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유무有無

淸潭 2018. 3. 4. 20:45

유무有無

 

어떤 이는 말하기를, 사람이 난다는 것은 없던 것이 홀연히 있게 되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있던 것이 갑자기 없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혹은 있다고 하고 혹은 없다고 하며, 오래되면 장차 민멸泯滅한다고 한다.
이것은 다 정식情識의 망령된 추측이고 무생無生의 이치를 모르는 일이다.

홀연히 꿈을 꾸고 홀연히 깨곤 한다.
그러니 능히 꿈을 꾸기도 하고 능히 깨기도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꿈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러니 능히 혹 꿈을 꿀 수도 있고,
혹 꿈을 꾸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고 사는 것은 큰 꿈이다.
깨고 잠자고 하는 것은 작은 꿈이다.
그 작은 꿈은 큰 꿈에 따라 있게도 되고 없게도 되곤 한다.
그리고 큰 꿈은 꿈 아닌 것에 의지하여 숨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或曰生者自無而忽有 死者自有而忽無 曰或有或無 曰久且泯滅
是皆情識妄度 不知無生之理也 忽夢忽覺 而知其有能夢能覺者
有夢無夢 而知其有或夢或有夢者 死生大夢 寤寐小夢
夫小夢依於大夢而有無 大夢依於非夢而陰現


천지만물은 원래 나지도 않고 민멸하지도 않는 것이다.

그렇건만 사람들은 나는 것을 보고는 없던 것이 홀연히 있다고 하며,
죽는 것을 보고는 있던 것이 홀연 없어진다고 한다.

혹 있다고도 하고 혹 없다고도 한다.
오래되면 장차 민멸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과 감정으로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도대체 잠자고 깨고 하는 것은 꿈이고, 죽고 사는 것은 큰 꿈일 뿐이다.

그 참의 본질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생사몽각生死夢覺이란 모두가 환상일 뿐이다.

이런 것들을 초월한, 진정 꿈이 아닌 항구불멸恒久不滅의 참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구름이 달려도 하늘은 움직이지 않고
배는 흘러가도 언덕은 옮기지 않네.
본래에 기쁨과 슬픔을 일으킬 만한
아무런 것도 없는 것을.

雲走天無動 舟行崖不移
本是無一物 何處起歡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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