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빈목 (西施顰目)
서시가 눈살을 찌푸린다는 뜻. ① 영문도 모르고
남의 흉내를 내서 웃음거리가 됨 ② 남의 단점을 장
점인 줄 알고 본뜸.
(越王) 구천(勾踐)은 오왕(吳王) 부차(夫差)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절세의 미인 서시(西施)를 바쳤다. 그
러나 서시는 가슴앓이로 말미암아 고향으로 잠시 돌
아왔다.
그런데 그녀는 길을 걸을 때 가슴의 통증 때문에 늘
눈살을 찌푸리고 걸었다. 이것을 본 그 마을의 추녀(醜女)가 자기도 눈
살을 찌푸리고 다니면 예쁘게 보일 것으로 믿고 서시의 흉내를 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질겁을 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아무도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은 이것을
보고 처자를 이끌고 마을에서 도망쳤다.
그림이 아름다운 까닭을 알지 못했다. 즉, 서시는 본래 아름다우므로 자
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장자(莊子)》〈천운편(天運篇)〉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원래 반유교
적(反儒敎的)인 장자가 외형에만 사로잡혀 본질(本質)을 꿰뚫어 볼 능
력이 없는 사람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으로 실로 의미심장(意味
深長)하다.
춘추 시대 말엽의 난세(亂世)에 태어난 공자가 그 옛날 주왕조(周王朝)
의 이상 정치(理想政治)를 그대로 노(魯)나라와 위(衛)나라에 재현시키
려는 것은 마치 '서시빈목'을 흉내 내는 추녀의 행동과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이 고사는 원래 공자의 제자인 안연(顔淵)에게 노(魯)나라의 악사장(樂
師長)인 사금(師金)이 한 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이 장은 사금의
말을 빌려서 장자(莊子)가 공자의 상고주의(尙古主義)를 '외형에 사로
잡혀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한 것이다.
장자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제도나 도덕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춘추시대 말엽의 난세에 태어난 공자가 그 옛날 주왕조(周王朝)의 이상
정치(理想政治)를 그대로 노(魯)나라와 위(衛)나라에 재현하려 하는 것
은 마치 추녀가 서시를 무작정 흉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빈정대어
말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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