 금지한 클론기술규제법의 특정 배아지침을 개정해 인간 배아복제에 관한 연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상원은 지난 7일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인간 배아 복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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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는 줄기세포에 대한 생명윤리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각국에서는 윤리 문제가 없는 새로운 개념의 줄기세포도 개발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연구팀은 지난 6월 “난자가 정자의 도움 없이 배아로 분화하는 이른바 처녀생식으로 인간배아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증 받은 104개의 난자를 이용해 처녀생식법으로 미성숙 배반포를 얻었으며 여기서 두 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배아줄기세포는 이후 시험관 배양을 통해 성숙한 신경원(신경세포)으로 자라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팀은 같은 달 다 자란 세포를 원래의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 자란 쥐의 꼬리에서 추출한 피부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끼워 넣음으로써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이 배아줄기세포는 정상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됐고 다른 쥐에 삽입했을 때 테라토마라는 암조직을 유발하는 것도 확인됐다.
◆한국은 아직 ‘회복 중’
국내에서도 침체된 분위기와 달리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연세대 김동욱 교수와 미 하버드대 의대 마일스 커닝햄·김광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말 불안과 우울증상을 가진 실험용 쥐의 뇌에 쥐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불안과 우울증 증상이 회복되는 결과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척수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를 인간배아줄기세포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저널에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사이언스’는 “한국이 줄기세포 3대 강국 진입을 위해 10년간 4억54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포천중문의대 차병원·마리아바이오텍·미즈메디병원·서울의대 등 불임 클리닉들의 경쟁 덕분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사이언스는 서울대 김효수 교수팀이 2003년 심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을 수행해 성과를 거둬 논문을 발표하기 직전이며, 한양대 김계성 교수팀이 발표한 배아줄기세포 조절 마이크로RNA에 대한 논문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톱10 논문으로 기록됐다고 소개했다.
연세대 김동욱 교수는 “미국의 하버드대, MIT와 일본 고베의 재생의학연구센터 등이 복제연구를 하고 있으며, 황우석팀의 최고 경쟁자이던 미국의 ACT사도 최근 복제용 난자를 기증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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