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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夕 (칠석)〔又記故事成長篇〕 또 고사를 적어 장편시를 지었다.

淸潭 2019. 11. 27. 10:38

칠석〔又記故事成長篇〕 또 고사를 적어 장편시를 지었다.

    
교교한 은하수 쏟아질 듯 맑고 / 皎皎河漢淸欲瀉
무성한 요초는 푸르러 탐스럽다 / 離離瑤草綠堪把
은하 서쪽에서 견우성이 삼성과 나오고 / 河西牽牛參俱出
은하 동쪽에서 직녀성이 저성 아래 뜨네 / 河東織女氐之下
유유한 강물에 가로막혀 서로 멀리 바라보니 / 一水脉脉遙相望
그 언제 적 벌을 받아 두 곳으로 나뉘었나 / 被譴何年兩分張
일 년에 한 번 만나라는 은혜가 감사하니 / 一年一度恩命侈
칠월 칠일이 아름다운 기약 그날이로다 / 七月七日佳期當
난새의 단선 펼쳐질 때 용봉이 수레 끌고 / 鸞扇開時龍鳳駕
무지개다리 선 곳에 까마귀 까치 바쁘다 / 虹橋成處烏鵲忙
바람은 백화향에 불고 달은 구미를 비추는데 / 風吹百和月九微
일곱 번 베틀에 올랐으나 비단 짜지 못했네 / 跂彼七襄不成章
세거우 개자 오동잎이 바람에 나부끼어 / 洗車雨晴桐葉飄
살랑이는 영명한 기운 이 날에 아름답네 / 翕歘靈氣玆辰良
구만리 창천에 이런 일 있는지 없는지 / 九萬層空事有無
사람들 올려보며 신기한 별빛 엿보네
/ 世人瞻仰候神光
술과 고기로 비는 것은 뛰어노는 아이들이요 / 酒炙祈請走兒童
바늘과 실로 기원하는 건 어여쁜 처녀들이라 / 針線拜乞紛女娘
비단으로 수를 놓은 누각은 높이가 백장이요 / 錦綵結樓高百丈
고운 노래 하늘에 퍼지니 맑은 상음 울리네
/ 妙曲通宵動淸商
마당에 마갈락을 깔아놓고 / 庭中鋪得磨喝樂
꽃과 과일과 성찬을 향기롭게 차렸네 / 花果餰餌羅馨香
달빛 아래 바늘 꿰어 기묘한 솜씨 자랑하고 / 銀針穿月誇奇巧
거미가 참외에 줄을 쳐서 상서로움 알리네 / 蟢子網瓜報吉祥
민가나 궁궐이나 풍속이 똑같고 / 白屋公宮習俗均
옥사니 금섭은 상상이 황당하네 / 玉梭金鑷想荒唐
고금에 이 일을 누가 진짜 보았기에 / 此事終古孰眞見
시인과 문사가 이토록 자세히 기록했나 / 詩人文士記頗詳
두보는 여기에 빗대 시집 못간 처녀 풍자하고 / 杜老托諷女未嫁
유종원은 모난 마음 둥글어지길 기원했지 / 柳子發願圓鑿方
견우성과 직녀성이 각각 헤어졌다가 / 河鼓天孫各分躔
다시 만나는 시기가 하필 늘 가을일까 / 會合何必秋爲常
선가에선 이날 신이한 일 많았으니 / 仙家是日多靈異
떼배 타고 하수의 근원 찾은 일뿐 아니네 / 不獨槎上尋源使
자진은 백학 타고 구산에서 생황 불었으며 / 子晉白鶴緱山笙
왕모의 파랑새가 승화전의 추녀에 앉았네 / 王母靑鳥承華觶
방평이 또한 오색의 용을 채찍질하고 가서 / 方平亦鞭五色龍
채경의 집에서 마고를 불러 함께 놀았다네 / 蔡經家中麻姑戱
호쾌한 선비 재주 있음을 자부하고는 / 豪士有才輒自負
세상을 오시하며 부끄러운 줄 몰랐네 / 傲弄塵世曾不愧
학륭은 배 드러내고 경전을 쬐었으며 / 郝隆便腹曝經笥
완함은 장대 끝에 쇠코잠방이 말렸네 / 阮咸長竿曬犢鼻
풍속 면치 못했지만 또한 탈속한 것이니 / 未能免俗亦脫俗
속인들이 보면 응당 침을 뱉겠지 / 俗人見之應唾棄
흰 기운 혁혁하고 아름답게 둥실둥실 / 白氣奕奕粧亭亭
붉은 치마 붉은 깃발로 누구의 집에 임하나 / 朱裳絳節臨誰庭
장생전 안에서 이별의 눈물 웃었고 / 長生殿裏笑別淚
채주의 자리에서 유성에 홀렸네 / 蔡州筵中幻流星
한당의 고사들은 비속하고 자잘하니 / 漢唐遺事揔鄙碎
화려하고 간들거리는 소인의 모습이라 / 曳月揚風小人態
장뢰 왕건 나은 이상은 기교만 부려 / 張王羅李詞徒巧
말의 조리 순순한 매옹만 못하다네 / 未若梅翁言不悖
군신과 부부는 이치가 한 가지라 / 君臣夫婦同一理
장부가 어긋남에 감개가 많아라
/ 丈夫齟齬多感慨

[주-D001] 칠석 : 
53세에 지은 작품이다. 장편 칠언고시이다. 앞의 네 구는 상성 마(馬) 운을 써서 견우성과 직녀성이 뜨는 장면을 노래하였다. 이어 평성 당(唐) 운으로 환운하여 칠석의 세시풍속과 관련된 중국의 고사를 망라하였다. 다시 상성 지(止) 운으로 환운하여 신선술과 관련된 고사를 망라하였고, 거성 지(至) 운으로 환운하여 고사(高士)와 관련된 고사를 망라하였다. 평성 청(靑) 운으로 환운하여, 걸교 고사를 통해 자신에게 훌륭한 문장력을 내리길 은근히 빌었고, 마지막으로 거성 대(隊) 운을 써서 울울한 자신의 회포를 진술하면서 끝맺고 있다.
[주-D002] 삼성(參星) : 
28수(宿) 중 서방칠수(東方七宿)의 마지막 별자리로 서남방에 뜬다. 서양 별자리의 오리온 좌(座)에 속한 남쪽의 세 개의 별과 그 부근의 별들을 가리킨다. 마치 쟁기의 형상과 비슷하여 일명 여성(犂星)이라고도 한다.
[주-D003] 저성(氐星) : 
동방칠수(東方七宿) 중 세 번째 자리의 별자리이다. 서양 별자리의 천칭 좌에 속한다.
[주-D004] 난새의 …… 끌고 : 
난새의 단선은 직녀의 얼굴을 가린 비단 부채이고, 용봉의 수레는 견우가 몰고 온 수레이다. 곧 난선(鸞扇)은 직녀성을, 용봉가(龍鳳駕)는 견우성을 상징한다. 이상은(李商隱)의 시 〈칠석〉에 “난선이 기울고 봉황 장막 펼쳐지니, 은하수 다리 가로질러 흐르고 까치가 날아드네.〔鸞扇斜分鳳幄開 星橋橫過鵲飛回〕”라고 읊었다.
[주-D005] 바람은 …… 비추는데 : 
하손의 시 〈칠석〉에 “달은 구미화를 비추고, 바람은 백화향을 실어오네.〔月映九微火 風吹百和香〕”라고 읊은 것을 인용한 표현이다. 구미는 많은 등불을 화려하게 단 등불의 일종으로, 구미화 또는 구미등이라고도 한다. 백화향은 온갖 향료를 섞어 만든 향이다.
[주-D006] 일곱 …… 못했네 : 
《시경(詩經)》 〈대동(大東)〉에 직녀성을 노래하여 “발돋움하는 저 직녀는, 온종일 일곱 번 베틀에 오르네. 일곱 번 올랐으나, 내게 바칠 문장을 못 이루도다.〔跂彼織女 終日七襄 雖則七襄 不成報章〕” 하였다.
[주-D007] 세거우(洗車雨) : 
견우(牽牛)가 직녀(織女)를 만나기 위해 타고 가는 수레를 씻는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칠석 하루 전에 내리는 비를 세거우(洗車雨)라고도 한다.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의 시 〈칠석(七夕)〉에 “구름 계단 달 위에서 한 번 만남이란, 한 해 쌓인 이별 한을 풀기에 부족하네. 가장 한스러워라 내일 아침 세거우 내려, 발길 돌려 은하를 건너지 못하게 함이로다.〔雲階月地一相過 未抵經年別恨多 最恨明朝洗車雨 不敎回脚渡天河〕”라고 하였다.
[주-D008] 구만리 …… 엿보네 : 
이 구절은 두보의 시 〈견우직녀〉에 “신이한 별빛은 끝내 기다리기 어려우니, 이 일은 종당에 흐릿하네.〔神光竟難候 此事終蒙朧〕”라고 한 것을 변용한 표현이다.
[주-D009] 술과 …… 아이들이요 : 
걸교(乞巧)의 풍속은 여자들에게 있는 것만 아니라, 취학 연령의 아동들 또한 술과 고기를 차려놓고 자신의 문장 솜씨를 기원하였다. 《東京夢華錄》
[주-D010] 바늘과 …… 처녀들이라 : 
젊은 처녀들은 이날 단장을 하고, 바늘과 실을 차려놓고 직녀성에 절을 하며 자신의 바느질 솜씨가 좋게 해달라고 기원하였다. 한편 《형초세시기》에서는 “칠석에 부인들이 오색실을 칠공침에 꿰어 놓고, 마당에 과일을 진설하여 바느질솜씨를 빌었다.”라고 하기도 하였다.
[주-D011] 비단으로 …… 울리네 : 
중국에서는 칠석날 궁중(宮中)에서 비단으로 높다란 누각을 결성(結成)하여 과일과 술과 안주를 진설해서 견우와 직녀 두 별에게 제사를 올린다. 비빈(妃嬪)들은 각각 달을 향하여 구멍이 아홉 개인 구공침에 오색실을 꿰는데, 그 실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바느질 솜씨가 늘 조짐으로 여겼다. 또 이때 채색 비단으로 치장한 누각에서 〈청상곡(淸商曲)〉을 연주하여 밤새도록 연락(宴樂)을 즐겼는데, 이 누각을 걸교루(乞巧樓)라 일렀다고 한다. 《開元天寶遺事》
[주-D012] 마갈락(磨喝樂) : 
마합라(磨合羅)라고도 한다. 범어 ‘mahoraga’의 음차로, 불교의 팔부중신(八部衆神)의 하나인 마후라가(摩睺羅迦)이다. 사람 머리에 뱀의 형상을 한 신으로 땅을 기어 다니며 지하의 모든 요괴를 제압하고, 음악을 관장한다. 이 신은 여성성의 신이다. 마후라가가 중국으로 건너오면서 직녀의 화신으로 변형되어, 송나라와 원나라 때에는 칠석날 걸교제를 지낼 때에 이신의 형상을 본떠 만든 인형을 마당에 진설하고 제사를 올린 풍습이 유행하였다고 한다. 뒤에는 팔부중신의 형상을 모두 인형으로 만들고, 그것을 통칭 마갈락으로 불렀다.
그림7 마갈락(磨喝樂)

삽화 새창열기

[주-D013] 꽃과 …… 차렸네 : 
유종원의 〈걸교문〉에 “요리는 향기롭고, 과일은 펼쳐졌네.〔餰餌馨香 蔬果交羅〕”라고 한 구절을 인용한 표현이다. 《柳河東集 卷18 乞巧文》
[주-D014] 달빛 …… 자랑하고 : 
중국에서는 칠석날 궁중(宮中)에서 비단으로 높다란 누각을 결성(結成)하여 과일과 술과 안주를 진설해서 견우와 직녀 두 별에게 제사를 올린다. 비빈(妃嬪)들은 각각 달을 향하여 구멍이 아홉 개인 구공침에 오색실을 꿰는데, 그 실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바느질 솜씨가 늘 조짐으로 여겼다. 또 이때 채색 비단으로 치장한 누각에서 〈청상곡(淸商曲)〉을 연주하여 밤새도록 연락(宴樂)을 즐겼는데, 이 누각을 걸교루(乞巧樓)라 일렀다고 한다. 《開元天寶遺事》
[주-D015] 거미가 …… 알리네 : 
칠석날 걸교제를 지낼 때, 거미가 차려진 음식 중 참외 위에 거미줄을 치면 반드시 효험이 있다고 믿는 풍습〔有蟢子網於瓜 則以爲符應〕이 있다. 《荊楚歲時記》
[주-D016] 옥사(玉梭)니 금섭(金鑷)은 : 
옥사는 직녀가 들고 있는 베틀 북이고, 금섭은 직녀의 머리를 묶은 머리꾸미개인데, 화섭(花鑷)이라고도 한다. 직녀가 견우를 만나러 은하수에 왔을 때 옥사를 들고 금섭으로 머리를 장식했다는 의미이다. 왕건(王建)의 〈궁사(宮詞)〉에 “옥사와 금섭 차림으로 무지개다리에 섰어라.〔玉梭金鑷采橋頭〕” 하였다.
[주-D017] 두보는 …… 풍자하고 : 
두보는 〈견우와 직녀〔牽牛織女〕〉에서 “슬프다 그대 시집 못간 처녀여, 마음이 울울하여 시름하는구나. 몸가짐을 언제나 법대로 하고, 베짜기에 온 힘을 기울였으니, 시부모 모실 길은 없지만 어찌 베짜기에 어두울까.〔嗟汝未嫁女 秉心鬱忡忡 防身動如律 竭力機杼中 雖無舅姑事 敢昧織作功〕”라고 읊어, 가난 때문에 시집을 가지 못한 처녀를 위로하고 위정자들의 실정을 풍자하였다.
[주-D018] 유종원은 …… 기원했지 : 
유종원이 칠석날에 여인들이 바느질 솜씨를 기원하는 풍속을 흉내 내어 〈걸교문(乞巧文)〉을 지었는데, 제목과는 달리 우졸(愚拙)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 글에서 “저의 모난 마음을 깎으사, 곱자로 재어 크게 원만하게 해주소서.〔鑿臣方心 規以大圓〕” 하였다. 《柳河東集 卷18 乞巧文》
[주-D019] 떼배 …… 아니네 : 
한 무제(漢武帝) 때 장건이 사명(使命)을 받들고 서역(西域)에 나갔던 길에 뗏목을 타고 황하(黃河)의 근원을 한없이 거슬러 올라갔다. 어떤 성시(城市)에 이르렀는데 한 여인은 방 안에서 베를 짜고, 한 남자는 소를 끌고 은하(銀河)의 물을 먹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묻자, 그 여인이 지기석(支機石) 하나를 장건에게 주면서 “성도(成都)의 엄군평(嚴君平)에게 가서 물어보라.”라고 하였다. 장건이 돌아와서 엄군평을 찾아가 지기석을 보이자, 엄군평이 말하기를 “이것은 직녀(織女)의 지기석이다. 아무 연월일(年月日)에 객성(客星)이 견우성과 직녀성을 범했는데, 지금 헤아려보니 그때가 바로 이 사람이 은하에 당도한 때였도다.”라고 했다는 전설에서 온 말이다. 《博物志》
[주-D020] 자진(子晉)은 …… 불었으며 : 
자진은 주 영왕(周靈王)의 태자 왕자진(王子晉)이다. 일찍이 생(笙)을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이락(伊洛) 사이에 노닐다가, 신선 부구공(浮丘公)을 만나 선술을 배우고 숭산(崇山)으로 갔다. 그 뒤 30여 년 무렵에 집안사람 환량(桓良)이 숭산으로 찾아가 만나자, 왕자진은 “가족들에게 알려라. 7월 7일에 구씨산(緱氏山)에서 나를 기다리라.”고 하였다. 7월 7일에 구씨산에서 기다리니 과연 왕자진이 백학(白鶴)을 타고 날아와 인사를 하고, 며칠 뒤 다시 백학을 타고 날아갔다고 한다. 《列仙傳》 《藝文類聚 卷4 歲時 七月七日》 구씨산은 하남성(河南省) 언사현(偃師縣) 남쪽-지금의 거우스현〔緱氏縣〕-에 있는 산으로, 구령(緱嶺)이라고도 한다. 초목이 자라지 않고, 금옥이 솟는 샘이 많으며, 꼭대기에는 음학지(飲鶴池)가 있다. 전설에 서왕모(西王母)가 구산에서 수련하며 성을 구씨로 삼았기 때문에 이후로 구씨산이라 한다고 전해진다.
[주-D021] 왕모(王母)의 …… 앉았네 : 
왕모는 서왕모(西王母)이다. 7월 칠석에 서왕모가 한 무제(漢武帝)와 만나려고 약속하였다. 당일에 무제가 승화전(承華殿)에 있는데 갑자기 한 마리의 파랑새가 서쪽에서 날아와 전 앞에 앉았다. 한 무제가 동방삭(東方朔)에게 무슨 새냐고 물으니 “서왕모가 곧 내려올 것이니 술을 준비하여 기다리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밤이 되어 7각이 되자 서왕모가 과연 내려왔다. 《漢武故事》 《藝文類聚 卷4 歲時 七月七日》
[주-D022] 방평(方平)이 …… 가서 : 
방평은 한(漢)나라 때의 신선 왕원(王遠)의 자이다. 채경(蔡經)은 본래 미천한 신분이었는데 왕방평에게 선술을 배워 다시 젊어졌다. 채경이 “7월 7일에 왕방평이 올 것이니, 술 수백 말을 빚어 마시게 하라.” 하였다. 그날이 되자 왕방평이 과연 왔는데, 우거(羽車)에 오룡(五龍)을 매어 타고 왔다. 《太平御覽 卷31 時序 七月七日》 《初學記 卷4 歲時 七月七日》
[주-D023] 채경의 …… 놀았다네 : 
7월 칠석에 채경의 집에 온 왕방평이 선녀(仙女)인 마고(麻姑)를 불렀다. 마고가 그 집에 내려와서 왕방평에게 이르기를 “저번에 우리가 만난 이래로 동해가 세 번이나 뽕밭으로 변한 것을 이미 보았는데, 저번에 봉래에 가 보니까 물이 또 과거에 보았을 때에 비해서 약 반절로 줄어들었으니, 어쩌면 다시 땅으로 변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接侍以來 已見東海三爲桑田 向到蓬萊 水又淺于往者會時略半也 豈將復還爲陵陸乎〕”라고 말하자, 왕방평이 웃으면서 “바다 속에서 또 먼지가 날리게 될 것이라고 성인들이 모두 말하고 있다.〔聖人皆言 海中復揚塵也〕”라고 하였다. 그런데 마고의 손톱이 마치 새 발톱처럼 길쭉길쭉하게 생겼으므로, 채경이 마음속으로 ‘저 손톱으로 가려운 등을 긁으면 매우 좋겠다.’고 생각하였더니, 채경의 이 생각을 알아차린 왕방평이 채경에게 “마고는 선녀인데 네가 감히 그런 생각을 갖느냐.”라고 꾸짖었다 한다. 《神仙傳 王遠, 麻姑》
[주-D024] 학륭은(郝隆) …… 쬐었으며 : 
학륭은 진(晉)나라 때의 고사로, 환온(桓溫)의 남만 참군(南蠻參軍)을 지냈다. 7월 칠석에는 예로부터 포쇄하는 풍속이 있어 책이나 옷가지를 볕에 말리었다. 《사민월령(四民月令)》에서 “7월 7일에 경서(經書)를 내어 말려야 좀이 슬지 않으니, 마땅히 이날에 장서각(藏書閣)에 나아가 문주회(文酒會)를 열고 좁쌀로 쑨 죽을 먹는다.” 한 것에서 그 풍속을 잘 볼 수 있다. 7월 7일에 이웃에서 비단을 내어놓고 볕에 말리자, 학륭은 대낮에 불룩한 배〔便腹〕를 내어놓고 드러누웠다. 누가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나는 내 뱃속에 들어 있는 서책들을 볕에 쬐고 있다.” 하였다고 한다. 《世說新語 排調》 경사(經笥)는 책상자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학륭의 배를 가리킨다.
[주-D025] 완함(阮咸)은 …… 말렸네 : 
위진(魏晉) 시대 완적(阮籍)의 조카로, 둘 다 죽림칠현의 하나이다. 완씨 집안은 북쪽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부호가이고,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청한한 사람들이었다. 7월 7일에 북쪽 집안사람들이 모두 화려한 옷가지를 내어 말리는데, 완함만은 장대 끝에 쇠코잠방이를 걸어 말렸다. 사람들이 괴이하게 여기자 완함은 “아직 시속을 벗어나지 못해 그냥 이렇게 해보는 것이다.” 하였다. 쇠코잠방이는 무릎까지 오는 짧은 잠방이를 말한다. 《晉書 卷49 阮咸傳》 《世說新語 任誕》
[주-D026] 흰 기운 …… 둥실둥실 : 
혁혁한 흰 기운은 은하수를 말하고, 단장하고 둥실둥실 나온 것은 달을 말한다. 명나라 문가(文嘉)의 시 〈칠석〉에 “한밤중 흰 기운 누가 나누어 놓았나.〔中宵白氣雖分辨〕”라고 하였다. 진후주(陳後主)가 칠석에 돋은 달을 두고 “둥실둥실 가을달 밝네.〔亭亭秋月明〕”라 하였고, 명나라 오관(吳寬)은 〈신월(新月)〉이라는 시에서 새로 돋은 달을 두고 “새로 돋은 달이 소녀와 같아, 곱게 저녁 화장 그렸네. 붉은 누대 위에 둥실둥실 떠서, 은하수 옆에 은은해라.〔新月如少女 靜娟凝晚粧 亭亭朱樓上 隱隱銀漢旁〕”라고 읊었다.
[주-D027] 붉은 …… 임하나 : 
유종원의 〈걸교문〉 말미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표현이다. 유종원이 칠석날 저녁, 하늘에 대고 우졸하게 살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깜박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어떤 사람이 푸른 소매에 붉은 치마를 입고 손에는 붉은 부절을 들고〔青袖朱裳 手持絳節〕 내려와서 “그대가 빈 내용은 모두 그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니, 정말로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실천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여기서는 ‘칠석날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내려온 견우와 직녀의 정령이 누구의 집으로 내려가 들어주는가?’ 하는 의미이다.
[주-D028] 장생전(長生殿) …… 웃었고 : 
장생전은 당 현종(唐玄宗)과 양 귀비(楊貴妃)가 7월 7일에 만난 장소이다. 백거이의 〈장한가(長恨歌)〉 말미에 “칠월 칠석 장한전에서 한밤중, 아무도 없이 둘이서만 속살거릴 때, 하늘에선 비익조 되고, 땅에선 연리지 되자셨죠. 장구한 천지도 끝이 있지만, 저의 한은 끝없어 끊어질 기약 없어요.〔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絕期〕”라고 하였다.
[주-D029] 채주(蔡州)의 …… 홀렸네 : 
채주의 정씨(丁氏) 여인이 매년 칠석날이 되면 술과 과일을 차려놓고 바느질 솜씨를 빌었다. 그녀가 꿈속에서 문득 유성이 자리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이튿날 손톱 위에 금사(金梭) 무늬가 생겼다. 이로부터 솜씨가 크게 좋아졌다고 한다. 《秘閣閒話》
[주-D030] 화려하고 간들거리는 : 
칠석 저녁에 여인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서 바느질 솜씨를 비는 모습을 묘사하여, 두보의 시 〈견우와 직녀〉에 “달빛 끌며 미풍에 드날리네.〔曳月揚微風〕”라고 하였는데, 무명자가 이 구절을 변용한 것이다.
[주-D031] 장뢰 …… 이상은 : 
장왕(張王)은 송나라 시인 장뢰(張耒)와 왕우칭(王禹偁)이다. 장뢰는 〈칠석시〉가 유명하고, 왕우칭 역시 〈칠석〉을 비롯한 다수의 시를 읊었다. 나리(羅李)는 당나라 시인 나은(羅隱)과 이상은(李商隱)이다. 나은은 칠석과 관련하여 2수의 시를, 이상은은 매우 많은 시를 남겼다.
[주-D032] 매옹(梅翁) : 
송나라 시인 매요신(梅堯臣)을 말한다. 매요신은 〈칠석유감(七夕有感)〉과 〈촉직(促織)〉 등 칠석과 관련된 다수의 시를 남겼다.
[주-D033] 군신과 …… 많아라 : 
견우와 직녀가 만나지 못하듯이 세상과 어긋나 어진 군주를 만나지 못한 대장부가 많다는 뜻이다. 두보는 〈견우와 직녀〔牽牛織女〕〉라는 시를 지었다. 그 끝 구절에 “모난 자루와 둥근 구멍이 맞지 않듯, 장부 가운데 세상과 맞지 않는 영웅이 많았도다.〔方圓苟齟齬 丈夫多英雄〕”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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