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09 03:11
'올해의 건축 베스트7'展으로 읽는 2011 한국 건축 트렌드
패션에 유행이 있듯 건축에도 그 시대의 흐름이 있다. 한국 건축의 최근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올해의 건축 베스트 7' 전시다. 11∼16일 서울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한국건축가협회 주최로 열리는 2011 대한민국건축문화제의 한 부문이다. 올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은 작품 7점의 사진·모형이 전시된다. 건축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상작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전통, 조화, 절제(節制) 세 가지다.
◇전통의 재발견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설계 김승회·강원필)은 말발굽 모양의 현대적 콘도 건물 2개와 원형의 한옥 회랑이 대조를 이룬다. 현대식 건물에도 발코니처럼 돌출된 부분을 한옥으로 만들어 건물에 한옥이 박혀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백제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신 방문객들이 저마다 옛 백제를 상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판교신도시의 3층 상가 건물 지노하우스(설계 이기옥)는 외관은 현대적이지만 꼭대기 층 주인집을 한옥 느낌으로 설계했다. "댓돌을 딛고 방으로 올라가도록 공간을 구성한 점, 방과 댓돌이 놓이는 곳의 높낮이를 달리해 한옥의 안마당과 같은 느낌을 구현한 점에서 건축가의 전통에 대한 해석을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의 재발견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설계 김승회·강원필)은 말발굽 모양의 현대적 콘도 건물 2개와 원형의 한옥 회랑이 대조를 이룬다. 현대식 건물에도 발코니처럼 돌출된 부분을 한옥으로 만들어 건물에 한옥이 박혀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백제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신 방문객들이 저마다 옛 백제를 상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판교신도시의 3층 상가 건물 지노하우스(설계 이기옥)는 외관은 현대적이지만 꼭대기 층 주인집을 한옥 느낌으로 설계했다. "댓돌을 딛고 방으로 올라가도록 공간을 구성한 점, 방과 댓돌이 놓이는 곳의 높낮이를 달리해 한옥의 안마당과 같은 느낌을 구현한 점에서 건축가의 전통에 대한 해석을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마당부터 지붕까지 나선 모양으로 연결된 녹지 가운데 자리 잡은‘문호리 단독주택’. 정의엽·이태경의 작품으로 건물 앞에 연못처럼 물을 채운 공간을 만들어 산기슭의 계곡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느낌이 나게 했다. /한국건축가협회 제공
주변의 환경과 조화를 추구한 '겸손한' 건축물이 인정받았다. 경기 양평군 문호리 단독주택(설계 정의엽·이태경)은 마당에서 시작된 녹지가 완만한 경사의 나선을 그리며 집을 휘감았다. 땅 위에 건물이 서는 게 아니라 땅 안에 건축이 안긴 형상이다.
목조 건물인 서울시립대 강촌수련원(설계 양원모·조남호)은 주변의 자연은 물론 건물 사용자와의 조화까지 고려했다. 계곡을 따라 길쭉한 숙소 건물을 배치했다. 식당·강의실 등이 있는 연수동 내부에는 목재를 썼다.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편안하게 느끼도록 채도를 낮췄다. 강원 양구군의 숲 속에 5채의 주택을 지은 작품 포레스트 퀸텟(설계 이현호)은 지형의 경사, 수목(樹木)의 배치를 살린 점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위)은 색색의 루버(벽면에 수직으로 부착한 판 모양의 구조물)로 생동감을 준 현대식 콘도 건물과 한옥 회랑이 대비를 이룬다. 아모레퍼시픽 제2기술연구원 미지움(가운데)은 직선 위주의 단순한 형태와 차분한 색상으로 정돈된 느낌을 줬다. 안중근의사 기념관은 반투명한 소재를 쓴 기둥 모양의 구조물을 규칙적으로 배열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특이한 모양의 건물 사이에서 간결한 형태의 '절제의 미학'이 오히려 돋보였다. 서울 남산의 안중근의사 기념관(설계 임영환·김선현)은 규칙적으로 기둥 12개를 배열해 세련되고 간결한 형태를 강조했다. 기둥의 곧은 직선이 안 의사의 꼿꼿한 기개를 연상시킨다. 경기 용인시의 아모레퍼시픽 제2기술연구원 '미지움'(설계 김종규·알바로 시자)은 반듯한 직선이 빚어내는 긴장감이 특징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낙중 건국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과장된 형태가 난무하는 지금의 건축적 상황에서 절제된 직선의 단순한 형태가 더 강렬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