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불교경전

능엄경의 우주 과학론

淸潭 2017. 3. 29. 09:26

능엄경의 우주 과학론



서양문화의 관점에 따르면, 인류는 원시사상으로부터 종교문화를 형성했고, 다시 종교에 대한 반동으로 철학사상과 과학실험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철학은 사상이론에 의거해서 인생과 우주를 추단(推斷)하지만, 과학은 연구실험을 통해 우주와 인생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와 로마 문명은 모두 시대의 획을 긋는 천추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럽의 문예부흥운동 이후 과학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상공업 중심의 물질문명을 형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겉보기에는 과학이 문명의 진보를 이끌어 가는 유아독존(唯我獨尊)의 위치에 있고, 종교와 철학은 존재가치가 장차 없어질 것 같습니다. 사실은 과학은 결코 만능이 아니며, 물질문명의 진보가 바로 문화의 승화는 결코 아닙니다. 그러므로 과학이 비약적으로 진보하고 있는 이 세계에서도 철학과 종교는 여전히 홀시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교는 비록 종교이기도 하지만 심원한 철학이론과 과학실험을 갖추고 있는 하나의 종교입니다. 불교철학 이론은 늘 종교의 범주를 뛰어넘기에 불교는 일종의 철학사상이지 종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불교는 과학적인 실험방법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본위에 서서 우주를 증험해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과학적 기초를 소홀히 하면서 여전히 종교의 범위로 귀결시키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불교에는 과학적 증험과 철학적 논거가 확실히 있습니다. 불교의 철학은 과학을 기초로 삼아 좁은 의미의 종교를 부정합니다. 불교의 과학은 철학적 논거를 이용하여 종교를 위해 증명합니다. 능엄경은 그런 면이 가장 두드러진 경전입니다. 능엄경을 연구한 뒤에는 종교 · 철학 · 과학 모두에 대해 더욱 깊은 인식이 있을 것입니다.


세간의 모든 학문은, 크게는 우주에 이르고 작게는 무간(無間)에 이르기 까지 모두 심신 생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모두 인생을 연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생의 심신 생명에 대한 문제를 떠나서는 기타 학문의 존재는 있지 않을 것입니다. 능엄경의 시작은 바로 심신 생명의 문제를 말합니다. 현실 인생의 기본인 심신 면에서부터 말하기 시작함은, 심리적 생리적 실제 체험에서부터 출발하여 철학적 최고 원리에까지 도달하는, 한 부()의 강요(綱要)나 다름없습니다. 능엄경은 비록 진심자성(眞心自性)이라는 가설적 본체를 하나 세움으로써 일반적 현실적 운용인 망심(妄心)과 구별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철학에서 말하는 순수유심론(純粹唯心論)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불가에서 말하는 진심은 형이상(形而上)과 만유세간(萬有世間)에 대한 모든 인식과 본체론을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심신 생명[性命]에서 실험하여 증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이지, 단지 일종의 사상적 변론에 불과한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모든 종교적 철학적 심리학적 혹은 생리학적 모순 간극(間隙)은 모두 그 속으로부터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은 현실세간을 떠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세간의 가지각색의 물질 형기(形器: 물체/역주)는 도대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이것은 동서고금의 사람들이 그 답을 찾고자 했던 문제입니다. 유심론을 철저하게 믿는 자라도 사실 물질세간의 속박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유물론을 믿는 사람이라도 사실상 언제 어디서나 응용하는 것은 여전히 마음의 작용입니다. 철학은 이념세계와 물리세계를 두 가지로 억지로 나눕니다. 과학은 주관세계 이외에 객관세계라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고 여깁니다. 이런 이론들은 언제나 서로 모순되어 통일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찍이 2천여 년 전에 능엄경은 대단히 조리 있고 체계적으로 심물일원(心物一元)이라는 통일원리(統一原理)를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일종의 사상이론일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실제 심리와 생리 상황에 바탕을 둔 실험증명입니다. 능엄경은 설명하기를,물리세계의 형성은 본체 기능의 동력(動力)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에너지[]와 양()의 상호변화 때문에 형기세간(形器世間)이라는 객관 존재를 구성하지만, 그러나 진여본체(真如本體)라는 것도 여전히 가설적 명칭에 지나지 않습니다. 능엄경은 심신의 실험을 통해 물리세계의 원리를 증명하고, 다시 물리 범위로부터 심신 해탈의 실험 원리와 방법을 가리켜 보입니다. 현대 자연과학의 이론이 대체로 모두 이와 부합합니다. 얼마의 세월이 지나 과학과 철학이 더 진보할 수 있다면, 능엄경의 이론에 대해서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될 것입니다.

능엄경에서는 우주의 현상을 말하면서 시간에는 3(三位), 공간에는 10(十位)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응용하기는 공간은 단지 4(四位)만을 취합니다. 3443,곱하고 나누어 변화하면서 종횡으로 교직(交織)하여 상하고금(上下古今)이 우주만유현상 변화순서의 중심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55()66위의 성위(聖位: 성문 연각 보살승의 깨달음을 얻는 위/역주) 건립의 순서는 비록 심신수양의 과정을 대표할 뿐이지만, 사실 3위 시간과 4위 공간의 수리적인 변천도 우주만유가 단지 하나의 완전한 수리(數理)세계임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한 점의 움직임에 온갖 변화가 따르고, 상대는 절대에 바탕을 두고 나오며, 모순은 통일을 바탕으로 하여 발생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중첩됨으로써 물리세계와 인사(人事)세간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가 존재하게 됩니다. 수리(數理)는 자연과학의 열쇠로서 그 속에서 많은 기본원칙을 발견합니다. 우주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수리 속에서 놀랄만한 지시(指示)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자연과학이 해석 증명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은, 만약 과학적인 태도로써 능엄경에서 제시하는 요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 본다면, 반드시 얻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능엄경을 단지 종교적인 교의(敎義)로서나 일종의 철학으로서만 간주하여 경시한다면, 학술문화계의 하나의 큰 불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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