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이름없는 영웅 ‘그녀들’이 만든 세상

淸潭 2007. 1. 20. 10:54
이름없는 영웅 ‘그녀들’이 만든 세상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1·2

박현주·신명철 지음|낮은산|각권 224~232쪽
 

인류 역사에 기록되는 사람은 불세출의 영웅이지만, 그 토대를 풍요롭게 살찌우는 주역은 이름없는 ‘뭇별’들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은 지난한 성(性) 차별의 굴레 속에서 기록되지도, 인정받지도 못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열정과 끈기, 불굴의 의지로 자기 길을 가면서 인류를 위해 헌신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두 권으로 묶었다. 생소한 이름들이 대부분이지만, 감동적으로 읽힌다.

1권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디디다’에서는 비주류 연구 분야를 홀로 개척한 4명의 여성 과학자를 소개한다. 불가사의한 거대 문양을 품에 새긴 페루의 나스카 사막에서 50년 넘게 나스카 문양을 연구하며 일생을 보낸 마리아 라이헤를 비롯해 ‘자연친화적인 바다 원정대’를 이끌며 역사상 최초로 바다 바닥을 걸어 다니면서 생태계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실비아 얼, 제인 구달과 함께 영장류, 그 중에서도 오랑우탄을 연구하며 열대우림을 지키고 있는 비루테 갈디카스,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의 비밀을 밝혀내면서 숲 보존의 필요성을 전파해온 마거릿 로우먼이 그들.

 

2권 ‘여성 평화와 인권을 외치다’는 불평등과 폭력의 현장에서 세상과 맞서 싸운 4명의 여성운동가들 이야기다. 그 중 과테말라 민주화와 함께 세계 원주민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리고베르타 멘추 툼의 생애는 꼭 읽어볼 만하다. ‘나무 위의 여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이야기도 재미있다. 벌목 위기에 처한 삼나무 위에 올라가 738일을 투쟁했던 24세의 여성. 생태계 파괴현장이라면 지구 끝까지 달려가는 신세대 전방위 운동가다. 그녀는 말한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김윤덕기자 , sion@chosun.com

 

 

'글,문학 > 책 속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언론을 이끈 ‘올챙이 기자들’  (0) 2007.01.20
쉽게 읽는 세계사 여행  (0) 2007.01.20
1월의 숲으로 오세요  (0) 2007.01.20
원앙이 카사노바라고?  (0) 2007.01.20
걸어서 나의 별까지 ...  (0) 2007.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