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법률상식

변협 前회장들, 現 집행부 비판

淸潭 2014. 9. 1. 10:30

변협 前회장들, 現 집행부 비판

  • 전수용 기자
  • 입력 : 2014.09.01 05:50 | 수정 : 2014.09.01 10:13

    세월호法 관련… "法治정신 잃고 특정 정치세력에 휩쓸려"
    "刑事法원칙에 반하는데… 회원 동의도 없이 여론 호도"

    대한변호사협회 전(前) 회장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야당과 유가족 입장을 대변해온 대한변협 현 집행부를 향해 법률가로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전임 회장들은 정확한 법률 정보 제공을 통해 사회적 갈등 해소를 도와야 할 대한변협이 오히려 정치·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 회장을 지낸 7명의 변호사는 1일 아침 긴급 모임을 갖고, 최근 국회의 세월호특별법 협의 과정에서 보여준 대한변협의 편파성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임에는 김두현(88)·박승서(85)·함정호(79)·정재헌(77)·천기흥(71)·이진강(71)·신영무(70) 전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한변협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위철환(56) 현 회장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변협 전임 회장들이 현 집행부를 공개 성토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임 변협 회장 중 한 명은 "세월호 참사 이후 보여준 변협의 모습은 법치주의와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단체로서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전임 회장들은 사회적으로 첨예한 법률문제에 대해 변협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경우 변호사 다수의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도 현 집행부가 그런 노력은 전혀 없이 일부 의견을 마치 전체 변호사의 의견인 것처럼 호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변협은 개업변호사 1만4973명과 준회원 2836명을 포함해 1만78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전임 회장들은 성명서에서 “변협은 세월호 조사위가 국가기관이어서 수사권을 부여해도 문제가 없고, ‘피해자가 스스로 재판할 수 없다’는 형사법 원칙에 대해서도 조사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법조계에서 확립된 법리가 아닌데도 대다수 소속 변호사 동의도 없이 마치 확립된 법리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 것으로 분명히 잘못된 처사”라고 밝힐 예정이다.

    대한변협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4월 30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 가족과 전문가 그룹을 포함한 범국민진상조사단 추진을 약속했다. 이후 특별법 제정 공청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선언문·결의문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전임 회장들은 “변협이 제대로 된 법률 정보를 알려 진상 규명을 돕지 않고 야당이나 유가족 입장에서 상황을 호도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면서 “변협이 일부 세력의 편향된 입법(立法)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특정 정치세력의 농간에 끌려 다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임 회장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하지 말자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면서 “그러나 국민 모두가 원하는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게 변협의 바람직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임 회장들은 8월 25일 변협이 주최한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에서 현 집행부의 편향된 시각에 대해 공감하고, 공개 입장을 밝히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