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서시빈목 (西施顰目)

淸潭 2013. 3. 10. 14:38

서시빈목 (西施)

 

서시가 눈살을 찌푸린다는 뜻. ① 영문도 모르고

 

남의 흉내를 내서 웃음거리가 됨 ② 남의 단점을 장

 

점인 줄 알고 본뜸.



춘추 시대 말엽, 오(吳)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월왕

 

(越王) 구천(勾踐)은 오왕(吳王) 부차(夫差)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절세의 미인 서시(西施)를 바쳤다. 그

 

러나 서시는 가슴앓이로 말미암아 고향으로 잠시 돌

 

아왔다.


 

그런데 그녀는 길을 걸을 때 가슴의 통증 때문에 늘

 

눈살을 찌푸리고 걸었다. 이것을 본 그 마을의 추녀(醜女)가 자기도 눈

 

살을 찌푸리고 다니면 예쁘게 보일 것으로 믿고 서시의 흉내를 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질겁을 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아무도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은 이것을

 

보고 처자를 이끌고 마을에서 도망쳤다.

이 추녀는 미간을 찡그린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만 염두에 두었을 뿐, 찡

 

그림이 아름다운 까닭을 알지 못했다. 즉, 서시는 본래 아름다우므로 자

 

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장자(莊子)》〈천운편(天運篇)〉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원래 반유교

 

적(反儒敎的)인 장자가 외형에만 사로잡혀 본질(本質)을 꿰뚫어 볼 능

 

력이 없는 사람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으로 실로 의미심장(意味

 

深長)하다.

 

춘추 시대 말엽의 난세(亂世)에 태어난 공자가 그 옛날 주왕조(周王朝)

 

의 이상 정치(理想政治)를 그대로 노(魯)나라와 위(衛)나라에 재현시키

 

려는 것은 마치 '서시빈목'을 흉내 내는 추녀의 행동과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이 고사는 원래 공자의 제자인 안연(顔淵)에게 노(魯)나라의 악사장(樂

 

師長)인 사금(師金)이 한 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이 장은 사금의

 

말을 빌려서 장자(莊子)가 공자의 상고주의(尙古主義)를 '외형에 사로

 

잡혀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한 것이다.

장자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제도나 도덕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춘추시대 말엽의 난세에 태어난 공자가 그 옛날 주왕조(周王朝)의 이상

 

정치(理想政治)를 그대로 노(魯)나라와 위(衛)나라에 재현하려 하는 것

 

은 마치 추녀가 서시를 무작정 흉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빈정대어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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