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淸潭 2024. 1. 29. 17:38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용재집 제2 / 오언율(五言律)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이때 당형(堂兄) 무백(茂伯)이 이 고을 현감으로 있었다.

 

고을 작다고 관직 어이 작으랴 / 十室官無小

삼 년이면 충분히 정사가 이뤄지리 / 三年政有成

마음은 바야흐로 하하에 수고롭고 / 心方勞下下

사람들은 절로 평평에 편안하여라 / 人自易平平

사나운 범은 교화시킬 수 있어도 / 猛虎寧難化

마른 풀은 새싹 돋길 기다려야지 / 枯荑待發榮

이 고을이 몹시 잔폐(殘廢)하였던 까닭에 조정이 의논하여 특별히 형을 천거하여 다스리게 하였던 것이다.

정히 알겠노니 순리전에서 / 定知循吏傳

외숙과 생질의 이름 부끄럽지 않을 줄 / 不愧舅甥名

유공(柳公) 문통(文通)이 일찍이 이 고을 현감을 역임하여 명관(名官)으로 세상에 전해지는데, 형은 곧 유공 부인의 조카이다.

 

[-D001] 삼 년이면 …… 이뤄지리 :

공자가나를 등용해 주는 자가 있으면 일 년 만에도 괜찮을 것이고, 삼 년이면 정사가 이루어짐을 볼 수 있으리라.” 한 말을 차용하였다. 《論語 子路》

[-D002] 하하(下下)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주역》 익괘(益卦) 단전(彖傳), “위로부터 아랫사람에게 낮추니 그 도가 크게 빛난다.[自上下下 其道大光]” 하였다.

[-D003] 평평(平平) :

《서경》 홍범(洪範), “편당이 없으면 왕도가 평평하리라.[無偏無黨 王道平平]” 하였는데, 평평은 평이(平易)의 뜻이다.

[-D004] 사나운 범 :

완악한 백성을 뜻한다.

[-D005] 순리전(循吏傳) :

《한서(漢書)》에 훌륭한 지방관의 약전(略傳)을 순리전이라 하여 기재하였던 것을 차용하여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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