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관훈클럽
정범준 지음|랜덤하우스|380쪽|1만2000원
- 1950년대 중반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였던 한국의 20대 젊은 기자들이 미국 국무성 초청으로 6개월간 선진 문물을 접하고 돌아왔다. 엄청난 문화충격을 받은 ‘올챙이 기자들’은 “귀국하면 한국 언론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 때는 그런 시절이었다. 깨어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라를 위해 일을 하자”는 분위기가 충만했다.
1957년 1월 11일 박권상·김인호·정인양·조세형 등 통신사와 신문사의 젊은 기자들은 관훈동 84-2번지 하숙집에서 ‘클럽’을 결성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기자들의 존경을 받던 최병우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도 함께 참여했다. 50년 전 10여명에 불과했던 작은 모임이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단체로 성장하리라고는 당시 멤버들도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1980년 ‘3김’과의 토론, 1987년 대통령후보들에게 날 선 질문을 던지던 ‘관훈토론회’는 국민들에게 ‘기자정신’이 무엇인지 각인시켰다. 규모와 영향력이 커졌지만 초기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클럽 회원들은 서로 모여 토론하고 연구지를 내고 있다.
단지 관훈클럽 창립 50주년을 맞아 낸 책이 아니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 분투했던 ‘클럽’ 언론인들의 이야기는 한국 언론사의 한 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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