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5.14 11:21
신체적 접촉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 관계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면 부정한 행위로 인정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창원지법 가사2부(재판장 홍창우 부장판사)는 14일 최모(58)씨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우자가 가출한 뒤 단칸방을 임차해 생활하면서 밤늦은 시간에 속옷 차림의 다른 이성과 함께 있었던 것은 그 자체로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부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이혼사유로 인정했다. 또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름으로써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여러 사정을 참작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최씨는 1984년 지금의 아내 손모(53)씨와 결혼해 살면서 트럭 운전,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어려운 형편에도 결혼생활을 유지했으나 손씨는 지난해 5월 중순께 남편과 자녀들을 두고 가출했다.
이후 손씨는 단칸방을 임차해 생활하던 중 5월20일 오후 10시께 단칸방에서 속옷만 입은 피고 김모(52)씨와 함께 있다가 최씨와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장에서 발각됐다.
당시 단칸방에는 김씨의 옷가지와 더불어 손씨와 함께 여행하면서 찍은 듯한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재판부는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인관계 파탄의 근본적이고 주된 책임은 김씨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부부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킨 손씨에게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