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큰 일 날 뻔하였다? (危機一髮)
이제 겨우 이마 위에 솜털이 가실까 말까 한 젊은이가 한 어린 종을 데리고 어느 촌가에 투숙했다. 때마침 남자 주인은 외출하고 여자 주인이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는데 그 자색이 곱기 그지없고 또한 옷 입은 몸매가 매우 아름다워 보이므로 젊은 나그네는 객회를 이기지 못하여 한 번 그 고운 여인의 뜻을 떠볼 셈으로 낮은 음성으로 희롱하되
‘조단아 조단아’하고 불러 보았다.
다시 말해서 ‘조’는 양물의 속명이요 ‘단아’는 여수한다는 방언이니 그 뜻은 그대에게 양물을 드린다하는 희롱이었다.
여인이 발연히 크게 노하여 그 지아비의 일가들에게 이르되
“지금 우리 집에 와 있는 손님이 나를 ‘조단아 조단아’ 하면서 음탕한 말로써 희롱하니 가서 분풀이를 해 주십시오.” 하니 친척들이 분함을 참지 못하여 나그네를 혼내 주고자하여 각각 긴 몽둥이를 들고 문밖에 모여 떠들어 댔다.
“어떤 놈의 나그네가 촌가의 젊은 부인을 유혹했느냐? 내 마땅히 이 몽둥이로 요절을 내고 말리라.” 하거늘 나그네는 깊은 방에 앉아 이를 알지 못하였으나 어린 종이 이를 보고 두려워 황급히 말하기를
“주인께서 이집 젊은 부인을 향해 무엇이라 놀리셨는지 이제 화를 예측할 수 없으니 어찌하리까?”
그러자 주인이 놀라 그 희롱하였던 말을 고백하니
“말씀이 그처럼 패악하셨으니 욕을 보심이 의당하오리다. 그러나 이제 주인께서 저를 ‘조단아’ 라고 부르시면 제가 대답하겠으니 그리하시어 화를 면하십시오.” 했다.
그래서 주인은 어린 종의 지혜에 은근히 놀라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윽고 주인이 어린 종에게 말했다.
“조단아 말을 배불리 먹였느냐?”
“네에...”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곧 이어 화를 면하는 계책으로 어린 종을 향하여 불렀다.
“조단아 조단아” 하니 어린 종이 이에 따라서
“네에,.....네에...!” 하고 대답하니 주인이 또
“조단아, 조단아” 하니 어린 종이
“네에...” 한 즉
문밖에 모여 섰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서로 돌아다보며 웃어 가로되
“이상도 하군, 어린애의 이름이....” 하고 다시
“하마터면 젊은 부인의 말만 듣고 저 손님께 욕이 미칠 뻔 하였구나!” 하면서 모두 흩어져 가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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