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불성무물(不誠無物)

淸潭 2017. 1. 25. 11:23

불성무물(不誠無物)

요약(: 아닐 불. : 정성 성. : 없을 무. : 만물 물.


정성은 모든 사물의 근본이므로 정성이 없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

[출전] 중용(中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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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 성어는 중용(中庸) 25장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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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 정성)이란 것은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오, ()는 스스로 길이 되는 것이다. 성이란 것은 사물의 시작과 끝이다. 성이 없다면 사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성을 이루려 노력함을 귀하게 여긴다.

성이란 것은 스스로 자신을 완성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도 완성시킨다. 자신을 완성시키는 것은 어짊()이고 사물을 완성시킴은 지혜()이다.

모두 본성()의 덕이다. 밖과 안의 도를 합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시기에도 마땅히 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誠者自成也而道自道也誠者物之終始不誠無物是故君子誠之爲貴誠者非自成己而已也所以成物也成己仁也成物知也性之德也合外內之道也故時措之宜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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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誠實)한 사람은 누가 보든 안 보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일 것이다. 어느 때 잠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꾸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성실한 사람이다. 성공을 보여 준 사람들은 그 이면에 성실함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성실함이 없었다면 그 어떤 성공도 역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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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朴趾源, 17371805) 선생의 연암집(燕巖集) 1권 연상각선본(煙湘閣選本) ‘이자후(李子厚)의 득남(得男)을 축하한 시축(詩軸)의 서문(李子厚賀子詩軸序)’不誠則無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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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덕에 흉()하기로는 성실하지 못한 것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성실하지 못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결실이 없는 가을을 흉년이라고 하는 것이다. 오직 덕이 있어야 그 대()가 멀리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힘써 덕을 편다邁種德함은 이를 이름이다. 초목에 비유컨대 이미 열매를 맺었다면 당연히 종자를 뿌릴 수가 있다. 종자란 생명을 끊임없이 낳게 하는 길生生之道이다. 그러므로 인()이라고 일컫는 것이며, 인이란 쉬지 않는 길不息之道이다. 때문에 그 인을 씨앗이라 일컫는다. 이렇게 과일의 씨 하나로 미루어 뭇 이치의 실상을 징험할 수 있는 것이다. 급기야 자후가 아들을 두게 되었다. .....”(夫德之凶莫如不誠不誠則無物故秋之不實曰凶惟德能遠其世故曰邁種德是也譬諸草木旣實矣宜可以種種者生生之道也故稱仁252_013b仁者不息之道也故稱子焉推一果核而衆理之實可驗矣及子厚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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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세상의 모든 존재를 있게 하는 근거이며, 성이 없다면 어떤 존재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하 서울경제신문 [고전 통해 세상읽기] 중용의 '성자, 물지종시의 글.

 

()은 성()에 의해 스스로 천도를 이루었고, 천도도 역시 스스로 행한다. 천도에 의해 사물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성은 사물의 시작과 끝이 되며, 성이 없으면 천도가 없기 때문에 사물은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군자는 인의예지를 기준으로 끊임없이 오달도와 삼달덕을 실천하는 인도(人道)의 성지를 귀하게 생각한다. 천의 성이 스스로 천도를 이루고 만물을 생성한 것처럼 본인 스스로 인()을 이루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지혜를 갖게 됨에 따라 자신의 성()을 회복하고, 그 덕()으로 사람들을 교화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성지에 의해 자기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실천하다 보면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하고, 사물과 자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끊임없이 자신의 몸을 닦는 수기(修己)로 사람다운 사람이 된 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본받게 하여 치인(治人)함으로써 세상이 자연의 섭리에 맞게 움직이게 한다. 이것이 성이 사물의 시작과 끝이 되며, 자신을 이루고 사물을 이룬 것을 본받는 성지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인성을 키우는 것은 무한한 사랑인 인()으로 하고, 다른 사람들이 본받게 하는 것은 강압의 힘이 아닌 지혜로 해야 한다. 그것은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대상에 따라 중도를 이루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항상 중용을 이루게 한다. 이것이 인의예지로 자신에게서 터득하고 남에게 실천하는 내외를 합한 도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발표하는 시즌이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심 '혹시 이번에 받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언론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간혹 '노벨상 무슨 분야 유력'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한다. 결과는 올해도 '역시 받지 못하게 되었다' '혹시''역시'로 끝난 셈이다.

 

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을 보면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 아카사키 이사무 교수 등 3명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2, 평화상 1명을 빼면 물리학과 화학 그리고 의학 분야에서 19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래 새로운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대로 노벨 문학상 후보자가 거론됐고 올해 과학 분야의 수상이 기대된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결국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웃 나라 일본과 여러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며 수준이 대등해진 영역이 많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만큼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교할 수 없는 열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노벨상 수상에서 선전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일본의 한 해 연구개발비가 2,000억달러, 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 해당한다면 우리나라는 4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론 과학 연구의 인프라가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문화에 깊숙하게 자리한 '()'의 자세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다. 인문학도 시류에 편승하거나 효용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분야에 1020년씩 매달린다. 우리나라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일본의 ''에 비해 우리는 여러 분야를 기웃거리게 만드는 '()'으로 기운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 문화는 '중용'에 나오는 진실과 일관성을 나타내는 '()'을 연상시킨다. "진실은 일이 풀려나가는 처음이기도 하고 매듭 짓는 끝이기도 하다(성자 물지종시·誠者 物之終始). 진실하지 않으면 일이 있을 수가 없다(불성무물·不誠無物). 그러므로 군자는 진실과 일관성을 뜻하는 성()을 높이 친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끝까지 하기는 어렵다. 살다 보면 부족한 것이 생기고 일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그때마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모아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일이 진행되다 보면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당연히 생겨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문제 상황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모두 이 문제 상황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실패가 거듭되고 예상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수군거리게 된다. 일이 이 상황에 이르면 처음에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일을 그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된다. 박수 치며 지지하는 사람보다 수군거리며 실패를 예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 처음에 시작해 중도에 끝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마무리를 지어야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농사를 지을 경우 끝까지 농작물을 돌봐야 가을에 수확할 것이 있다. 대체 에너지 개발은 수많은 실패에도 끝까지 진행돼야 새로운 영역의 기준을 정하고 미래 활로를 찾게 된다. 그래서 진실이 중요한 것이다. 어떤 사심과 야욕이 없어야 실패와 좌절에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가려는 일념(一念)을 지켜낼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이 되면 '혹시'라는 기대만 품어서는 안 된다.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풍토가 돼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비라는 물질적 조건만이 아니라 한 분야에 사심 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문화적 조건이 중요하다. 1년 뒤에 결과를 내놓으라고 다그치는 환경에서는 세계를 만족시키는 높은 기준에 도달할 수가 없다. ''만이 아니라 ''도 존중받는 사회문화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상이 더 빨라지리라 본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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