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수필등,기타 글

유쾌하고 현란한 `아부의 기술`

淸潭 2006. 12. 31. 17:49

유쾌하고 현란한 `아부의 기술`

  
카사노바는 아부의 달인이었다.

미인을 만나면 '당신은 매우 지성적'이라고 유혹했고 반대로 지적인 여성에게는 미모가 뛰어나다는 찬사를 던졌다.

'그녀 때문에 떨며 전율하노라'라고 읊었던 12세기 프랑스의 음유시인들 역시 로맨틱한 아부의 대가에 속한다.

마키아벨리나 몽테뉴,베이컨 같은 철학자들도 남을 칭찬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부는 동서고금,남녀노소와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

이집트 귀족들은 파라오에게 단 한 번의 칭찬을 듣기 위해 평생 상찬의 말을 바쳤으며,고대 그리스 정치인들은 '대중이야말로 인간 선의 총합'이라며 선동을 부추겼다.
특히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의 황금률은 아부 언약의 결정판이다. 이는 '내가 당신을 추켜세우니 당신도 나를 추켜세워라'는 상호 이타주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칭찬의 도구'였다.

선한 행위를 강조하며 문호를 개방한 기독교는 결국 보편성을 획득함으로써 시장을 지배하는 성공을 일궈냈다.

'아부의 기술'(리처드 스텐걸 지음,임정근 옮김,참솔)은 이러한 전략적 찬사에 대한 유쾌하고 현란한 매뉴얼이다.



샤론스톤 

예수부터 엘리자베스 여왕,링컨을 거쳐 빌 클린턴과 샤론 스톤에 이르는 '환심 사기 연구서'라 할 만하다.

아부의 시작과 진화,인간과 동물의 차이점,거대한 피라미드 진시황릉과 교회의 관계,사랑과 권력을 얻기 위해 갈고 닦은 찬사의 세계를 속속들이 조명한다.

간지럽고 배배꼬이며 살랑거리고 끈적끈적하지만,노골적이다 때로는 어물쩍거리며 눙치는 다양한 어휘와 행동을 살필 수 있다.

'아부는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직접 경쟁을 피하는 방법이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찬사나 알랑거림,고맙다는 메모,마음을 살살 녹이는 인사 등 약간의 투자만 하면 된다.
비록 거짓으로 탄로난다 해도 처벌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증가시키는 무공해 웰빙 푸드이기도 하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