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불교경전

불자 삶의 당간지주 경전 - 2

淸潭 2013. 5. 17. 13:14

 

2. 경전으로 본 부처님의 생애
‘뭇 생명 모두 편안케 하리라’는 탄생 원력…평생 실천한 인류 최고 스승의 위대한 80년
2013.05.14 18:32 입력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발행호수 : 1195 호 / 발행일 : 2013-05-15

신화조차 흉내 낼수 없었던 1500km 자비의 대장정


기원전 624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분명했다. 경전이 전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의 여덟 글자 속에는 인류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존귀하며 고통 속에 갇혀 있는 그 모든 생명에게 평화를 주겠다는 무한한 자비의 원력이 들어있었다.


왕자에서 수행자로 그리고 깨달은 이 붓다로 그 모습은 바뀌었지만 부처님은 평생 자신의 원력을 실천해 나갔다. 세상의 부귀와 권력을 버리고 목숨을 건 수행으로 진리를 구했으며 그렇게 해서 이룩한 깨달음의 길로 모두를 이끌기 위해 헌신했다. 종국에는 낡은 수레처럼 육신이 허물어져 갔지만 뭇 생명을 향한 자비와 연민의 마음은 조금도 변치 않았다. 신이라 칭하지도 않았고 그와 같은 경외를 원하지도 않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 붓다가 남긴 당부는 ‘스스로를 의지처 삼으라’였을 뿐 붓다 자신에 대한 숭배와 신격화는 조금도 허용치 않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붓다에 대한 후대인들의 존경과 그리움은 속세의 방식대로 표현되었다. 발자국이나 보리수 등 붓다를 상징하는 표현에서 시작돼 점차로 인간의 형상을 거쳐 마침내 인간이 상상하는 신격의 모습으로 변화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적과 신화적 상상들이 그 위에 덧칠해지는 것 또한 필연적이었다.


경전에서 이런 신화적 장엄들을 떨쳐내면 붓다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삶의 표상이자 인류가 다시 만나기 힘든 스승 그 자체임이 보다 확연해진다.


특히 성도 후 붓다의 행적은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으리만치 방대하고 치열했다. 부처님은 코살라국, 마가다국, 왓지, 꼴리야, 왐사 등 북인도 전역을 오가며 가르침을 전하고 수행자들을 이끌었다. 경전에서 확인되는 부처님의 설법 횟수는 대략 1346회, 설법 장소는 동서로 1500km, 남북으로도 1300km 여에 달하고 있다. 성도 후 열반에 이를 때 까지 적어도 열흘에 한 번씩 법을 설한 것으로 이동 거리와 당시 붓다의 이동 수단이 오직 도보였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가히 초인적인 강행군이었다.


그러나 붓다는 초인도, 신도 아니었다. 서른다섯 살에 성도 후 40대와 50대에 걸쳐 왕성한 전법활동을 보이던 붓다는 62세 이후 기원정사에서 16년간 하안거했다. 물론 안거가 끝난 후에는 각처로 유행을 떠나 가르침을 전했지만 같은 장소에서 오랜 세월 안거했다는 것은 붓다의 육신이 먼 여정을 견뎌내기 힘들만큼 노쇠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붓다 스스로의 표현과 같이 낡은 수레를 가죽 끈으로 묶어 힘겹게 끌고 가는 것과 같았다. 춘다의 공양을 받은 후에는 피와 땀이 붓다의 맨발을 흥건히 적실 정도로 육신은 허물어져갔다. 경전은 이러한 붓다의 힘겨운 마지막 여정까지도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다. ‘영원한 것이 없다’는 붓다의 가르침, 그 진리엔 예외가 없으니 붓다의 육신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님을 붓다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쏟아 부으며 전하셨던 것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