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당선생 속집 제1권 / 시(詩)
청담(靑潭) 입구에서 바람에 길이 막혀 2수
한양에서 소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만 / 漢水非無信
가을 바람 부는 속에 외돌토리 자청했네 / 西風自作疎
백 년 인생 이 신세를 어떻게 면하리요 / 百年那免此
오늘 하루도 세상과 인연을 맺는 것을 / 一日也關渠
썰렁하게 맑은 하늘 저 너머 풀과 나무 / 草樹晴寒外
지는 햇빛 남아 있는 강물과 산들 / 江山落照餘
묶어 둔 배 한 척 석양의 경치 이뤘나니 / 艤船成晚眺
나의 행동거지 병신처럼 보든 말든 / 行止任籧篨
가을 바람 부는 속에 외돌토리 자청했네 / 西風自作疎
백 년 인생 이 신세를 어떻게 면하리요 / 百年那免此
오늘 하루도 세상과 인연을 맺는 것을 / 一日也關渠
썰렁하게 맑은 하늘 저 너머 풀과 나무 / 草樹晴寒外
지는 햇빛 남아 있는 강물과 산들 / 江山落照餘
묶어 둔 배 한 척 석양의 경치 이뤘나니 / 艤船成晚眺
나의 행동거지 병신처럼 보든 말든 / 行止任籧篨
이(二)
지척에 놓여 있는 동호의 뱃길 / 咫尺東湖路
내일 아침이면 시문을 또 수답(酬答)하리 / 朝來有報章
겨울 해 지는 것을 앉아서 보노라니 / 坐看冬日盡
다시금 미친 듯 바람이 불어오네 / 更着晚風狂
크고 작은 섬들 삼켰다 내뱉었다 / 島嶼爭呑吐
이어진 구름 파도 아스므레 까마득 / 雲濤接杳茫
그 누가 네 몸의 일한을 걱정하랴 / 一寒誰念汝
뱃전의 서리 위로 달빛만 가득하네 / 明月滿船霜
내일 아침이면 시문을 또 수답(酬答)하리 / 朝來有報章
겨울 해 지는 것을 앉아서 보노라니 / 坐看冬日盡
다시금 미친 듯 바람이 불어오네 / 更着晚風狂
크고 작은 섬들 삼켰다 내뱉었다 / 島嶼爭呑吐
이어진 구름 파도 아스므레 까마득 / 雲濤接杳茫
그 누가 네 몸의 일한을 걱정하랴 / 一寒誰念汝
뱃전의 서리 위로 달빛만 가득하네 / 明月滿船霜
[주-D001] 오늘 …… 것을 : 세상과의 달갑지 않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고달픈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밭 갈며 살아갈 방도 강구하나니, 그저 세상과 인연만 맺지 않았으면.[治生且耕鑿 只有不關渠]”이라는 표현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20 戲作俳諧體 遺悶》[주-D002] 그 누가 …… 걱정하랴 : 옛정을 생각해서 빈한한 처지를 동정해 주는 사람도 없는 야박한 세태를 개탄한 말이다. 전국 시대 범수(范睢)가 온갖 고생 끝에 장록(張祿)으로 이름을 바꾸고 진(秦) 나라 승상이 된 뒤, 빈궁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는 옛날 함께 노닐었던 수가(須賈)의 앞에 나타나자, 수가가 애처롭게 여긴 나머지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는 “범숙이 여전히 이렇게까지 빈한하게 산단 말인가.[范叔一寒如此哉]” 하고 탄식하면서 명주로 만든 솜옷을 입혀 주었던 고사가 전한다. 《史記 卷79 范睢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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