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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전화번호 1004번

淸潭 2018. 8. 28. 10:23

하늘나라 전화번호 1004번 

 


       

        비 온 다음 날 산소에 갔다. 산길을 내려오다가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갔다. 어머니 계신 하늘나라 1004번으로 전화를 건다. 뚜뚜, 뚜뚜 ~♪ ~ 어무잉교? ~ 그래, 누꼬? ~ 어무이 아들, 수야입니더. ~ 오냐 그래, 별일 없제 .. 어무이 목소리에 그만 목이 메이고 만다. ... (훌쩍, 훌쩍 ~) ~ 니 와 그라노? 울고 있나? ~ 아임니더, ~ 그래, 아이들 잘 커제. 내가 맨날 기도한다. 건강하라꼬. ~ 어무이, 죄송합니더, 안부전화를 자주 못 드려서 .. ~ 게안타, 바뿌게 살다보니 그렇제.. ~ 어무이요, 여기는 가뭄이 계속되다가 비가 많이 왔심더. 그곳에도 비가 왔능교? ~ 아니다. 여기는 맨날 봄날이다. 꽃 피고 새가 울고 좋다. ~ 어무이, 동전이 없어서 그만 끊어야겠심뎌. ~ 그래, 삼복에 더위 묵지 말고 아프지 말거라. ~ 예 , 어무이도 건강하시이소. 아부지한테도 안부 전해 주이소. ~ 오냐 그래, 우짜든지 건강하게 열심히 살거래이. ~ 예, 어무이 .. 편안하시이소. 뚜뚜, 뚜뚜 ~! 산을 내려오는 동안 내내 울었다. 닦아도 닦아도 흐르는 눈물 .. 하늘나라에서도 이 못난 청개구리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음성에 가슴이 울컥울컥 한다. 어무이요, 사랑합니다. 하늘만큼 , 땅만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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