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역사 및 현황 지금으로부터 3,500년전에 쓰여졌다고 생각되는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에는 “극도의 다뇨”라는 말이 있으며 당뇨병을 생각케 하는 여러 가지 증상도 기재되어 있다. 기원전 400년경 인도의사인 Susruta는 ‘Ayur-Veda(생명의 학문)’이라는 의서를 펴냈는데 여기서 당뇨병을 ‘madhumea(梵語,꿀 오줌)’이라고 불렀고, 그 오줌은 달아서 개미와 곤충이 모여들었다고 하였다. 인도에서 6세기에 들어와서는 madhumea(蜜尿)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병은 곡식가루를 많이 먹음으로써 생기고 빈뇨, 구갈, 무기력, 성욕감퇴, 괴저 등의 증세가 일어나며, 그 원인은 간장과 신장의 관계가 고르지 못하게 되는데 있다”고 하였다. 한편 중국에는 “皇帝內徑素問”(B.C. 50)에 당뇨병이라고 여겨지는 기록이 있다. 소갈(消渴)이라는 병으로 다음, 다뇨, 구갈, 수척 이외에도 감염증 등을 일으키며, 비만이나 미식과 관계가 있다고 적혀있다. 기원전 2세기에 중국의 히포크라테스라고 불리는 張仲景도 이와 같은 증상들을 기술하였다. 한편 서양에서는 로마의 Celsus(B.C. 30 -A.D. 50)는 다뇨증에서는 살이 빠져서 중태에 빠진다는 것과 치료로는 안마술과 운동을 권장하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처음으로 임상적 기술을 하였다. Aretaeus(A.D. 30 - 90)는 다뇨증에 관하여 좀더 상세하게 기술했다. Galenos(A.D. 129 - 200)는 당뇨병은 신장의 쇠약으로 일어나며, 마신 것이 그대로 오줌이 되어 배출된다고 기술하였다. 그 뒤 유럽에서는 약 10세기에 걸쳐 의학연구에 큰 진전이 없었으며 Galenos시대의 학설을 믿어왔다. 아랍의 Avicenna(980 - 1036)는 당뇨병에 관한 기술을 하였고, 스위스 의사인 Paracelsus(1493 - 1541)는 오줌을 증발시키는 등, 화학적 방법을 최초로 도입하였다. 이와 같이 아시아에서는 오래 전부터 다뇨증의 오줌이 달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 치료방법을 체계화하거나 개선치 못했고, 유럽에서는 Gaddesden(1314), Willis(1679)에 이어 Dobsen이 1775년에 당뇨병 환자의 오줌을 검사하여 달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이것은 당에 의한 것이라고 논문에 기재하였다. 영국의 Cawley는 1788년 췌장에 장애가 있을 때 혹은 석회화가 일어날 때 당뇨병이 생긴다는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Rollo는 1796년에 당뇨병환자에 대한 동물성 식사요법을 제창하였고 Bouchardat(1806 - 1886)는 요당의 발현에는 췌장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개의 췌장적출실험을 하였다. 1901년 미국에서는 Opie, 1902년 독일에서는 Sscobolow가 사람 당뇨병에 있어서는 췌장소도의 장애가 일어난다는 것을 보고하였으며, 그 후 Allen은 식사요법을 발전시켰고, Joslin은 1916년에 당뇨병치료의 획기적인 저서인 “The Treatment of Diabetes Mellitus”을 발간하여 당뇨병 치료의 근대화가 시작되었다. 당뇨병의 치료법에 있어서 가장 큰 진척을 보게된 것은 1921년 Banting과 Best가 췌장으로부터 혈당강하 작용성분을 뽑아내는데 성공하면서 부터이다. 인슐린의 발견은 종래의 식사요법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치료의 벽을 깨뜨릴 수 있게 되었다. Sanger(1955)는 인슐린의 아미노산 배열을 밝혔으며, Steiner(1967)는 프로인슐린을 발견하였다. 경구혈당강하제의 역사는 인슐린보다 훨씬 길다. 그러나 그 유용성이 분명하게 인정된 것은 1955년에 카르부타미드(carbutamide)의 등장에 의한 것이어서 그 역사는 짧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미 1876년에 Ebstein은 살리실 산이 혈당강하작용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고, Frank 등(1926)은 저혈당을 일으키는 synthalin(diguanidine)을 만들었으나 독성이 강하여 쓸 수 없었고 1942년 Janbon 등은 감염증 치료를 위하여 일종의 설폰아미드인 glyprothiazole을 사용하였던 바 저혈당이 일어나는 것을 알았다. 그 후 Franke와 Fuchs(1955)가 설폰아미드제의 임상적 치료를 시작하여 1957년부터 일반환자들에게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3세기 중엽 고려 고종때 발간된 “향약구급방”이나 1433년(세종 15년)에 완성된 “향약집성방”, 1613년(광해군 5년)에 발간된 “동의보감”등에 당뇨병(소갈,消渴)의 증세와 치료법, 합병증 등의 기록이 있다. 196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당뇨병환자가 급속히 증가하여 현재 대한당뇨병학회 및 대한당뇨협회에 의해 파악된 당뇨병환자인구는 200만 명~300만 명 정도이고 실제로는 성인인구의 10%이상이 당뇨병환자이다. 그리고 WHO나 국제당뇨협의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향후 25년 간 현 당뇨병 인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추세이고 이로 인해 막대한 국가경쟁력이나 노동력,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당뇨병의 연구, 관리 및 계몽을 추진하고 국제학회와의 유대를 긴밀히 할 수 있는 연구단체의 존재가 절실히 요구된다. 뜻있는 의학자들이 모여 1968년에 대한당뇨병학회를 창립하였고, 30여 년 간 외국의 학회 및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우리나라의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가병원 내과
강 성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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