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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되었다면 술 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淸潭 2024. 12. 14. 14:27

대통령이 되었다면 술 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정미경 기자2024. 12. 14. 12:00
‘부어라 마셔라’ 송년회 시즌
필름 끊기도록 마시다가 딸 생각에 칼같이 끊은 대통령
술고래 리더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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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엔 총회 만찬에서 다이어트 콕으로 건배한 뒤 마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Gobble til you wobble.”
(쓰러질 때까지 마시자)
 
연말입니다. 송년회 시즌입니다. 미국 회사의 송년 파티에서 직장인들은 이런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gobble’(가블)은 칠면조가 우는 소리입니다. 미친 듯이 먹거나 마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wobble’(와블)은 위태롭게 걷는 것을 말합니다. ‘쓰러질 때까지 달려보자’라는 뜻입니다. 반어법입니다. ‘정도껏 마시자’라는 뜻입니다. “Drink responsibly.”(책임감 있게 마시자)

이런 농담이 필요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벌건 얼굴, 욱하는 성격, 횡설수설 대화 스타일을 보면 술을 엄청 잘 마실 것 같은데 입에도 못 댑니다. 태어나서 한 방울도 마신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합니다. 술 마실 일이 있으면 다이어트 콕을 마십니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을 가리켜 ‘teetotaler’(티토들러)라고 합니다. ‘tee’는 ‘temperance’(금주)의 앞글자입니다. ‘totaler’는 ‘total’을 의인화한 것으로 ‘완전체’라는 뜻입니다. 완벽한 금주가를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형 프레드가 43세 나이에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이런 가족력 때문에 자신에게 알코올 중독 유전자가 있다고 믿습니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제어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한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Can you imagine if I had a drink? What a mess I’d be?” I’d be the world’s worst.”(내가 술을 마시면 어떨 것 같나? 얼마나 엉망이 되겠는가? 최악의 주정꾼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조 바이든, 지미 카터 대통령 등이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주 파는 소수이고, 대부분의 미국 대통령들은 술을 잘 마셨습니다. 술은 정도껏 마시면 되지만 필름이 끊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마시면 안 됩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heavy drinker’(술꾼)라고 합니다. 유명한 헤비 드링커 대통령을 알아봤습니다.

예일대 시절 파티에서 술을 마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오른쪽 동그라미 안).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 홈페이지
 
Fatherhood meant sobriety from 1986 on.”
(1986년 이후 아버지라는 책임감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의미했다)
 
최고의 술고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입니다. 20∼30대 때 많이 마시다가 40세 때 딱 끊었습니다. 젊은 시절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아들이었습니다. 예일대 시절 공부보다 파티에 주력했습니다. 성적표에는 ’C’가 수두룩했고, 평균 성적은 77점. 졸업 후 석유회사에 취직하고 결혼해서도 방탕한 생활은 계속됐습니다. 1977년 30세 때 케네벙크 포트 가족 별장 부근에서 음주운전으로 걸려 운전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이 음주운전 경력은 나중에 대선 도전 때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서전에서 당시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Can you remember the last day you didn’t have a drink?”(마지막으로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언제인지 기억하는가). 항상 술에 절어 살았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1986년 부통령 아들 시절 술을 끊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에게 주정을 부린 것이 기사화됐습니다. 당시 폭언 내용입니다. “You fucking son of a bitch. I saw what you wrote. We‘re not going to forget this.”(이 개자식. 당신이 쓴 기사 봤어. 잊지 않겠어). 더 수치스러운 사건은 가족 파티에서 벌어졌습니다. 술에 취한 채 아버지 친구 부부에게 음담패설 질문을 던졌습니다. “So, what is sex like after fifty?”(50세 이후 섹스는 기분이 어때요)

분위기가 싸해 지면서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습니다. 다섯 살짜리 쌍둥이 딸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두 딸의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려면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 다음에 ’on’이 오면 ‘이후 줄곧’이라는 뜻입니다. ‘from now on’은 ‘지금부터 줄곧’입니다. 그다음 날로 끊었습니다. 중독치료센터나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독하게 끊었습니다. 단번에 중독을 끊는 것을 ‘go cold turkey’라고 합니다. 개척시대에 백인과 인디언 원주민이 칠면조 고기와 까마귀 고기를 나눠 먹었습니다. 백인이 더 맛있는 칠면조 고기를 먹겠다고 차갑게 말한 데서 ‘cold turkey’가 유래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 술을 마실 기회가 많지만 언제나 조심한다고 합니다.

링컨 컨버터블을 타고 술을 마시기를 좋아했던 린든 존슨 대통령(왼쪽).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I should remain fully in control of my faculties.”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텍사스 출신들이 술을 잘 마십니다. 남성성을 강조하는 텍사스의 기질 때문입니다. 텍사스 시골 출신의 린든 존슨 대통령은 케네디 암살로 부통령에서 갑자기 대통령이 된 케이스입니다. 케네디와 비교된다는 중압감을 술로 달랬습니다. 좋아하는 술은 커티삭 위스키. 탄산수에 섞는 스카치 앤 소다를 즐겼습니다.

기자들 앞에서 음주운전을 할 정도였습니다. 취임 후 첫 휴가 때 백악관 기자단을 텍사스 목장에 초대했습니다. 링컨 컨버터블에 기자들을 태우고 목장 투어에 나섰습니다. 그의 손에 흰색 스티로폼 컵이 들려있었습니다. 물인 줄 알았지만 술이었습니다. 술을 마시며 넓은 목장을 곡예 운전을 했습니다. 기자들이 놀라자 속도 계기판을 모자로 가렸습니다. 다음날 백악관 대변인은 잡아뗐습니다. “The President didn’t exceed Texas’ 70 mph speed limit.”(대통령은 텍사스 규정 속도인 시속 70마일을 넘지 않았다). 문제는 음주운전인데 속도위반으로 주의를 돌리려 한 것입니다.

존슨 대통령의 과도한 음주는 워싱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술에 관대한 문화였기 때문에 언론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경호원들에게 술 시중까지 들게 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술이 떨어지면 창문 밖으로 컵을 흔들었습니다. 뒤따르던 경호원이 컵을 회수해 경호 차량으로 가서 술을 리필해 왔습니다. 경호 차량에는 아예 바가 꾸며져 있었습니다. 임기 후반에 베트남전이 가열되자 술을 끊었습니다. ‘faculty’(패컬티)는 대학 학부, 교수진이라는 뜻 외에 능력, 특히 정신적 능력을 말하기도 합니다. 능력을 밀할 때는 복수 ‘faculties’로 복수를 씁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가리켜 미국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Biden isn’t in full control of his faculties.”

1972년 중국 방문 때 건배하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When I talked to the President he was loaded.”
(대통령과 얘기했을 때 술에 취해 있었다)
 
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 리처드 닉슨 대통령입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때 백악관에 틀어박혀 술에 취해 횡설수설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가문과 학벌 콤플렉스가 심했습니다. 피해망상을 술로 달랬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술에 취해 잠드는 드는 날이 많았습니다. “Houston, we have a problem”(휴스턴 본부, 문제가 발생했다)으로 유명한 아폴로 13호가 지구로 무사 귀환했을 때 보좌관이 이 소식을 전하려고 집무실에 들어가자 닉슨 대통령은 술에 취해 쿨쿨 자고 있었습니다.

제4차 중동전쟁, 즉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술 때문에 대응이 늦었습니다. 영국 총리는 긴급 통화를 원했지만, 닉슨 대통령은 술에 곯아떨어져 있었습니다. 집무실 앞에서 부하들의 대화 내용입니다. 대통령의 술 때문에 겪는 부하들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깨워도 되겠냐는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국가안보 부보좌관의 질문에 헨리 키신저 보좌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까 자신과 얘기했을 때 이미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깨운다고 해도 대화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load’는 ‘짐을 적재하다’ ‘총을 장전하다’ 등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be loaded’는 술에 취했다는 뜻입니다.

닉슨 대통령이 자주 술에 곯아떨어진 것은 수면제와 함께 복용했기 때문입니다. 불면증 때문에 술과 수면제를 함께 복용할 때가 많았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근본적인 문제를 술이 아니라 약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닉슨의 정신적 지주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The president’s sins should be blamed on the demon-power of sleeping pills.”(대통령의 죄는 수면제의 악마와 같은 힘 탓이다)

명언의 품격

일본의 진주만 공습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왼쪽)와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오른쪽).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술꾼 지도자는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윈스턴 처칠 총리입니다. 안락의자에 몸을 묻고 시가를 피우며 술잔을 기울이는 처칠의 이미지는 유명합니다. 주량은 하루 750mL 정도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언제나 술을 마셨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시간대에 따라 좋아하는 술의 종류가 달랐습니다. 아침에는 스카치 앤 소다, 점심에는 샴페인, 저녁에는 와인, 이른 밤에는 코냑, 늦은 밤에는 위스키를 마셨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도 확실해 위스키는 조니워커 레드 또는 블랙 라벨, 샴페인은 폴 로저를 즐겼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술친구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을 붙잡고 새벽 2, 3시까지 술을 마셔 엘리너 루즈벨트 여사를 화나게 했습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엿새 후 처칠 총리가 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러 왔습니다. 백악관을 짐을 푼 그의 첫 마디입니다. 전쟁 협력 발언을 기대했던 미국 관리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습니다.

 
I must have a tumbler of sherry in my room before breakfast. A couple of glasses of scotch and soda before lunch and French champagne, and 90-year-old brandy before I go to sleep at night.”
(셰리주를 담은 텀블러를 아침 식사 전에 내 방에 갖다 달라. 점심 전에 스카치 앤 소다 두 잔 마셔야 하고, 프랑스산 샴페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 90년 된 브랜디를 준비해 달라)
 
처칠 총리 같은 사람을 가리켜 ‘high-functioning alcoholic’(고기능 중독자)이라고 합니다. 중독자 대부분이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으로 훌륭하게 기능을 수행하는 중독자들도 있습니다. 처칠 총리는 술을 많이 마셨지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적인 명연설을 만들어냈고,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게다가 90세까지 장수했습니다.

처칠 총리는 술꾼에게 자제력(self-control)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술은 개인의 취향이라 마시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가 정한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술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일생의 자부심으로 여겼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I have taken more out of alcohol than it has taken out of me.”(술이 나로부터 얻은 것보다 내가 술로부터 얻은 것이 많다)

실전 보케 36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마러라고 리조트 행사에서 만난 모습.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관세 25%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은 깜짝 놀라 트럼프 대통령이 사는 마러라고 리조트로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에게는 !00% 관세를 위협했습니다. 브릭스가 달러의 위상에 도전하는 새로운 통화 시스템을 만든다면 미국에 물건을 팔 때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They can go find another ‘sucker!’”
(다른 멍청이를 찾아봐라)
 
‘suck’(썩)은 빨아들인다는 뜻입니다. 나쁜 기운을 빨아들인다는 의미의 욕입니다. 상대가 실망스러운 행동을 한다면? “You suck!”(너 그러면 안 돼)이라고 쏘아붙입니다. 내 인생이 안 풀린다면? “My life sucks”라고 한탄합니다. ‘suck up’도 많이 씁니다. 위를 향해(up) 빠는 것(suck)이므로 아첨한다는 뜻입니다. “He’s a suck-up to the boss.”(그는 상사에게 알랑대는 아첨꾼이다)

‘sucker’는 나쁜 기운을 빨아들이는 사람이니까 멍청이를 말합니다. 미국은 이제 만만한 상대가 아니므로 다른 멍청한 나라를 찾아보라는 경고입니다. ‘sucker’가 멍청하다는 나쁜 뜻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뒤에 ‘for’가 오면 ‘너무 좋아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을 말합니다. “I’m a sucker for musicals.”(나는 뮤지컬이라면 사족을 못 써)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4월 25일 소개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되면서 양국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1948년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났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미국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알아봤습니다.

▶2018년 4월 25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425/89777514/1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웃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가까워지면서 미 정가가 시끌시끌합니다. 회담을 전망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대화에는 열기로 가득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바라보는 미 정가 사람들의 말말말. 감상하세요.
 
He’s gonna sell the store.”
(그는 모든 것을 양보할 기세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 좌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담 성공에 목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가게까지 팔아서 김정은에게 선물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sell the store’는 거덜 날 정도로 다 퍼주는 것을 말합니다.
 
Not a peep!”
(아무 불평 없네)
 
북-미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북한이 미국에 퍼붓던 악담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WP 인터뷰에서 북한의 민첩한 태도 변화가 놀라운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peep’(핍)은 살짝 시선을 주거나 작은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으로부터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He is stealing pages from his daddy’s book.”
(그는 아버지 책에서 몇 페이지를 훔치고 있다)
 
김정은이 미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0년대 초 북-미 대화 때 비슷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김정은은 아버지를 따라 하고 있습니다. “He’s following in his father’s footsteps”(그는 아버지를 따라 하고 있다). 무난한 표현입니다. 이상윤 터프츠대 플레처 학교 교수는 ‘steal’(훔친다)이라는 단어를 써서 더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He is in a rude awakening.”
(그는 달갑지 않은 현실을 직면할 것이다)
 
진리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NPR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김정은이 회담에 나와 “그래, 핵무기 포기할게”라고 말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짢은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rude’(무례한)와 ‘awakening’(자각)이 결합해 반갑지 않은 현실과 맞닥뜨린다는 것입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