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갤러리

230.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1633,

淸潭 2024. 12. 26. 16:23

230.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1633,

Francisco de Zurbaran - Still Life with Lemons, Oranges and a Rose - Norton Simon

Museum, Pasadena, CA, USA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1633, Oil on canvas,

62.2 × 109.5㎝,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 노튼 사이먼 미술관

 

에스파냐 화가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1598~1664)은 원래 성자를 묘사한 그림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이 정물화는 오늘날 그의 걸작 중 하나로 인정된다. 이 작품은 수르바란의 서명과 확실한 연대가 있는 유일한 정물화이다.

관람자 앞에는 대칭을 이루고 있는 가정용 식기가 있다. 레몬 4개가 놓인 은쟁반, 오렌지가 가득한 버들가지 바구니, 물컵과 분홍 장미가 놓인 은잔받침이 탁자의 가장자리를 따라 일직선으로 놓여있는 그림 전경의 탁자에는 관람자의 손이 닿을 듯 하다.

이 그림은 매우 조용하고 정적이다. 꽃이 만발한 가지의 이파리와 꽃잎을 스쳐 살랑거리게 하는 공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컵에 담긴 물의 표면을 일렁이게 하는 잔물결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청각을 제외한 우리의 모든 감각이 일깨워진다.

이 그림 앞에 서면 오렌지 꽃과 분홍 장미향, 신 레몬과 달콤한 오렌지 맛, 차고 단단한 은 접시의 표면과 거친 버드나무 바구니의 감촉을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이하고 엄격한 기하학적 배열과 함께, 과일의 부드러운 노랑·오렌지·분홍·초록빛이 관람자를 유혹한다.

그림에서 배어나오는 엄숙하고 겸손한 느낌으로 인해 이 작품은 종교적인 상징(특히 동정녀 마리아)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레몬은 부활절과 관련된 과일이며, 오렌지 꽃은 순결을 암시하고, 물이 채워진 컵은 깨끗함의 상징이며, 장미는 동정녀 마리아를 가리킨다. [발췌=「명화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