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측 “김선종이 줄기세포 미국으로 빼돌려?”

황교수 측 “김선종이 줄기세포 미국으로 빼돌려?”

 

한국일보 보도 “오염사고전 김선종이 가져간 것 권대기가 보고”

권대경 (kwondk@dailyseop.com)기자

 

미즈메디 병원 소속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팀의 4~7번 줄기세포의 일부를 지난 1월 9일 오염사고로 폐기되기 전 가져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검찰이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또는 그 이전 단계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미국으로 몰래 빼돌려졌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은 서울대 조사위원회 발표와 달리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이미 존재했을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일보는 22일 황우석 교수측이 권대기 연구원이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일부를 가져갔다는 사실을 지난 19일 뒤늦게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황 교수측은 이에 따라 미즈메디병원의 1500여개 줄기세포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찰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황 교수측은 4번에서 7번 줄기세포가 지난 2004년 11월 29일 핵이식이 이뤄졌고, 같은 해 12월 5일 배반포 배아에서 내부세포덩어리를 추출해 배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선종 연구원이 12월 말 권 연구원에게 ‘배양 중인 세포 일부를 가져가겠다’며 4~7번 줄기세포 중 3~4개를 이동식 장비(포터블)에 넣어 가져갔다는 것. 이어 김 연구원은 한 시간 뒤 전화로 “병원에 도착했는데 뒤에서 오는 자전거와 부딪쳐 포터블이 뒤집어졌다. 쏟아진 것을 살리려 했으나 다 죽었다”고 알려왔다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권 연구원은 허락없이 줄기세포를 내준 상태라 황 교수에게 말하지 않았다가 “최근 검찰이 미즈메디병원의 모든 줄기세포를 봉인하고 표본을 채취해 분석 중이라는 기사를 보고 생각났다”며 보고했다는 것이다.

황 교수측은 미즈메디병원에 황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당시 4~7번 줄기세포가 줄기세포주로 확립될 가능성이 높아 김 연구원이 가져갔을 것”이라면서 “여러 용기에 나눠 배양 중이던 줄기세포가 오염사고로 한꺼번에 죽었다는 게 석연치 않다. 김 연구원이 가져간 뒤 열흘 뒤 오염사고가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황 교수측은 누군가 고의로 오염사고를 일으켰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셈. 그러나 권 연구원이 뒤늦게 실토한 배경이 미심쩍고 4~7번 줄기세포를 진짜 만들었다면 이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하나도 만들지 못한 점이 납득하기 어려워 황 교수측 추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황 교수측이 검찰이 고의 사고 여부를 수사한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김 연구원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주장도 덧붙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홍만표, 특수3부장)은 김선종 연구원 등 핵심 관련자 33명이 주고 받은 e메일 5만여 통과 컴퓨터 파일을 분석한 결과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등이 미국으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등이 존재했거나 남아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검찰은 피츠버그대가 아닌 미국의 다른 대학으로 유학을 가려다 실패한 김 연구원과 박을순 연구원 등을 제럴드 섀튼 교수가 받아준 과정에서 일종의 ‘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즉 검찰은 김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대가로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등을 빼돌려 섀튼 교수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검찰은 23일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 소속 논문 저자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며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박을순·이정복 연구원에게도 설 연휴 전까지 귀국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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