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의 질이 시간보다 중요
▽신원철=수면학회의 홈페이지에 글을 띄우는 사람의 90%가량이 중고교생이다. 이들은 도대체 몇 시간이나 자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한다. 5시간 이하를 자도 다음 날 졸지 않는 사람이 1, 2% 정도 있다. 10시간 이상 자야 다음 날 졸지 않는 사람은 3% 정도다. 대부분(95%)은 7, 8시간 정도는 자야 다음 날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신홍범=수면을 시간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곤란하다. 수면의 질이 시간보다 중요하다. 밤에 얼마나 자주 깨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주 깬다면 수면의 질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신원철=자다가 한 번 이상 깨면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거나 수면 질환이 있다고 봐야 한다. 잠을 자면 몸의 활동이 멈춰 소변의 양이 적어진다. 보통 자기 전에 소변을 보면 다음 날 깰 때까지 소변을 안 보는 게 정상이다. 많은 사람이 소변 때문에 잠을 깬다고 한다. 이는 소변이 아닌 수면을 방해하는 다른 요소 때문이다. 중간에 깼을 때 소변 양이 많다면 몸이 활동을 계속 했다는 걸 뜻한다. 제대로 잠을 못 잤다는 의미다. 잠을 잘 때 일정 시간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잠을 자지만 거의 깨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상훈=역시 수면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신원철=수면 시간의 적정도를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2가지 있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잠자리에 든 뒤 원래 깨는 시간에 깨서 졸리면 더 자면 된다. 다음 날에도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서 안 졸릴 때까지 자는 걸 되풀이해서 잔 시간을 계산하면 자신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 놓고 자는 시간을 매일 15분이나 30분씩 당겨 보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밤에 잘 때 한 번, 아침에 깨고 나서 8시간 후에 한 번 등 하루에 두 번 졸음을 느낀다. 몇 시에 잠들었을 때 낮에 가장 덜 졸리는지 체크하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훈=잠자리에 들면 10∼15분 정도 있다가 잠이 들어야 정상인데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거나,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이 마르고 머리가 아프거나 낮에 계속 졸리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다고 봐야 한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아 깼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자신이 수면무호흡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신홍범=병원을 찾는 코골이 환자들은 보통 “잠자는 데는 문제가 없고 코를 좀 골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 코골이, 수면무호흡 동반 땐 당뇨-뇌중풍까지
▽이상훈=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에는 코골이가 동반된다. 코골이라는 명칭과 달리 대부분의 코골이는 코의 문제가 아니다. 코 고는 사람 중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코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15% 미만이다. 대부분은 목젖 연구개 혀뿌리가 늘어지고 커져서 기도가 좁아져 코를 곤다.
▽신원철=코를 고는 건 목젖 때문만은 아닌데 코골이 수술을 하면 대부분 목젖만 잘라 준다.
▽이상훈=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코골이 수술을 많이 한다.
▽신홍범=코골이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수면다원검사로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지를 살피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방법을 정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검사하자고 하면 그냥 수술하자고 해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다. 수면다원검사는 비용이 50만∼70만 원으로 비싸고 하루 밤을 자야 해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일반인뿐 아니라 일부 의사도 코골이에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 것을 모른다. 수면무호흡증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등을 일으킨다는 점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실시해야 하는 수면다원검사도 아직은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이상훈=우리나라에서는 코골이가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의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신원철=코골이 수술을 하면 좋아질 것으로 판단돼 수술을 해도 증상이 호전되는 사람은 55∼65% 정도다. 그런데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수술을 많이 하다 보니 수술 이후 호전되는 사람은 30∼40% 수준에 머문다.
▽이상훈=좀 더 비판적으로 보면 25% 수준이다.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같은 수술을 두세 번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골이가 심하지 않고, 마른 체형이고, 혀뿌리가 너무 크지 않으며, 목젖이나 편도에만 문제가 있는 사람은 수술 후 경과가 좋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열에 한두 명 정도밖에 안 된다.
▽신원철=코골이 수술을 한 지 6개월이 지난 사람 100명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더니 70%가 재발했다.
▽신홍범=체중이 늘면서 수면무호흡증이 생긴 사람이 있다. 운동을 해서 체중을 10% 정도 줄이면 수면무호흡 지수가 30∼40% 정도 떨어진다.
▽신원철=고혈압이 있는 사람의 50∼60%에서 수면무호흡 증세가 나타나고, 당뇨가 있는 사람도 비슷한 수치로 수면무호흡 증세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훈=요즘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대세는 호흡보조기인 양압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양압기를 착용하고 잠을 자면 산소마스크를 쓴 것처럼 호흡에 도움이 된다. 양압기는 150만∼200만 원 정도 한다.
○ 무호흡증 환자 옆으로 자면 좋아
▽신홍범=잠을 편안히 자기 위한 특별한 자세는 없다. 조사를 해 보면 계속 자세를 바꾸면서 잔다. 한 자세로 계속 자기가 쉽지 않다. 잠들 때 자세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기도가 열려야 하기 때문에 옆으로 자는 게 좋다. 하지만 계속 옆으로 잘 수는 없고 자다 보면 자세가 바뀐다.
▽이상훈=코골이가 심한 사람이 취해서는 안 되는 자세는 있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이다. 기도를 완벽하게 막는 자세다.
▽신홍범=꿈을 많이 꾸는 건 깊은 잠을 못 잤기 때문이다. 누구나 꿈은 꾸지만 기억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꿈을 꾸고 바로 깨면 꿈을 기억한다. 꿈을 많이 꾼다는 건 밤에 자주 깬다는 뜻이다. 수면 장애가 있다는 의미다.
▽신원철=깊은 잠을 들게 하는데 방해 요소가 있으면 얕은 잠을 자게 된다.
▽신홍범=아이들은 잠을 자다가 눈을 감은 채 10분 이상 울기도 한다. 낮에 육체적으로 피곤하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런 경우가 있다. 중학생이 되면 대개는 없어지는 현상이지만 청소년이 되어서도 나타나면 병적인 문제다. 영유아들이 잠을 자면서 많이 움직이면 똑똑한 애다.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많다면 지능이 높다는 뜻이다. 쾌적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최적의 습도와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
▽이상훈=침실 습도를 40% 정도 유지하면 코가 마르지 않는다.
▽신홍범=최적의 침실 온도는 18∼22도다.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음이온 상품이 많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의학적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없다.
▽신원철=자고 깨는 것을 관장하는 통제소라고 할 수 있는 생체시계를 가장 강력하게 관장하는 게 빛이다. 잘 때는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강한 불빛이 오면 중단이 된다. 불을 켜 놓고 잤을 때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불빛이 잠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신홍범=불을 끄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작은 불을 켜 주는 건 필요하다.
▽신원철=조도가 낮은 조명은 잠들기 전에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을 없애 잠이 잘 들도록 도와준다. 잠들고 나서는 꺼 주는 게 좋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당뇨조절 > 醫藥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슐린, 장수의 비밀을 푸는 열쇠 (0) | 2008.02.17 |
---|---|
흡연, 당뇨병 위험 44~61% ↑ (0) | 2007.12.12 |
제1형당뇨병 관련 새 유전자 발견 (0) | 2007.11.15 |
당뇨 치료 신약 후보 물질 개발 (0) | 2007.11.02 |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발견’ (0) | 2007.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