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예산 군수(禮山郡守) 지화(志和)에게 주다.

淸潭 2024. 1. 29. 11:17
 

예산 군수(禮山郡守) 지화(志和)에게 주다.

 
오현 담장머리 까마귀가 밤에 울고 / 烏縣墻頭烏夜怨
석가정 정자 가에 지는 석양 붉어라 / 夕佳亭畔夕陽紅
백년이라 애일의 정 어찌 다하리 / 百年愛日情何極
십실 수령 녹봉으로 봉양이 융숭하군 / 十室專城養亦隆
미목은 의연히 네 아버지와 닮았고 / 眉目依然汝父似
진실한 성품은 본시 너의 가풍이지 / 眞醇自是乃家風
뉘라서 알랴 말없이 널 보내면서 / 誰知送爾無言處
존망의 비감에 젖어 눈물 글썽이는 줄 / 感念存亡淚滿瞳
[주-D001] 오현(烏縣) …… 울고 : 오현은 오산현(烏山縣)의 준말로 충청남도 예산(禮山)의 고호(古號)이다. 까마귀는 반포조(反哺鳥)라 하여 효성스러운 새로 일컬어지는바, 여기서는 예산 군수의 효성을 상징하고 있다. 당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자오야제(慈烏夜啼)란 시에 까마귀의 효성을 노래하여, “자애로운 새가 그 어미 잃고, 까악까악 구슬피 우누나. 밤낮으로 날아가지 않고, 해가 지나도록 옛 숲을 지키네. 밤이면 밤마다 한밤중에 우니, 듣는 이 눈물로 옷깃을 적시네 ……. 자애로운 새여, 자애로운 새여! 새 가운데 증삼이로다.[慈烏失其母 啞啞吐哀音 晝夜不飛去 經年守故林 夜夜夜半啼 聞者爲沾襟……慈烏復慈烏 烏中之曾參]” 하였다.[주-D002] 애일(愛日) : 애일이란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시일이 적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한(漢) 나라 양웅(揚雄)의 《법언(法言)》에 “부모를 섬기되 스스로 부족한 줄 아는 이는 순(舜)이로다. 오래 할 수 없는 것이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을 이르니, 효자는 부모를 모실 시일이 적음을 안타까워한다.” 하였다.[주-D003] 십실(十室) …… 융숭하군 : 십실이란 열 집으로, 작은 고을을 뜻한다. 고을 수령이 되어 녹봉으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전성지양(專城之養)이라 하여 매우 영화롭게 여겼다.[주-D004] 뉘라서 …… 글썽이는 줄 : 예산 군수 지화의 아버지가 작자와 교분이 있었는데, 작고하였던 듯하다. 그래서 존망(存亡), 즉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슬픔에 젖은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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