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용재집 제2권 / 오언율(五言律)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이때 당형(堂兄) 무백(茂伯)이 이 고을 현감으로 있었다.
고을 작다고 관직 어이 작으랴 / 十室官無小
삼 년이면 충분히 정사가 이뤄지리 / 三年政有成
마음은 바야흐로 하하에 수고롭고 / 心方勞下下
사람들은 절로 평평에 편안하여라 / 人自易平平
사나운 범은 교화시킬 수 있어도 / 猛虎寧難化
마른 풀은 새싹 돋길 기다려야지 / 枯荑待發榮
이 고을이 몹시 잔폐(殘廢)하였던 까닭에 조정이 의논하여 특별히 형을 천거하여 다스리게 하였던 것이다.
정히 알겠노니 순리전에서 / 定知循吏傳
외숙과 생질의 이름 부끄럽지 않을 줄 / 不愧舅甥名
유공(柳公) 문통(文通)이 일찍이 이 고을 현감을 역임하여 명관(名官)으로 세상에 전해지는데, 형은 곧 유공 부인의 조카이다.
[주-D001] 삼 년이면 …… 이뤄지리 :
공자가 “나를 등용해 주는 자가 있으면 일 년 만에도 괜찮을 것이고, 삼 년이면 정사가 이루어짐을 볼 수 있으리라.” 한 말을 차용하였다. 《論語 子路》
[주-D002] 하하(下下)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주역》 익괘(益卦) 단전(彖傳)에, “위로부터 아랫사람에게 낮추니 그 도가 크게 빛난다.[自上下下 其道大光]” 하였다.
[주-D003] 평평(平平) :
《서경》 홍범(洪範)에, “편당이 없으면 왕도가 평평하리라.[無偏無黨 王道平平]” 하였는데, 평평은 평이(平易)의 뜻이다.
[주-D004] 사나운 범 :
완악한 백성을 뜻한다.
[주-D005] 순리전(循吏傳) :
《한서(漢書)》에 훌륭한 지방관의 약전(略傳)을 순리전이라 하여 기재하였던 것을 차용하여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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