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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에 공룡나라가 열렸다. 오는 6월 7일까지 73일간 열리고 있는 '2009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주말과 연휴에는 수만 명이 찾아온단다. 볼거리에 먹을거리를 더하면 금상첨화. 공룡 나들이에 방점을 찍을 만한 맛집들을 경중을 두어서 소개한다. 인심이 후했고, 정성이 느껴졌고, 밑반찬은 모두 그 집에서 한다는 점들이 특징적이었다. ·쇠고기 맛있고 값도 '착하다' '당항포 암소고기 전문점'의 특징은 쇠고기가 값싸고 맛나다는 것이다.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당항포로 들어가는 길목. 배둔천을 건너면 이내 길 오른쪽에 '당항포 암소고기 전문점'(회화면 배둔리 가례동)이 나타난다. 오른편 아래쪽은 옛 이순신 장군의 해전이 벌어졌던 당항만이다. 시원한 이곳의 풍경처럼 주인 강진호(52)씨도 시원시원했다. "장사를 한 지 4년이 됐지요. 이 일대 10여 곳의 고깃집 중에서 가장 오래 됐심니더. 김해에서 형님이 소장사를 30년 하고 있습니다. 형님한테서 좋은 고기를 가져오지요." 강 사장이 냉장고에서 꺼낸 갈비살을 써는 모습도 시원시원했다. 이렇게 맛있는 쇠고기가 이렇게 값 싸다니.... 우리들은 놀랐다. 석쇠 위에 지글지글 구워진 갈비살은 졸지간에 사라졌다. 고기가 고소했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번지는 꽃향기처럼 쇠고기가 고소한 향기로 사라졌다. 한우 암소 200g에 1만3천원이다. 부산에서는 그 정도면 2만5천원이 훨씬 넘는다. 반값 혹은 거저 먹기인 셈이다. 이곳은 고성의 당항포, 확실히 부산과 값이 다르다. 주인 아주머니 정필연(47)씨는 "우리 아저씨 손이 커서 항상 불만이다"라고 푸념했다. "특수부위는 값을 어떻게 매기느냐"는 물음에 주인 강씨는 "구분할 것 없이 섞어서 모듬으로 낸다"고 간단하고 시원하게 답했다. 특수부위인 낙엽살 안거미 안창살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석쇠 위에 구워지던 갈비살은 금방 없어졌고, 조금 더 내 온 마블링 좋은 등심살도 다른 맛으로 곧 사라졌다. "부산 마산 거제 울산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강씨는 고기를 뒤집으면서 말했다. 봄날의 당항포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이런 집을 발견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된장도 집에서 담근 된장이며, 김치도 파김치 갓김치 백김치로 다양하다. 특이하게 멸치액젓을 약간 넣은 파절임이 부담스럽지 않은 독특한 향을 냈다. 도회와 다른 인심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고깃집이다. 쇠고기 1인분 200g 1만3천원, 쇠고기 로스구이(앞·뒤다리살) 200g 7천원, 소고기국밥 5천원, 쇠고기볶음과 육회 각각 2만(소), 3만원(대). 오전 9시30분~오후 9시30분 영업. 매달 둘째 월요일 휴무. 공룡엑스포 입장권도 할인 판매하고 있다. 055-673-0500. · 메기탕에서 특미 메기구이까지 '옥수골 붕어찜·메기탕' 집에서 맛본 메기탕과 메기구이의 맛이 깊었다. 마산시 진전면에서 고성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오른쪽에 삼덕저수지가 보인다. 저수지 지나 계곡 안쪽에, 놓치면 아까운 집이 있다. 메기탕의 맛이 깊고, 특이한 메기구이까지 있다. 옥수휴게소 못 미쳐 우회전해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은 터널이 뚫리기 전에 고개를 넘어오던 옛 국도였다. 옛 맛이 있는 집이다. '옥수골 붕어찜·메기탕'(회화면 삼덕리 옥수골). 메기탕의 맛이 걸쭉했다. 비린내가 전혀 없다. 주인 허금조(58)씨는 "터널 너머 마산 진전면에서 양식 메기를 가져오지만 이곳의 물이 좋아 메기에서 흙냄새가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골짜기 이름이 옥수골(玉水谷). 물이 좋다는 말이다. 미나리 다진마늘 고춧가루와, 방아를 말려서 넣은 메기탕이 한마디로 감칠맛이었다. 숟가락이 자꾸 나갔다. 여주인 박숙진(47)씨는 "터널이 뚫리기 전부터, 그러니까 15년 이상 장사를 하고 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했다. 맛있는 이유가 다 있었다. 밥맛 또한 훌륭했다. 고성의 좋은 쌀을 이용해 뚝배기에 밥을 갓 해서 내왔다. 고슬고슬, 구수하고 달았다. 이 집의 특미가 메기구이다. 이학렬 고성군수가 "특허를 내라"고 권했을 정도란다. 메기구이라고 메기를 그냥 구워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장어구이 식으로 먼저 메기를 구워 기름을 쫙 빼고, 그 다음 낚지볶음 식으로 파 마늘 미나리 양파 등의 갖은 채소와 양념을 얹어 나온다. 이 메기구이는 여주인 박씨가 '낚지볶음'에서 착안해 개발한 메뉴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별미였다. 오이채와 열무를 함께 썰어 넣었는데 비빔밥이 상큼하게 아삭거렸다. 열 집 남짓한 한적한 골짜기에 있는 이 집, 평일 점심 때도 손님으로 자리가 거의 다 찬단다. 거실에 80년 된 사기그릇들과 각종 화분이 놓여 있어 분위기도 괜찮다. 겨울철에 염소구이가 제맛으로 날개를 단단다. 식당 앞 개울 건너편에 염소를 키우고 있었다. 염소구이 1인분 200g에 1만3천원(앞의 쇠고기 집과 똑같다). 노래방 시설도 있고, 예닐곱 명의 손님들이 하룻밤 민박을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단다. 뒷산은 적석산인데 꼭대기 봉우리에 구름다리가 걸려 있는 것이 보인다. 이 집에서 40분 코스. 메기탕 메기구이 붕어탕 붕어찜 각각 2만, 2만5천, 3만, 3만5천원. 낮 12시~오후 9시 영업. 055-673-3439. · 횟집과 한정식, 그리고 월이장터 고성사람들이 맛나는 집으로 꼽는 '송정횟집'. △횟집=취재 때 '송정횟집'(회화면 배둔리, 055-673-7676)에서는 라일락 향기가 풍겼다. 주인이 카운터에 올려 놓은 꽃이다. 제철 음식 도다리회의 싱그러운 살점에서도 향이 발산했다. 싱그러웠다. 주인 조말순(50)씨는 "당목에서 나는 도다리는 맑다"고 했다. '당목'은 당항포를 여기 사람들이 일컫는 말. 도다리가 막 썰어져 담겨 있는 접시의 가장자리를 따라서는 붉은색을 머금은 밀치회가 점점이 놓여 있다. 동행한 고성군청 관계자는 "이 집 주인은 불우이웃돕기도 많이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매년 쌀 50가마, 100가마를 내놓는다고. 음식 맛은 주인의 품성이 빚어낸다. 직접 담는 된장 맛이 구수하다. 여름에는 하모회, 가을에는 전어회가 좋단다. 철 따라 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취나물 멸치무침 오이무침 고추무침 호박무침 파래무침과 함께 놓인 도다리쑥국. 그 쑥은 "들에서 할매들이 바로 캐오는 것들"이어서 부드럽고 부드러웠다. 도다리는 '당목'에서 나고, 쑥은 당목의 갯바람을 머금은 들녘에서 난다. 도다리쑥국은 그것들의 한통속이다. 도다리회 4만원부터, 도다리쑥국 회덮밥 각 7천원 등.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영업. '어촌횟집'(회화면 당항리, 055-673-1534)은 자연산 횟집이다. 도다리 숭어 가재 털게 붕장어 등 모든 횟감은 당항포 앞바다에서 어선을 부려 직접 잡는 것이다. 모자라면 이웃 어선이 잡은 것을 빌려와 낸다고 한다. 도다리회 5만원부터, 모듬회 4만~6만원, 장어(아나고)구이 3만원. 오전 9시~오후 10시 영업. '갯마을수동횟집'(회화면 배둔리, 055-673-5088)은 횟감 물고기를 고성군 하일면 임포에서 가져온다. 도다리 4만원부터. 오전 11시~오후 9시 영업. 스물네댓 가지 반찬이 오르는 '무지개한정식' 집. △한정식='무지개한정식'의 한 상에는 스물네댓 가지의 반찬이 올랐다. 열기구이 멍게 멸치회 돼지찜 호래기 전어회 피조개 갈치젓갈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계절 채소인 달래를 넣은 된장찌개도 있었다. 반찬을 일별하니 주로 해산물이 많다. 주인 김명금(55)씨는 "조금 있으면 하모회를 낼 것"이라고 했다. 재료들은 주로 통영 거제에서 가져오는 것들이라고 한다. 반찬이 너무 많아 흠인 이유는 입에 맞거나 덜 맞는 것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고성군청 앞 골목길 안쪽에 있다. 한정식 7천원, 장어구이한정식 1만2천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055-674-7758. △월이식당=엑스포 행사장 내에서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쪽으로 언덕을 하나 넘어오면 임시 막사의 '월이식당'이 있다. '월이'는 임란 때 당항포 해전의 숨은 공로자인 기생. 고성군 지정 모범음식점 네 곳에서 행사 기간 중 이곳을 운영하고 있다. 참나무 장작 바비큐 삼겹살·유황오리 각 1만3천 2만원, 소고기국밥·취나물비빔밥·멍게비빔밥 각 6천원, 순대국밥·돈가스 각 5천원, 잔치국수 4천원, 도토리묵 8천원, 해물파전 1만원 등. 글=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 지역의 빛으로 독자의 희망으로 - 지방제휴사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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