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콩팥, 튼튼하려면 혈당·혈압 관리를 [중앙일보]

淸潭 2008. 8. 31. 21:52

콩팥, 튼튼하려면 혈당·혈압 관리를 [중앙일보]

만성 콩팥병 예방법
말기 신부전 환자의 40%가 당뇨병 합병증 탓
살쪄도 위험 … 정상 체중보다 2.5배 잘 걸려

 

 

만성 콩팥병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만성 신부전 상태에 이르면 당뇨병 환자보다 식생활에 더 조심해야 한다.
콩팥을 단순한 ‘인체의 필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당·아미노산을 재흡수하고, 몸의 염분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생명 유지 기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요즘 콩팥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당뇨병·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이 급증하면서 콩팥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대한신장학회가 전국 7개 대도시에 사는 35세 이상 남녀 약 2400명을 조사한 결과 13.8%가 콩팥에 이상이 있었다. 반면 자신의 콩팥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2.8%에 불과했다. ‘세계 콩팥의 날’(13일)을 맞아 콩팥 건강법을 알아보자.

◇성인병과 실과 바늘 만성 콩팥병은=만성 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손상돼 3개월 이상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 이 병을 방치하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돼 혈압 상승, 빈혈, 뼈의 약화, 신경 손상 등이 유발된다.

이 병은 정도에 따라 1∼5기로 나뉜다. 1, 2기(유병률 8.7%)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 시기에 노력하면 3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콩팥 기능이 50% 이상 소실돼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되면 3기 이상(유병률 5.1%)이다. 말기 신부전 등 5기엔 투석이나 콩팥이식이 불가피하다.

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 조원용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 3명 중 2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함께 갖고 있다”며 “말기 신부전 환자의 40%는 당뇨병 합병증, 16%는 고혈압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당뇨·고혈압 환자 주기적 관리=당뇨병은 콩팥의 혈관을 손상시킨다. 콩팥 혈관은 한 번 손상되면 원상 복귀가 불가능하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평소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야 콩팥병 합병증을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알부민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콩팥이 망가지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소변에서 알부민이 검출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단백뇨·혈청 크레아티닌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당뇨병이나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혈압관리를 위해 미리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체중을 줄인다=살을 빼는 것도 만성 콩팥병 예방을 돕는다. 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는 “비만→지방 증가→혈관 염증으로 이어져 콩팥을 망가뜨린다”며 “비만하면 당뇨병·고혈압은 물론 사구체신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장학회 조사에서도 체질량지수(BMI,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30 이상인 비만자는 정상체중(BMI 18.5~24.9)인 사람에 비해 만성 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2.5배 높았다.

◇상태에 따라 음식의 종류를 바꾼다=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김영훈 교수는 “콩팥병 1, 2기 때는 채소·과일을 즐겨 먹는 등 평소처럼 식사하되 저염식을 해야 한다”며 “소금 섭취를 줄여야 고혈압을 예방하고 콩팥의 부담(소금을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을 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기 이후의 환자는 콩팥에 부담이 되는 고단백·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인다. 4기 이후의 환자에겐 채소·과일·잡곡밥 등 웰빙 식품이 일빙식품으로 바뀐다.

채소·과일에 풍부하게 든 미네랄인 칼륨은 콩팥 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근육쇠약·부정맥·심장마비 등 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김 교수는 “채소를 물에 오래 담가 두거나 익혀 먹으면 칼륨 함량이 30% 이상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콩팥이 고장난 상태에선 옥수수 수염차나 늙은 호박 등 민간요법도 해로울 수 있다. 칼륨이 많이 들어있어서다. 물도 양껏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얼굴이 붓고 혈압이 오르며 심한 경우 숨이 찰 수 있다.

콩팥이 망가지면 인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혈중 인 농도가 상승하면 가려움증·관절통·부종이 나타나고 골절을 입기 쉽다. 심한 콩팥병 환자에게 인이 많이 든 잡곡밥 대신 흰쌀밥을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만성 콩팥병의 증상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식욕이 떨어진다
▶잠이 잘 안 온다
▶밤에 쥐가 잘 난다
▶발과 발목이 붓는다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하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소변을 자주 보고 특히 밤에 요의가 심하다 

채소의 칼륨을 줄이는 법
▶ 푸른 잎 채소·호박·버섯 등은 껍질이나 줄기에 칼륨이 많으므로 껍질을 벗기거나 잎을 먹는다
▶ 채소를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여러 번 물로 헹군다
▶채소를 물에 5분간 끓인다
▶채소를 삶은 물은 버린다 
▶생활 속에서 인 섭취를 줄이는 법
▶ 간식으로 사탕·꿀 등 단순당을 먹는다
▶잡곡밥 대신 쌀밥을 먹는다
▶ 참외·토마토·바나나·키위의 섭취를 삼간다
▶ 쇠뼈를 곤 곰탕·설렁탕의 섭취를 피한다
▶유제품 특히 치즈의 섭취를 피한다

자료:대한신장학회

※대한신장학회는 10∼16일을 ‘콩팥 건강 주간’으로 선포했다. 또 이달 말까지 전국 71개 종합병원에서 만성 콩팥병 무료검진과 공개강좌를 실시한다. 대한신장학회 사무국(02-3486-8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