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xiv. 불가
불가
[ 佛歌 ]
요약
불가란 불교의 교리를 노래로 풀어낸 소리다.
불가란 범패(절에서의 불교 음악) 중에서도 화청 부분을 뜻하는 말이다. 범패는 안채비소리 · 홋소리 · 짓소리 · 화청(和淸)의 4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화청은 참여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꾸민 사설의 축원문이다. 대개 이러한 불가는 포교적 목적으로 절에서 행해졌지만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세속화되어 민간에서도 많이 불렀다. 불교의 교리를 설파하면서 통속화된 「회심곡」이 대표적인 소리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불가 [佛歌] (창악집성, 2011. 07. 04., 하응백)
o 회심곡(소릿조)
노랫말
일심(一心)으로 정념(精念) 아하아아미이로다 아보호응오- 억조창생(億兆蒼生)은 다 만민시주(萬民施主)님네 이내 말씀을 들어보소
인간세상에 다 나온 은덕을랑 남녀노소가 잊지를 마소
건명전(乾命前)에 법화경(法華經)이로구나 곤명전(坤命前)에 은중경(恩重經)이로다
우리 부모 날 비실 제 백일정성(百日精誠)이며 산천기도(山川祈禱)라 명산대찰(名山大刹)을 다니시며 온갖 정성을 다 들이시니
힘든 남기 꺾어지며 공든 탑이 무너지랴 지성이면 감천이라 부모님전 드러날 제 석가세존 공덕으로 아버님전 뼈를 빌고 어머님전 살을 빌어 제석님전 복을 빌고 칠성님전 명을 빌어
열 달 배설한 후 이 세상에 생겨나니 우리 부모 날 기를 제 겨울이면 추울세라 여름이면 더울세라 천금 주어 만금 주어 나를 곱게 길렀건만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은공을 갚을소냐
다섯하니 열이로다 열의 다섯 대장부라 인간칠십고래희(人間七十古來稀)요 팔십장년(八十長年) 구십춘광(九十春光) 백세를 산다 해도 달로 더불어 논하면은 일천하고 이백 달에 날로 더불어 논하면은 삼만 육천일에 병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 사는 인생 어느 하가(何暇) 부모은공을 갚을소냐
청춘가고 백발오니 애닯고도 슬프도다 인간 공로(空老) 뉘가 능히 막아 내며 춘초(春草) 연년록(年年綠)이나 왕손(王孫)은 귀불귀(歸不歸)라 초로(草露) 같은 우리 인생 한번 아차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어제 오늘 성턴 몸이 저녁내로 병이 들어 실낱같이 가는 몸에 태산 같은 병이 들어 부르느니 어머니요 찾느니 냉수로다 인삼 녹용 약을 쓴들 약 효험이 있을소며 맹인 불러 설경(說經)한들 경(經) 덕(德)인들 입을소냐
혼미(昏迷)하여 누웠을 제 제일전에 진광대왕(秦廣大王) 제이전에 초강대왕(初江大王) 제삼전에 송제대왕(宋帝大王) 제사전에 오관대왕(五官大王) 제오전에 염라대왕(閻羅大王) 제육에 변성대왕(變成大王) 제칠에 태산대왕(泰山大王) 제팔에 평등대왕(平等大王) 제구에 도시대왕(都市大王) 제십전에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열 시왕전(十王殿) 매인 사자(使者) 일직사자(日直使者) 월직사자(月直使者) 한 손에는 철봉 들고 또 한 손에 창검쥐고 쇠사슬을 비껴 차고 활등같이 굽은 길로 화살같이 달려들어 닫은 문을 박차면서 성명삼자(姓名三字) 불러 내니 정신이 아득하여 처자의 손을 잡고 만단설화(萬端說話) 다 못하여 정신 차려 살펴보니 약탕관(藥湯罐)을 벌여 놓고 지성구호(至誠救護) 극진한들 갈 목숨이 머물손가 친구 벗님 많다 해도 어느 친구 동행하며 일가친척 많다 해도 어느 일가(一家) 대신 갈까
구사당(舊祠堂)에 하직(下直)하고 신사당(新祠堂)에 허배(虛拜)하고 대문 밖을 썩 나서니 적삼내의(赤衫內衣) 손에 들고 혼백 불러 초혼(招魂)하니 없던 곡성(哭聲)이 낭자(狼藉)하다
옛 노인 하신 말씀 저승길이 멀다더니 오늘 내게 당해서는 대문 밖이 저승이라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십리 밖에다 가시성(城)이나 쌓을걸 세상천지 동포님네 회심곡을 허수 말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할 일을 합시다 아하아아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하 아하아
해설
「회심곡」은 여러 이본과 판본이 있고 부르는 사람마다 그 사설이 조금씩 다르다. 불교가사인 「회심가」가 회심곡과는 별개로 있었고, 민간에서 「부모은중경」이나 「시왕경」등의 불교적 교리를 전하는 내용의 불가적 문전 염불이 무속이나 다른 잡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현재의 「회심곡」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회심곡」을 깊이 있게 연구한 김동국에 따르면 「회심곡」은 “동녕승이나 절걸립패를 비롯한 낭걸립패의 연행으로 민중 사회에 널리 전파하는 과정에서 「회심곡」의 의미도 성(聖)에서 속(俗)으로의 질적인 전환”가져왔다고 하며, “그 결과 불교적 색채를 띤 산타령을 부르는 선소리패 등에 의해 ‘인생무상’을 노래하는 유흥적 가요”가 되어 잡가 형식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1930년대 유성기 음반으로 남아있는 동녕승인 권명학, 하룡남 창의 「회심곡」1)이 후대 국악인에게 계승되었다고 한다.
한편 불가적 「회심곡」은 “1931년 염불의례서 『석문의범』 편찬을 계기로 이후의 가요집에서 「별회심곡」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 사설에 「부모은중경」과 「오조염불」의 내용이 유입되어 「속회심곡」이 이루어졌고, 여기에 ‘저승권계’ 부분이 탈락하여 1950년대 「반회심곡」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소리꾼이 부르는 두 종류의 「회심곡」은 각각, 1930년대 「걸립회심곡」에서 발전하여 강옥주 창 계열의 「회심곡」은 ‘불가조(佛歌調)’로 정비되고, “염불과 부모은공의 사설이 간략화되고 ‘인생무상’의 단락만 다룬 안비취 창 「회심곡」 계열은 ‘소릿조’로 정비된다”.2) 즉 소릿조 회심곡은 원래의 회심곡이 길다보니 무대화를 위해 간략화되어 「회심곡」의 한 계열을 이루는 것이고, 강옥주 계열은 보다 원본에 까까운 것이다. 또한 불가로서의 면모를 많이 갖고 있는 「회심곡」은 「반회심곡」과 「별회심곡」이라 하겠다.
불가란 범패(절에서의 불교 음악) 중에서도 화청 부분을 뜻하는 말이다. 범패는 안채비소리 · 홋소리 · 짓소리 · 화청(和淸)의 4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화청은 참여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꾸민 사설의 축원문이다. 대개 이러한 불가는 포교적 목적으로 절에서 행해졌지만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세속화되어 민간에서도 많이 불렀다.
o 회심곡(불가조)
노랫말
일심(一心)으로 정념(正念)은 극락세계(極樂世界)라 보옹호오호오홍이어 아미(阿彌)로다 보호오오호오홍이 에헹에 염불(念佛)이면 동참시방(同參十方)에 어진 시주(施主)님네
평생 심중(心中)에 잡순 마음을 연만(年滿)하신 백발노인 일평생을 잘 사시고 잘 노시다 왕생극락(往生極樂)을 발원(發願)하시고 젊으신네는 생남발원(生男發願) 있는 아기는 수명장수(壽命長壽) 축원(祝願)이 갑니다 덕담(德談) 가오
건위곤명(乾位坤命)은 이댁전(宅前)에 문전축원(門前祝願) 고사덕담(告祀德談) 정성지성(精誠至誠) 여쭌 뒬랑 대주전(大主前) 영감 마님 장남(長男)한 서방(書房) 사시자 하니 어디 아니 출입(出入)들을 하십니까
삼생인연(三生因緣)은 불법만세(佛法萬世) 관재구설(官災口舌) 삼재팔난(三災八難) 우환질병(憂患疾病) 걱정 근심 휘몰아다 무인도 깊은 섬 중에다 허리둥실이 다 버리시고
일신정기(一身正氣)며 인간오복(人間五福) 몸 수(數) 태평(太平) 얻어다가 귀한 아들 따님 전에 전법(傳法)하니 어진 성현(聖賢)의 선남자(善男子)되리로다 명복(命福)이 자래(自來)라
아하아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하
억조창생(億兆蒼生) 만민시주(萬民施主)님네 이내 말씀 들어 보소 이 세상(世上)아 사람밖에 또 있나요
이 세상에 탐문탄생(探門誕生) 나온 사람마다 임자 절로 낳노라고 거들대며 벙청대도 불법(佛法) 말씀 들어 보면 사람마다 임자 절로 아니 낳습니다.
제일(第一)에 석가여래 공덕받고 어머님전(前) 살을 빌고 아버님전(前) 뼈를 받고 일곱 칠성님전(前)의 명(命)을 받고 제석님전(前)에 복을 빌어 석 달 만에 피를 모으고 여섯 달 만에 육신(肉身)이 생겨 열 달 십삭(十朔)을 고이 채서 이내 육신이 탄생을 하니 그 부모가 우릴 길러 낼 제 어떤 공력 들었을까
진자리는 인자하신 어머님이 누우시고 마른자리는 아기를 뉘며 음식이라도 맛을 보고 쓰디쓴 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달디단 것은 아기를 먹여 오뉴월이라 단야(短夜) 밤에 모기 빈대 각다귀 뜯을세라 곤곤(困困)하신 잠을 못 다 주무시고 다 떨어진 세 살 부채를 손에다 들고 온갖 시름을 다 던지고 허리둥실 날려를 주시며
동지 섣달 설한풍(雪寒風)에 백설(白雪)이 펄펄 날리는데 그 자손이 추울세라 덮은 데 덮어 주고 발치발치 눌러를 주시며 왼팔 왼젖을 물러 놓고 양인 양친이 그 자손의 엉대 허릴 툭탁 치며 사랑에 겨워서 하시는 말씀이
은자동(銀子童)아 금자동(金子童)아 금(金)이로구나 만첩청산(萬疊靑山)의 보배동(寶貝童)아 순지건곤(舜之乾坤)의 일월동(日月童)아 나라에는 충신동(忠臣童)아 부모님전 효자동(孝子童)아 동내방내(洞內坊內) 우염동아 일가친척(一家親戚)의 화목동(和睦童)아 둥글둥글이 수박동아 오색(五色) 비단의 채색동(彩色童)아 채색 비단의 오색동(五色童)아 은(銀)을 주면 너를 사고 금(金)을 주면 너를 사랴 애지중지(愛之重之) 기른 정(情)을 사람마다 부모은공(父母恩功) 생각하면 태산이라도 무겁지 않겠습니다
나하아 아하아 아하아 아하아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보호오 오호으응이 어아미로다 보호오응이 에헹에
자손 낳아 길러 보니 그 중에 선효불효(善孝不孝) 가려 보면 불효자(不孝子)의 거동(擧動) 보면 어머니가 젖을 먹여 육간대청(六間大廳) 뉘어 놓면 어머님의 가슴에다 못을 주느라고 억파득히 어겅어겅 울음 우니 어머님의 가슴이 봄눈 슬듯 사라지고 선효자(善孝子)의 거동 보면 남과 같이 젖을 먹여 육간대청(六間大廳) 아무렇게 던져 놔도 육간대청이 좁다 하고 둥글둥글이 잘도 논다
선녀자(善女子)의 한두 살에 철을 몰라 부모은공 갚을소냐 한두 살에 말을 배우고 두세 살에 걸음 배우니 세월이 여류(如流)하여 육칠세가 당도하니
공맹자(孔孟子)님의 뜻을 받아 글 공부하고 철모르게 십육칠세 얼른 지나 이십이 가차 오니 이십 전 출가(出嫁)하여 자손 낳아서 길러 보니 부모은공 왜 모를소냐 부모은공 갚노라고 동개골(東皆骨)이며 서구월산(西九月山) 찾아가니 푸른 것은 버들이요 누른 것은 꾀꼬리라
황금 같은 꾀꼬리는 황금 갑옷을 떨쳐 입고 부모은공 갚으려고 염불 소리로 울어 가며 양류간(楊柳間)으로 넘나드는데 사람으로서 왜 부모은공 모를손가
이골 물이 주루룩 저 골 물이 콸콸 열의 열 골물이 한데 합수쳐 천방(天方)져 지방(地方)져 세(細)모래는 올라가고 물결은 내리쏟는데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
그 자손이 부모은공 갚으려고 물결을 좇아서 상하중탕(上下中湯) 막을 적에 하탕(下湯) 막고 중탕(中湯) 막고 상탕(上湯) 막아 놓고 그 자손이 하탕(下湯)에다 수족(手足) 씻고 중탕(中湯)에다 목욕하고 상탕에다 삼단 같은 머리를 듬뿍 축여 백호 자릴 널리 도려 상(上)의 상치로다 골라 내니 다리 함쌍 매서 은쟁반(銀錚盤)에 받쳐 놓고 송금 쟁반에다 받쳐 놓고 어머님 전에 모셔 놓고 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두 손길을 고쳐 들고서 애경지성(愛敬至誠)으로 하는 말이
받읍소사 받읍소사 그 머리가 하(下)치 중(中)치 남았구료 하치로다 신날 꼬고 중치로다 총 바닥을 결어 뼘 여덟 치는 아버님 신이요 뼘 네 치 닷분은 어머님 신이신데
자손이 신 두 켤레 삼아 놓고 그 자손이 마음으로 이(齒)를 솎아 잣징걸고 혀를 빼서 신장 깔고 실낱 같은 약한 몸에 양인 양친을 등에다 모실 때
바른쪽에 어머님을 모시고 왼쪽에 아버님을 모시고 양인 양친을 등에다 모셔 놓고 팔도강산 유람시켜 드릴 제 각도각군(各道各郡) 각면각리(各面各里) 사사명산(寺寺名山) 구경시켜 드렸어도 등에 업혀 계신 부모님의 신 두 켤레가 다 떨어지고 두 도끼총만 남았어도 부모은공(父母恩功) 태산이라도 못 다 갚습니다
막위당년학일다(莫謂當年學日多)하니 무정세월(無情歲月) 여류(如流)하여 사람마다 부모은공 못 다 갚고 인간 백년 사자 하니 공도(公道)라니 백발(白髮)이요 못 면할손 죽음이라 검던 머리 백발되고 고운 얼굴에 잔주름 잡히고 아니 먹던 귀는 절벽같이 되고 박씨 같은 이는 빠져 낙치(落齒)되고 두 무릎은 귀가 넘었으니 없던 망령(妄靈) 절로 나니 춘초(春草)는 연년록(年年綠)이요 왕손(王孫)은 귀불귀(歸不歸)로다 망령(妄靈)이라고 구박하는 소리 애달프고 절통(切痛)하다
그 노인이 비록 귀는 절벽같이 먹었을망정 닫은 문을 박차면서 여보아라 청춘들아 너희가 본래 청춘이며 낸들 본래 백발이냐 백발 보고 웃지 마라 나도 엊그저께 청춘소년행락(靑春少年行樂)하였건만 금일백발(今日白髮) 원수로다
무정세월(無情歲月) 여류(如流)하여 가는 봄도 가고 올 줄 알건마는 인생 한번 늙어지면 왜젊질 못하는가 사람마다 생각하면 한심하고도 절통하구료
어제 오날 성턴 몸이 저녁내로 병이 드니 실탄같은 약한 몸에 태산 같은 병이 드니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는 것은 냉수로다 인삼 녹용 약을 쓰나 약 효험이 있을손가 판수(盲人) 불러 경(經) 읽은들 경(經) 덕(德)이나 입을손가
무녀(巫女) 불러 굿을 하나 굿 덕인들 있을손가 재미(齋米) 쌀을 쓸고 쓸어 명산대찰(名山大刹) 찾아가서 상탕(上湯)에 메를 짓고 중탕(中湯)에 목욕하고 하탕(下湯)에 수족(手足) 씻고 촉대(燭臺) 한쌍 벌여 놓고 향로향합(向路香盒) 불 갖추고 소지(燒紙) 한 장 든 연후에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 전 비나이다 칠성님전 발원(發願)하고 신장(神將)님 전 공양(供養)한들 어느 성현(聖賢) 알음 있어 감응(感應)이나 할까 보냐
제일전에 진광대왕(秦廣大王) 제칠전에 태산대왕(泰山大王) 제팔전에 평등대왕(平等大王) 제구전에 도시대왕(都市大王) 제십전에 전륜대왕(轉輪大王) 열 시왕 (十王)이 부린 사자(使者) 일직사자(日直使者) 월직사자(月直使者) 열 시왕이 명(命)을 받아 한 손에 철봉(鐵棒) 들고 또 한 손에 창검(槍劍) 들고 쇠사슬을 비껴 차고 활등같이 굽은 길로 살대같이 달려와서 닫은 문을 박차면서 뇌성(雷聲)같이 소래하고 성명삼자(姓名三字) 불러 내어 어서 가자 바삐 가자 뉘 분부(吩付)라 거역(拒逆)하며 뉘 영(令)이라 지체(遲滯)할까 실낱 같은 이내 몸에 팔뚝 같은 쇠사슬로 결박(結縛)하여 끌어 내니 혼비백산(魂飛魄散) 나 죽겠네
여보시오 사자(使者)님네 노자(路資)도 갖고 가세 만단개유(萬端改諭) 애걸(哀乞)한들 어느 사자 들을손가 애고 답답 설운지고 이를 어이 하잔 말가 불쌍하다 이내 일신(一身) 인간하직(人間下直) 망극(罔極)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워 마라 명년 삼월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북망산(北邙山) 돌아갈 제 어찌할꼬 심산험로(深山險路) 한정없는 길이로다 언제 다시 돌아오랴 이 세상을 하직하니 불쌍하고 가련하다
처자(妻子)의 손을 잡고 만단설화(萬端說話) 다 못하여 정신 차려 살펴보니 약탕관(藥湯罐) 벌여 놓고 지성구호(至誠救護) 극진(極盡)한들 죽을 목숨 살릴손가 옛 늙은이 말 들으니 저승길이 멀다더니 오늘 내게 당하여선 대문 밖이 저승이라
친구 벗님 많다 한들 어느 누가 동행할까 구사당(舊祠堂)에 하직(下直)하고 신사당(新祠堂)에 허배(虛拜)하고 대문 밖을 썩나서니 적삼내의(赤衫內衣) 손에 들고 혼백(魂魄) 불러 초혼(招魂)하니 없던 곡성(哭聲) 낭자(狼藉)하다
일직사자(日直使者) 손을 끌고 월직사자(月直使者) 등을 밀어 풍우(風雨)같이 재촉하여 천방지방(天方地方) 몰아 갈 제 높은 데는 낮아지고 낮은 데는 높아진다 악의악식(惡衣惡食) 모은 재산 먹고 가며 쓰고 가랴 사자(使者)님아 사자님아 내 말 잠깐 들어 주오 시장한데 점심하고 신발이나 고쳐 신고 쉬어 가자 애걸(哀乞)한들 들은 체도 아니하고 쇠뭉치로 등을 치며 어서 가자 바삐 가자
이렁저렁 여러 날에 저승 원문(轅門) 다다르니 우두나찰(牛頭羅刹) 마두나찰(馬頭羅刹) 소리치며 달려들어 인정 달라 비는구나 인정 쓸 돈 반푼 없다 단배 곯고 모은 재산 인정 한 푼 써 볼손가 저승으로 옮겨 올까 환전(還錢)붙여 가져올까 의복 벗어 인정 쓰며 열 두 대문 들어가니 무섭기도 끝이 없고 두렵기도 측량(測量) 없다
대명(待命)하고 기다리니 옥사정(獄司丁)이 분부(吩付) 듣고 남녀죄인 등대(等待)할 제 정신 차려 살펴보니 열 시왕(十王)이 좌개(坐皆)하고 최(崔) 판관(判官)이 문서(文書) 잡고 남녀죄인 잡아들여 다짐받고 봉초(捧招)할 제 어두귀면(魚頭鬼面) 나찰(那刹)들은 전후좌우(前後左右) 벌여 서서 기치창검(旗幟槍劍) 삼렬(森列)한데 형벌기구(刑罰器具) 차려 놓고 대상호령(臺上號令) 기다리니 엄숙(嚴肅)하기 측량 없다
남녀죄인 잡아들여 형벌(刑罰)하며 묻는 말이 이놈들아 들어 봐라 선심(善心)하려 발원(發願)하고 인세간(人世間)에 나아가서 무삼 선심(善心)하였는가 바른 대로 아뢰어라 용방(龍逄) 비간(比干) 본을 받아 임금께 극간(極諫)하여 나라에 충성(忠誠)하며 부모님께 효도하여 가법(家法)을 세웠으며 배고픈 이 밥을 주어 아사구제(餓死救濟)하였는가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하였는가 좋은 곳에 집을 지어 행인공덕(行人功德)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하였는가 목마른 이 물을 주어 급수공덕(給水功德)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藥)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하였는가 높은 산에 불당(佛堂) 지어 중생공덕(衆生功德)하였는가 좋은 밭에 원두 지어 행인해갈(行人解渴)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供養)드려 마음 닦고 선심(善心)하여 염불공덕(念佛功德)하였는가
어진 사람 모해(謀害)하고 불의행사(不義行事) 많이 하며 탐재(貪財)함이 극심(極甚)하니 너의 죄목(罪目) 어찌 하리 죄악(罪惡)이 심중(甚重)하니 풍도옥(酆都獄)에 가두리라
착한 사람 불러들여 위로하고 대접하며 몹쓸 놈들 구경하라 이 사람은 선심(善心)으로 극락세계 가올지니 이 아니 좋을손가 소원대로 물을 적에 네 원대로 하여 주마
극락으로 가려느냐 연화대(蓮花臺)로 가려느냐 서왕모(西王母)의 사환(使喚)되어 반도소임(蟠桃所任)하려느냐 네 소원(所願) 알리어라 옥제(玉帝)에게 주품(奏稟)하사 남중절색(男中絶色)되어나서 요지연(瑤池宴)에 가려느냐 백만군중(百萬軍中) 도독(都督)되어 장수(將帥) 몸이 되겠느냐 어서 바삐 아뢰어라옥제전(玉帝前)에 주문하여 석가여래(釋迦如來) 아미타불(阿彌陀佛) 제도(濟道)하게 이문(移文)하자 산신(山神) 불러 의논(議論)하며 어서 바삐 시행(施行)하라 저런 사람 선심(善心)으로 귀(貴)히 되어 가느니라 대웅전(大雄殿)에 초대하여 다과(茶菓) 올려 대접하며 몹쓸 놈들 잡아 내어 착한 사람 구경하라 너희 놈은 죄중(罪重)하니 풍도옥(酆都獄)에 가두리라
죄목(罪目)을 물은 후에 온갖 경중(輕重) 가리어서 차례대로 처결(處決)할 제 도산지옥(刀山地獄) 화산지옥(火山地獄) 한빙지옥(寒氷地獄) 금수지옥(禽獸地獄) 발설지옥(拔舌地獄) 독사지옥(毒蛇地獄) 아침지옥(牙針地獄) 거해지옥(鉅骸地獄) 각처지옥(各處地獄) 분부(吩付)하여 모든 죄인(罪人) 처결(處決)한 후 대연배설(大宴排設)하고 착한 여자 불러들여 공경(恭敬)하며 하는 말이 소원(所願)대로 다 일러라 선녀(仙女)되어 가려느냐 요지연(瑤池宴)에 가려느냐 남자(男子)되어 가려느냐 재상부인(宰相婦人) 되려느냐 제실황후(帝室皇后) 되려느냐 제후왕비(諸侯王妃) 되려느냐 부귀공명(富貴功名)하려느냐 네 원대로 하여 주마 소원대로 다 일러라
선녀(仙女) 불러 분부(吩付)하여 극락(極樂)으로 가게 하니 그 아니 좋을손가 선심(善心)하고 마음 닦아 불의행사(不義行事)하지마소 회심곡을 업신여겨 선심공덕(善心功德) 아니하면 우마형상(牛馬形狀) 못 면하고 구렁 배암(蛇) 못 면하네 조심하여 수신(修身)하라 수신제가(修身齊家) 능히 하면 치국안민(治國安民)하오리니 아무쪼록 힘을 쓰오 적덕(積德)을 아니하면 신후사(身後事)가 참혹하니 바라나니 우리 형제 자선사업 많이 하여 내생(來生) 길을 잘 닦아서 극락으로 나아가세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해설
「회심곡」은 여러 이본과 판본이 있고 부르는 사람마다 그 사설이 조금씩 다르다. 불교가사인 「회심가」가 회심곡과는 별개로 있었고, 민간에서 「부모은중경」이나 「시왕경」등의 불교적 교리를 전하는 내용의 불가적 문전 염불이 무속이나 다른 잡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현재의 「회심곡」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회심곡」을 깊이 있게 연구한 김동국에 따르면 「회심곡」은 “동녕승이나 절걸립패를 비롯한 낭걸립패의 연행으로 민중 사회에 널리 전파하는 과정에서 「회심곡」의 의미도 성(聖)에서 속(俗)으로의 질적인 전환”가져왔다고 하며, “그 결과 불교적 색채를 띤 산타령을 부르는 선소리패 등에 의해 ‘인생무상’을 노래하는 유흥적 가요”가 되어 잡가 형식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1930년대 유성기 음반으로 남아있는 동녕승인 권명학, 하룡남 창의 「회심곡」1)이 후대 국악인에게 계승되었다고 한다.
한편 불가적 「회심곡」은 “1931년 염불의례서 『석문의범』 편찬을 계기로 이후의 가요집에서 「별회심곡」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 사설에 「부모은중경」과 「오조염불」의 내용이 유입되어 「속회심곡」이 이루어졌고, 여기에 ‘저승권계’ 부분이 탈락하여 1950년대 「반회심곡」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o 반회심곡
노랫말
세상천지 만물 중에 사람밖에 또 있는가
여보시오 염불 동무 이내 말씀 들어 보소
이 세상에 나온 사람 뉘 덕으로 나왔는가
부처님의 은덕(恩德)으로 제석(帝釋)님 전 복을 빌고
칠성님 전 명을 빌어 아버님 전 뼈를 빌고 어머님 전 살을 빌어
십삭(十朔)이 지나실 새 괴로움은 어찌 했나 잠인들 편히 자며 행동인들 어찌 했소
십삭(十朔)이 당도하여 이내 일신 탄생할 때
큰 짐승 잡은 듯이 유혈이 낭자하니 죽음의 길이로다
그 아기를 순산할 새 바라보는 저 아기여
존귀함에 그 아기는 천하에 일색(一色)이요 혼자만 나심이라
다른 이는 어찌 되든 과거부터 금생(今生)까지 귀함도 귀중(貴重)해라
이 아기를 키우실 때 젖 먹일 때 젖을 주고 밥을 줄 때 밥을 주되
왼손으로 머리 괴고 바른팔로 손 만지며
찬바람을 막아 주고 귀(貴)함도 더욱하여 밤 가는 줄 모르시네
음식이라 맛을 보아 달디단 것 골라 내어 그 아기를 먹이시고
쓰디쓴 건 뱉으셔서 어머님이 잡수셔도 상도 아니 찡그리시며
자는 자리 만져 봐서 젖은 곳은 넘어가서 어머님이 누우시고
온 몸 전신 다 젖어도 괴론 생각 전혀 없고
마른 자리 골라 가며 그 아기만 뉘우시네
동지 섣달 설한풍(雪寒風)에 그 아기가 추워한다
덮은 위에 더 덮어서 그 아기를 재워 주고
오뉴월 더운 때에 그 아기가 더워한다 잠이란 잠 다 못 자고
태극선(太極扇) 부채로다 슬슬이 부쳐 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보시고 또 보시네
귀엽기도 한정 없다 비록 한 팔 없사와도
보통 아기 곱절일세 일시(一時)라도 못보시면
어디 가 오래되면 그 젖이 흐르오니 참으로 힘이 드네
시월(十月)하고 상달에는 댁에 성주(成主) 고사(告祀)하고
정월(正月)하고 상달에는 명산대찰(名山大刹) 찾아가서
부처님께 공양(供養)하고 그 맞이를 물려다가
신장(神將)님께 옮겨 놓고 자기 내외(內外) 마주 앉아 그 아기만 축원(祝願)하네
삼백(三百) 구십(九十) 신장(神將)님네 신통(神通)하신 묘력(妙力)으로
우환질병(憂患疾病) 없애 주고 가는 재수(財數) 후여들여
짜른 명(命)은 길에 잇고 긴 명(命)은 사리 닮아
자손창성(子孫昌盛) 부귀영화(富貴榮華) 무병장수(無病長壽) 늘여 사세
세월이 여류(如流)하여 무정세월약류파(無情歲月若流波)라
유수(流水) 같은 저 광음(光陰)이 속절없이 돌아갈 때
이삼십이 당도하여 부모슬하(父母膝下) 출가하여
처자권속(妻子眷屬) 데리고서 제 자식을 제가 낳아서 제가 절로 길러 보니
부모은공(父母恩功) 알겠구나 자식놈이 몇 형젠지
얼떨김에 몰랐더니 이삼형제(二三兄弟) 길러 보니 무모 생각 절로 나네
모년(暮年) 백세시(百歲時)에 상우 팔십아(八十兒)라
정조대왕(正祖大王) 임금님이 용주토목(龍珠土木) 은중경판(恩重經版)
친필(親筆)로 모셨으니 태산(泰山) 높다 한들 부모 은혜 갚사오며
하해(河海)가 깊다 한들 부모 은혜 갚으리요
지극(至極)하신 부모 은혜 잊을 줄을 모르는구나
우리 부모 육칠십(六七十)에 아니 늙고 어찌 하리
홍안(紅顔)은 간 데 없고 백발(白髮)이 덮였으니
여보 청춘(靑春) 소년(少年)이여 이를 보고 깨치시오
어제같이 청춘 몸이 금일백발(今日白髮) 웬 말인가
있던 힘은 없어지고 없던 망령(妄靈) 솟아나니 모든 것이 꿈이로다
금조(金鳥)가 출몰(出沒)터니 우리 청춘(靑春) 늙어 가고
옥토(玉兎)가 승천(昇天)터니 우리 노인(老人) 극락(極樂) 가네
일락서산(日落西山) 지는 해를 어느 누가 막아 내리
정든 해는 가도 말고 새해 다시 오도 마소
일경월래(日經月來) 몇몇 번에 원수백발(怨讐白髮)되었으니
망령(妄靈)인들 없사오며 근력(筋力)인들 있을소냐
노인이라 묻는 말에 동문서답(東問西答) 말씀하니
망령이라 여쭐 적에 슬프다고 우는 모양 애고 답답 설운지고
절통(切痛)하고 통분(痛憤)하다 할 수 없다 할 수 없다 홍안백발(紅顔白髮) 할 수 없다
인간(人間)의 이 공도(公道)를 누가 능히 막아 낼까
춘초(春草)는 연년록(年年綠)이요 왕손(王孫)은 귀불귀(歸不歸)라
우리 인생 늙어지면 다시 젊든 못하리라
인간칠십고래희(人間七十古來稀)라 옛 노인 이른 바요
백년(百年) 삼만(三萬) 육천일(六千日)은 불여일장춘몽(不如一場春夢)일세
인간백년(人間百年) 다 살아도 범왕천(梵王天)의 일주야(一晝夜)라
일주야도 못 다 사는 우리 인생 어찌 하리
잠든 날 병든 날과 걱정 근심 다 빼면은 사는 날이 몇 날이오
단 사십도 못 다 사는 우리 인생 늙어지면 다시 젊든 못하리라
아침 나절 성턴 몸이 저녁 나절 병이 드네
우연히 병이 들어 시름없이 누웠으니
온몸 전신(全身) 분리(分離)되고 사대색신(四大色身) 심었으니
처자권속(妻子眷屬) 일가친척(一家親戚) 동서사방(東西四方) 분등(分等)할 때
인삼녹용 약을 쓰니 약 덕(德)이나 입을소냐
동서명약(東西名藥) 다 드리나 주사침도 소용 없다
무녀 불러 굿을 하니 굿 덕이나 입을소냐
잡귀(雜鬼)가 침노(侵擄)했다 예배당(禮拜堂)을 찾아가니
천주(天主)님도 소용 없고 하느님도 어이 없네
명산대찰(名山大刹) 찾아가니 흐르는 바 물이라도
상중하탕(上中下湯) 막아 놓고 상탕(上湯)에 마지(摩旨) 짓고
중탕(中湯)에 목욕하고 하탕(下湯)에 손발 씻고
촛대 한 쌍 벌여 놓고 향노향합(香爐香盒) 불 갖추며
정성(精誠)으로 엎드려서 지성(至誠)으로 고축(告祝)하며
소지삼장(燒紙三張) 올려 봐도 모든 것이 허사(虛事)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부모(父母) 회춘(回春)하기 지성(至誠)으로 빌어본들
허허 이거 가소(可笑)롭다 모두가 소용 없다
이 세상(世上)에 일이 많고 저물도록 시끄런지
저 나라 시왕세계(十王世界) 명부시왕(冥府十王) 늘어 앉고
최판관(崔判官)이 분부(吩咐)하여 모든 사자(使者) 불러들여
우리 인생 성명삼자(姓名三字) 모두 다 적어 주니
모든 사자(使者) 건너올 때 낮이면은 일직사자(日直使者) 밤이면은 월직사자(月直使者)
대문 안에 감제사자(使者) 방 안에는 직부사자(直府使者)
망자고혼(亡者孤魂) 모셔 가던 황천풍경(黃泉風景) 인노왕사자
한 손에는 철봉(鐵棒) 들고 어떤 사자(使者) 창검(槍劍) 들고
어떤 사자 배자 들며 전등 같은 주먹으로 번개 같은 눈을 뜨고
천둥같이 얼러대며 오랏사슬 앞에 들고 엄포 같은 손을 들어
한 번 잡아 낚아 치니 혼비백산(魂飛魄散) 풀어지고
또 한 번을 손을 드니 삼혼칠백(三魂七魄) 흩어지네
앞길이 아득하여 어디 갈 줄 모르누나 불쌍하고 가련하다
생직동주(生則同住)하자 하고 사직동거(死則同去)하자더니
처자(妻子)조차 떨어지니 처자인들 무엇 하며
쓴것 먹고 단것 주워 몇몇 자손 길렀더니 어느 자손 대신 가랴
죽자사자하던 친구 낙화같이 떨어지고
조석상대(朝夕相對)하던 일가(一家) 유수(流水)같이 흩어지니 일가인들 소용 없다
저 재산(財産)을 모을 적에 허리로써 양식(糧食)하며
나쁜 술을 나눠 가며 전후창고(前後倉庫) 채웠더니
그 재산을 대신 주면 죽을 목숨 살릴소냐
아니 입고 아낀 옷을 철을 찾춰 두었건만
그 옷 가져 인정 쓰면 이런 길을 아니 가리
처자 불러 같이 앉혀 만단설화(萬端說話) 다 못하고
영결종천(永訣終天) 가는 길에 부탁이나 해 보리
사대(四大)가 각각(各各)하여 더운 기운(氣運) 없어지고
찬바람이 솟아날 때 말씀이나 해 보며 얼굴이 변해 가고 온몸이 얼음될 때
처자 불러 같이 앉혀 만단설화(萬端說話) 다 못하고 눈물짓고 이별하고
손목 잡고 떠날 적에 빈손 털어 배 위 얹고 이 대문을 썩 나섰다
다시 돌려 들어와서 방문 안을 살펴보니
머리맡에 약그릇과 지성구원(至誠救援)하던 모양 여기저기 던져 있고
처자권속(妻子眷屬) 돌아앉아 눈물짓고 있는 모양
산천초목(山川草木) 설워하고 일촌간장(一寸肝臟) 다 녹는다
신사당(新祠堂)에 하직(下直)하고 구사당(舊祠堂)에 허배(虛拜)하고
마당 가에 수결(手決) 두고 이 대문을 썩 나서니
정처없는 이 길이 한정(限定)없는 이 길이라
이 생(生)에 있을 적에 전후사(前後事)를 생각하니
처자권속 많다 하고 친구 벗을 만들고 조석상봉(朝夕相逢) 친히 만나
한 잔 술을 나눌 적에 몇천 년을 기약(期約)터니
일조일석(一朝一夕) 이리 될 줄 꿈에나 알았으랴
처자권속 일가친척 모두 다 떨어지고 사자 한 쌍 동무 될 줄 꿈 속에나 알았으리
처자권속 일가친척 이 세상의 울타리지 죽어 황천(黃泉) 돌아갈 때
나의 고혼(孤魂) 홀로 가네 적삼(赤衫) 벗어 높이 들고 초혼(招魂)하는 저 소리에
어젯날 거마객(去馬客)이 금일황천(今日黃泉) 웬 말인가
처자의 거동 보소 흑운(黑雲)같이 흐튼 머리 삼단같이 풀어 놓고
대성통곡(大聲痛哭) 울어 본들 그림같이 누웠으니
대답이나 있을소냐 태산(泰山)같이 많은 근심 어린 처자 던져 놓고
이렇게도 누웠으니 가련(可憐)하고 불쌍하다
극락세계(極樂世界) 간다더니 화장장(火葬場)을 찾아가서
몇 시간이 못 되어서 유골(遺骨) 한 줌 못 되는 걸
백운간(白雲間)에 고골(枯骨)하고 백지(白紙) 반 장 의지하여
성명삼자(姓名三字) 모셔 놓고 전후통곡(前後慟哭) 사정하니 이 무슨 도리(道理)인고
명당(明堂) 찾아 간다더니 육진광포(六鎭廣布) 질끈 묶어
선산(先山) 찾아 들어갈 때 전나무 장광틀에 가사목 연주대에
무문갑사(無紋甲紗) 내리닫이 칠성(七星) 닷줄 버텨 메고
스물 네 명 상두꾼이 차례로 늘어선 후 수번(首番)에 거동 보소
요령군(搖鈴軍)에 수건 달아 눈 위에 높이 들고
처자권속 바라보며 하직(下直) 절을 삼배(三拜)할 때
처자권속 졸도하며 상여채를 놓지 않네
인정 없는 저 수번(首番)은 사정 없이 떼어 놓고
어서 가자 바삐 가자 하관시(下棺時)가 늦어 간다
이산 저산 피는 꽃은 봄이 오면 다시 피고
이골 저골 장류수(長流水)는 한번 가면 못 오나니
이제 가면 언제 오며 다시 오기 어려워라
이런 때를 당해 보니 산천초목 설워하고
일촌간장 다 녹는다 살아 생전(生前) 있을 때에
말 못할 부모 원수(怨讐) 이런 때를 당해 보면 전후원수(前後怨讐) 다 풀리고
후회심(後悔心)이 절로 나며 눈물같이 흘리더라
그럭저럭 몇 시간에 선산(先山)을 찾아들어 칠성판(七星板)을 요를 삼고
홍대로다 이불 덮어 고침단금(孤枕單衾) 뉘어 좋고
벌떼 같은 달구질군 인정(人情) 없이 달려들어
한 잔 술을 마신 후에 저 수번(首番)이 소리 주되
산도 설고 물도 선데 누구 보러 여기 왔소
이런 소리 주워 노니 춤추고 노래하여
이삼차(二三次) 누울 적에 아픈 줄을 모르고서
거암(巨岩)같이 누웠으니 생사로(生死路)도 빠른 길이 이와 같이 슬프구나
사토분묘(沙土墳墓) 모아 놓고 병과포육(餠果脯肉) 차려 놓고
한 잔 술을 권할 때에 처자권속 일가친척 돌아앉은 벗님네들
여기저기 늘어 앉아 영결종천(永訣終天) 가는 길에
이 술 한 잔 잡수라고 정성(精誠)으로 지성(至誠)으로 권해 봐도
차린 음식 술 한 잔이 담아 논 채 그저 있네
사후(死後)에 만반진수(滿盤珍羞) 불여생전(不如生前) 일배(一盃)보다
죽은 후에 차려 놓으니 무엇에 쓰잔 말가
먼 산은 병풍이요 기암 괴석 옆에 있네
송풍(松風)은 우거지고 방초(芳草)는 늘어졌네
석양은 재를 넘고 왔던 조객(吊客) 돌아가니 갖은 화초 피어 있고
송림(松林) 중의 뭇새들은 마음대로 울음 울 때
눈이 오면 춥다하고 비가 오면 알아보랴
엄동설한(嚴冬雪寒) 삼동(三冬)에도 잠든 듯이 누웠구료
사대색신(四大色身) 육천(六千) 마디 제각각 흩어지니 누가 능히 대신(代身)하리
오호라 슬프도다 만첩청산(萬疊靑山) 일체(一體)로다 말로만 알았더니
금일(今日) 망제(望祭) 대하여선 과시허언(果是虛言) 이 아닌가
저 육신(肉身)은 썩어져서 청산(靑山)을 의지하여
만첩청산(萬疊靑山) 일부토(一抔土)로 외로이나 묻혀 있고
저의 고혼(孤魂) 어디 갔나 저의 사자(使者) 뒤를 따라
그럭저럭 칠일(七日) 만에 저생 원문(轅門) 다다르니
우두나찰(牛頭羅刹) 마두나찰(馬頭羅刹) 인정(人情) 달라 하는 소리
인정이나 써 보랴 이대문(二大門)을 들어서니
풍도대제(酆都大帝) 정좌(正座)하고 십대왕(十大王)이 늘어 앉고
업경대(業鏡臺)는 옆에 놓고 이생(生)에 지은 대로 상세히 아뢰올 때
이생 선악(善惡) 분명커든 저생인들 없으리까
이생에 지은 대로 상세히 아뢸 적에 업경대(業鏡臺)가 있었노라
온갖 것이 나타나니 일호일점(一毫一點) 속일소냐
금일 미씨영가(某氏靈駕) 이차 사십구일(四十九日)을 무진법 들으시고
좋은 염불 많이 받고 화청법문(和請法文) 자세히 들어
이차 인연 공덕으로 일념미타(一念彌陀) 속죄업(贖罪業) 지옥변성(地獄邊城) 달라지랴
이차 인연 공덕으로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실 적에 선심(善心)하고 마음 닦아
불의행사(不義行事) 하지 마소 회심곡(悔心曲)을 업수 여겨
선심공덕(善心功德) 아니하면 우마귀신(牛馬鬼神) 못 면하고
지옥고(地獄苦)를 어찌 할까 노는 입에 염불하고
수신제가(修身齊家) 능히 하면 치국안민(治國安民)하오리다
아무쪼록 염불하고 마음으로 덕(德)을 닦고 이몸 죽어 어찌 될지 어느 누가 아오리까
바라나니 우리 형제 자선사업(慈善事業) 많이 하여 내생(來生) 길을 잘 닦아서
극락세계(極樂世界) 왕생(往生)하며 아미타불(阿彌陀佛) 참견(參見)하세
해설
「반회심곡」은 불가다. 절에서 재를 올릴 때 사용하는 불교음악을 범패(梵唄)라 한다. 이 범패는 크게 「안채비소리」와 「홋소리」와 「짓소리」 그리고 「화청(和淸)」의 4가지로 구분한다. 「안채비소리」는 축원문을 읽는 것을 말하며 염불과 비슷하다. 「홋소리」와 「짓소리」는 전문 범패승이 하는 소리이며 「화청」은 쉽게 꾸민 불교적 내용의 사설이다. 「화청」은 징 · 북 · 목탁 등의 타악기를 치며 부른다. 불교 포교의 한 방편으로 대중이 잘 알 수 있는 음악에다 교리(敎理)를 쉽게 푼 우리말과 한문이 섞인 가사를 사설로 쓰고 있으며 일정한 장단 없이 사설을 따라 부른다. 흔히 불리는 곡목이 「반회심곡」, 「육갑시왕원불지옥십악업(六甲十王願佛地獄十惡業)」이다.
「회심곡」은 여러 이본과 판본이 있고 부르는 사람마다 그 사설이 조금씩 다르다. 불교가사인 「회심가」가 회심곡과는 별개로 있었고, 민간에서 「부모은중경」이나 「시왕경」등의 불교적 교리를 전하는 내용의 불가적 문전 염불이 무속이나 다른 잡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현재의 「회심곡」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회심곡」을 깊이 있게 연구한 김동국에 따르면 「회심곡」은 “동녕승이나 절걸립패를 비롯한 낭걸립패의 연행으로 민중 사회에 널리 전파하는 과정에서 「회심곡」의 의미도 성(聖)에서 속(俗)으로의 질적인 전환”가져왔다고 하며, “그 결과 불교적 색채를 띤 산타령을 부르는 선소리패 등에 의해 ‘인생무상’을 노래하는 유흥적 가요”가 되어 잡가 형식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1930년대 유성기 음반으로 남아있는 동녕승인 권명학, 하룡남 창의 「회심곡」1)이 후대 국악인에게 계승되었다고 한다.
한편 불가적 「회심곡」은 “1931년 염불의례서 『석문의범』 편찬을 계기로 이후의 가요집에서 「별회심곡」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 사설에 「부모은중경」과 「오조염불」의 내용이 유입되어 「속회심곡」이 이루어졌고, 여기에 ‘저승권계’ 부분이 탈락하여 1950년대 「반회심곡」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노랫말
시방삼세(十方三世) 부처님과 팔만(八萬) 사천(四千) 큰 법보(法寶)와
보살성문(菩薩城門) 스님에게 지성귀의(至誠歸依)하옵나니
자비(慈悲)하신 원력(願力)으로 굽어 살펴 주옵소서
참된 성품(性品) 등져 업고 무명(無明) 속에 뛰어들어
낳고 죽는 물결따라 빛과 소리 물들었네
심술궂고 욕심 내어 온갖 번뇌 쌓았으며
보고 듣고 맛봄으로 한량(限量)없는 죄를 지어
잘못된 길 갈팡질팡 생사고해(生死苦海) 헤매면서
나와 남을 집착(執着)하고 그른 길만 찾아다녀
여러 생애 지은 업장(業場) 크고 작고 많은 허물
부처님의 원력(願力)으로 일심참회(一心懺悔)하옵나니
부처님이 이끄시고 보살(菩薩)님이 살피시와
고통마다 헤어나서 열반(涅槃) 언덕 가사이다
이 세상에 명과 복을 길이길이 장생(長生)하고
옳은 세상 불법(佛法) 지혜(知慧) 무럭무럭 자라나서
날 적마다 좋은 국토 좋은 스승 만나오며
귀와 눈이 총명하고 말과 뜻이 진실하여
세상 일에 물 안 들고 좋은 행실(行實) 닦고 닦아
서리같이 엄한 계율(戒律) 털끝인들 어기리까
보살(菩薩) 마음 모두 내어 윤회고(輪回苦)를 벗어나서
삼세여래(三世如來) 정광보살(定光菩薩) 성문연각 정관(正觀)하사
지장보살(地藏菩薩) 화주(化主)되고 정명 모두 부처로다
최 판관이 정좌(正座)하고 업경대(業鏡臺)를 바라보며
마사판관 문체 잡고 우두마면(牛頭馬面) 나졸(邏卒)들이
엄숙하게 정좌(正座)하사 전생(前生)에서 이생까지
업연중생(業緣衆生) 내보낼 때 생전(生前) 빚은 없사오며 경전(經典)인들 없으리까
우리 맡은 대왕(大王)님은 어느 대왕 매였는지
(1) 부동명왕화신(不動明王化身)
제일전(第一前)에 진광대왕(秦廣大王)
진광대왕(秦光大王) 매인 생은 경오갑(庚午甲)이 상갑(上甲)인데 경오신미(庚午辛未) 임신계유(壬申癸酉) 갑술을해(甲戌乙亥) 매였는데 정광여래(定光如來) 원불(願佛)이요 도산지옥(刀山地獄) 차지시라
사면팔방(四面八方) 칼산인데 쥐는 것도 칼날이요 잡는 것도 칼날이라 온 몸 전신(全身) 다부서져 피가 되어 개천되니 처량(凄凉)하고 한심(寒心)하다
이 지옥(地獄)에 드는 이는 옛적에 사냥군이 다섯 사슴 잡아다가 눈만 빼어 먹은 죄로 지옥고(地獄苦)를 갖춰 받아 인간세(人間世)의 사람되어 오백겁간(五百劫姦) 장님되어 모든 고(苦)를 받았으니 인과응보(因果應報) 분명하다 몸으로써 지은 죄에 살생죄(殺生罪)를 짓지 마소
거룩하신 부처님께 살생죄(殺生罪)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極樂)으로 가옵시다
(2) 석가여래화신(釋迦如來化身)
제이전(第二前)에 초강대왕(初江大王)
초강대왕(初江大王) 매인 생은 무자갑(戊子甲)이 상갑(上甲)이라 무자기축(戊子己丑) 경인신묘(庚寅辛卯) 임진계사(壬辰癸巳) 맡으시고 약사여래(藥師如來) 원불(願佛)이요 화탕지옥(火湯地獄) 차지시라
지옥(地獄) 전체 가마인데 끓는 물이 용솟음네 죄 지은 사람 들어가면 삶아 죽여 내어 놓네
이 지옥(地獄)에 드는 이는 과거(過去) 이 세상(世上)에 도둑질을 부디 마소 남의 재물(財物) 도적하여 비리행감(非利行敢)하는 것이 백주대적(白晝大賊)이 아닌가 옛날 옛적 한 노인이 딸 자식이 가난커늘 백미(白米) 닷되 돌려 내어 아들 몰래 주었거늘 모자간(母子間)에 같이 죽어 큰 말 되고 새끼 되어 그 아들을 태우다니 모자간(母子間)도 그렇거늘 남의 것을 의론(議論)하리
거룩하신 부처님께 몸으로써 지은 죄와 투도(偸盜)죄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極樂)으로 가옵시다
(3) 문수보살화신(文殊菩薩化身)
제삼전(第三前)에 송제대왕(宋帝大王)
송제대왕(宋帝大王) 매인 생은 임오갑(壬午甲)이 상갑(上甲)인데 임오계미(壬午癸未) 갑신을유(甲申乙酉) 병술정해(丙戌丁亥) 맡으시고 현겁천불(賢劫千佛) 원불(願佛)이요 한빙지옥(寒氷地獄) 차지신데 얼어 죽고 토막나네
이는 과거(過去) 이 세상(世上)에 남의 살을 좋아할 때 오장육부(五臟六腑) 빼어다가 구워 먹고 삶아 먹어 세상행락(世上行樂) 다 받으며 거짓말로 일삼을 때 양주지간(兩主之間) 헤살 놓고 온갖 사람 앙고시방(仰告十方) 부처님께 몸으로써 지은 죄에 사음죄(邪淫罪)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極樂)으로 가옵시다
(4) 보현보살화신(普賢菩薩化身)
제사전(第四前)에 오관대왕(五官大王)
오관대왕(五官大王) 매인 생(生)은 갑자갑(甲子甲)이 상갑(上甲)인데 갑자을축(甲子乙丑) 병인정묘(丙寅丁卯) 무진기사(戊辰己巳) 차지신데 아미타불(阿彌陀佛) 원불(願佛)이요 금수지옥(禽獸地獄) 맡으셨네 지옥(地獄) 전체 칼이로다
죄 지은 사람 들어가면 찢어지고 베어져서 피가 흘러 개천되니 불쌍하고 가련하다
이는 과거 이 세상에 아무리 욕심 나도 사음(邪淫)일랑 하지 마소 나의 처로 족하거늘 남의 처가 무엇일꼬 타인(他人)과 사음(邪淫)하랴 본남편게 죄 지었으니 그때가 어찌 될까
입으로써 지은 죄에 기어죄(綺語罪)를 짓지 마오 거룩하신 부처님께 기어죄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5) 지장보살화신(地藏菩薩化身)
제오전(第五前)에 염라대왕(閻羅大王)
염라대왕(閻羅大王) 매인 생(生)은 경자갑(庚子甲)이 상갑(上甲)인데 경자신축(庚子辛丑) 임인계묘(壬寅癸卯) 갑진을사(甲辰乙巳) 차지신데 지장보살(地藏菩薩) 원불(願佛)이요 발설지옥(拔舌地獄) 차지시라
평원광야(平原廣野) 넓은 뜰을 혀를 빼어 밭을 갈 때 피가 흘러 개천되니 무섭기도 짝이 없다
이는 과거 이 세상에 양설(兩舌)로써 싸움 붙여 이간질로 일을 삼아 좋은 정을 쌈 붙이니 좋은 정이 원수되니 불쌍하고 가련하다
입으로써 지은 죄에 망어죄(妄語罪)를 짓지 말고 거룩하신 부처님께 망어죄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6) 미륵보살화신(彌勒菩薩化身)
제육전(第六前)에 변성대왕(變成大王)
변성대왕(變成大王) 매인 생(生)은 병자갑(丙子甲)이 상갑(上甲)인데 병자정축(丙子丁丑) 무인기묘(戊寅己卯) 경자신축(庚子辛丑) 매였는데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원불(願佛)이요 독사지옥(毒蛇地獄) 차지시라
평원광양(平原曠野) 넓은 뜰에 죄 지은 사람 들어가면 독한 뱀이 달려들어 이리 감고 저리 감아 눈도 빼고 귀도 먹어 팔과 다리 잘라 먹네
이는 과거 이 세상에 악담(惡談)으로 일삼으며 모든 것이 무섭구나 남의 악담하는 것이 자기한테 돌아오네 하늘로 뱉은 침이 내 얼굴에 아니 질까 이으로써 지은 죄에 악담죄(惡談罪)가 무섭구나
거룩하신 부처님께 악담죄(惡談罪)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아미타불(阿彌陀佛) 참견(參見)하세
(7) 약사여래화신(藥師如來化身)
제칠전(第七前)에 태산대왕(泰山大王)
태산대왕(泰山大王) 매인 생(生)은 갑오갑(甲午甲)이 상갑(上甲)인데 갑오을미(甲午乙未) 병신정유(丙申丁酉) 무술기해(戊戌己亥) 차지신데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원불(願佛)이요 좌학지옥 차지시라
죄 진 사람 확에 넣고 큰 공이로 내리찧네 살과 뼈가 부서져서 피가 흘러 내가 되고 그 살 떼어 산이 되니 무섭기도 한량(限量)없다
이는 과거(過去) 이 세상(世上)에 입으로써 지은 죄(罪)에 양설(兩舌)로써 싸움 붙여 이 지옥(地獄)에 들어가네 거룩하신 부처님께 양설죄(兩舌罪)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8) 관세음보살화신(觀世音菩薩化身)
제팔전(第八前) 평등대왕(平等大王)
평등대왕(平等大王) 매인 생(生)은 병오갑(丙午甲)이 상갑(上甲)인데 병오정미(丙午丁未) 무신기유(戊申己酉) 경술신해(庚戌辛亥) 매였는데 노사나불(老師羅佛) 원불(願佛)이요 거해지옥(鉅骸地獄) 차지시라
이는 과거 이 세상에 입으로써 지은 죄에 속으로는 칼을 품고 겉으로는 좋아함에 모든 일을 그르쳐서 백사만사(百事萬事) 훼방치네
거룩하신 부처님께 지은 죄에 탐심죄(貪心罪)를 참회(懺悔)하고 지성(至誠)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9) 대계지보살화신(大契至菩薩化身)
제구전(第九前)에 도시대왕(都市大王)
도시대왕(都市大王) 매인 생(生)은 임자갑(壬子甲)이 상갑(上甲)인데 임자계축(壬子癸丑) 갑인을묘(甲寅乙卯) 병진정사(丙辰丁巳) 맡으시고 약왕보살(藥王菩薩) 원불(願佛)이요 철상지옥(鐵床地獄) 차지시라
불과 같은 철상(鐵床)에다 죄(罪) 진 사람 뉘어 놓고 큰 못으로 배를 치니 피가 뛰어 산이 되어 산과 나무 매달리네
이는 과거 이 세상에 술과 알을 먹지 마소 이에 허물 무수(無數)하여 온갖 죄를 다 짓나니 술 알 허물 없을진대 성현(聖賢)들이 없을소냐 그 옛날에 한 사람이 술과 알을 가르치고 오백생(五百生)에 손이 없고 하물며 또 먹을소냐 일기진심(一起眞心) 수사 봐라 술과 알을 먹지 마소
거룩하신 부처님께 마음으로 지은 죄(罪)에 진심죄(眞心罪)를 참회(懺悔)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10) 아미타불화신(阿彌陀佛化身)
제십전(第十前)에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매인 생(生)은 무오갑(戊午甲)이 상갑(上甲)인데 무오기미(戊午己未) 경신신유(庚申辛酉) 임술계해(壬戌癸亥) 맡으시고 석가여래(釋迦如來) 원불(願佛)이요 암흑지옥(暗黑地獄) 맡으셨네
세상사(世上事)가 어리석다 담 높기가 만장인데 지옥(地獄) 속이 철통이라 서로서로 부딪쳐서 어찌 된 줄 모르고서 서로서로 밟혀 죽네 그 중에도 맹수(猛獸)들이 서로 물고 당길 적에 찢어 가고 물고 가니 산천초목(山川草木) 슬슬 떤다
이는 과거(過去) 이 세상(世上)에 십악업(十惡業)을 지은 죄(罪)에 치심(癡心)으로 막을소냐 치심으로 모은 재물(財物)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요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이라 못다 먹고 죽게 되면 그 재물(財物)에 못 떠나니 그도 아니 무서운가
그 재물(財物)이 분리(分離)되어 오장육부(五臟六腑) 모두 타네 치심(癡心)일랑 두지 마소 마음으로 지은 죄에 치심죄(癡心罪)를 참회(懺悔)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念佛) 모셔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천경만륜(千經萬綸) 이른 뜻과 백천륜소(百千綸疏) 새긴 말씀 금(禁)한 것이 탐욕(貪慾)이요 권(勸)한 것이 염불(念佛)이라 아미타불(阿彌陀佛) 한마디에 팔십억겁(八十億劫) 생사죄(生死罪)가 봄눈 녹듯 없어지고 극락세계(極樂世界) 많다더니 사자왕(獅子王)에 경천(經千)길이 헛된 말씀 있으리까
선심(善心)하고 마음 닦아 불의행사(不義行事) 하지 마소 선심공덕(善心功德) 아니하면 마사신(牛馬蛇身) 못 면하고 지옥고(地獄苦)를 어찌하리 염불(念佛)하고 수신(修身)하소 수신제가(修身齊家) 능히 하면 치국안민(治國安民)하오리다 아무쪼록 염불(念佛)하고 마음으로 덕(德)을 닦소 이몸 죽어 어찌 될 줄 누가 능히 아오리까 바라노니 염불(念佛) 동무 자선사업(慈善事業) 많이 하고 환과고독(寡孤獨) 구제(救濟)하여 내생(來生) 길을 많이 닦아 극락(極樂)으로 가옵시다
염일회석(念日會席) 모인 손님 이내 말씀 들어 보소 악심(惡心)으로 모은 재물(財物) 탐심(貪心)일랑 두지 마소 부모형제(父母兄弟) 구존(俱存)하고 처자권속(妻子眷屬) 삼대 갖고 천자(天子)되고 윤왕(輪王)되어 무량쾌락(無量快樂) 받더라도 우리 인생(人生) 무상(無常)하여 어찌 될 줄 누가 아나 어젯날 거마객(去馬客)이 오늘 황천(黃泉) 웬 말인가
오늘날에 다정(多情)타가 내일(來日)을 기약(期約)하랴 곡주간에 가는 소가 자욱자욱 사지(死地)로다 고왕금래(古往今來) 살피건대 승속남녀(僧俗男女) 귀천(貴賤) 없이 내지죄악(乃至罪惡) 환부(丸夫)라도 다원발심(多願發心) 염불(念佛)하면 극락세계(極樂世界) 간다셨네
(11) 월장경(月藏經)에 하신 말씀
말세중생(末世衆生) 억억인(億億人)이 계행수도(戒行修道)할지라도 득도(得道)할 이 하나 없고 다원발심(多願發心) 염불(念佛)하면 극락(極樂) 간다 하였으니 사자왕(獅子王)에 경천설(經千說)이 헛된 말씀 하였으랴 연비연등(鳶飛燕等) 미물(微物)들도 부처님께 교화(敎化) 입어 극락(極樂) 간다 하였거든 만물지중(萬物之衆) 사람되어 성현교화(聖賢敎化) 못 입을까
서성동토(西城東土) 현철(賢哲)들이 고금왕생(古今往生) 무수(無數)한데 누가 능히 입을 열어 정토법문(淨土法文) 말씀하리 거룩하다 극락세계(極樂世界) 시방제불(十方諸佛) 칭찬이요 항사보살(恒沙菩薩) 탄생(誕生)하네 화엄경(華嚴經)과 법화경(法華經)은 일대시교(一代始敎) 시종(始終)이라
무상대도(無上大道)이언마는 극락세계(極樂世界) 칭찬하랴 발원참회(發願懺悔) 깊이 하여 육자염불(六字念佛) 지성(至誠)으로 미타성상(彌陀聖上) 친견(親見)하러 극락세계(極樂世界) 가옵시다
해설
「육갑시왕원불지옥십악법(六甲十王願佛地獄十惡業)」은 불가다. 모두 1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불교가사인데, 여기에 「월장경에 하신 말씀」이 추가되어 11편으로도 부른다. 내용은 살생, 도둑질, 이간질, 음행, 악담, 탐심 등을 경계하는 내용이며 현세에서 그건 악행을 하면 지옥에 가서 벌을 받는다는 것으로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불교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절에서 재를 올릴 때 사용하는 불교음악을 범패(梵唄)라 한다. 이 범패는 크게 「안채비소리」와 「홋소리」와 「짓소리」 그리고 「화청(和淸)」의 4가지로 구분한다. 「안채비소리」는 축원문을 읽는 것을 말하며 염불과 비슷하다. 「홋소리」와 「짓소리」는 전문 범패승이 하는 소리이며 「화청」은 쉽게 꾸민 불교적 내용의 사설이다. 「화청」은 징 · 북 · 목탁 등의 타악기를 치며 부른다. 불교 포교의 한 방편으로 대중이 잘 알 수 있는 음악에다 교리(敎理)를 쉽게 푼 우리말과 한문이 섞인 가사를 사설로 쓰고 있으며 일정한 장단 없이 사설을 따라 부른다. 흔히 불리는 곡목이 「반회심곡」, 「육갑시왕원불지옥십악업(六甲十王願佛地獄十惡業)」이다.
노랫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도세도세 백팔번을 도세]
사월(四月)이라 초파일(初八日)은 관등가절(觀燈佳節)이 아니냐
봉축(奉祝)하세 석가세존(釋迦世尊) 명(命)을 빌고 복(福)을 비오
대자대비(大慈大悲) 넓으신 덕(德) 만세봉축(萬世奉祝)하오리라
일천사해(一千四海) 개귀묘법(皆歸妙法) 사은보시(謝恩報施) 인과응보(因果應報)
선남선녀(善男善女) 진수공덕(眞髓功德) 삼계육도(三戒六道) 성실해득(誠實解得)
충효(忠孝)하여 입신(立身)하고 염불(念佛)하여 극락(極樂)가세
오호사해(五湖四海) 높은 손님 불교도량(佛敎道場) 임의활보(任意闊步)
명산대찰(名山大刹) 불공(佛供)하여 후세발원(後世發願) 하여 보세
이내 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인가
이 세상(世上)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누구런가
인간백년(人間百年) 산다 한들 풍진(風塵) 속에 늙는구나
쓸데없는 탐심(貪心) 진심(嗔心) 부질없는 공상(空想)일세
팔풍오욕(八風五慾) 일체경계(一切境界) 부동(不動)하는 태산(泰山) 같네
백천만겁(百千萬劫) 차타(蹉跎)하여 다시 인신(人身) 망연(茫然)하다
망상(妄想) 번뇌(煩惱) 본공(本空)하고 아미타불(阿彌陀佛) 진실(眞實)일세
유연중생(有緣衆生) 제도(濟度)하면 보불은덕(報佛恩德)이 아닌가
일체계형(一切戒行) 지켜 가면 천상인간(天上人間) 복수(福壽)로세
지옥천당(地獄天堂) 본공(本空)하고 생사윤회(生死輪廻) 본래 없다
불생불멸(不生不滅) 저 국토(國土)에 상락아정무위도(常樂我淨無爲道)라
부귀문장(富貴文章) 쓸데없다 황천객(黃泉客)을 면할소냐
사바세계(娑婆世界) 중생(衆生)들아 불심(佛心) 지켜 수신(修身)하세
일심정념(一心精念) 아미타불(阿彌陀佛) 마하반야바라밀다(摩訶般若波羅密多)
[ ] 부분은 후렴
해설
「탑돌이」는 불가이면서 경기 민요이다. 사월 초파일 탑을 돌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회심곡」과도 짝을 이루며 불교적 내용을 경기 민요 선율에 얹어 부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탑돌이 (창악집성, 2011. 07. 04., 하응백)
…………………………………………………………..
11.불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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