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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의 여근곡(女根-玉門곡)"의 일화

淸潭 2017. 11. 30. 19:59

오봉산의 여근곡(女根-玉門곡)"

꽃 그림에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아 "향기 없다"고 판단

  
 

오봉산의 유학사에는 여근곡에서 솟아나는 샘물인 옥문지(玉門池)가 있어 약수를 맛볼 수 있고. 마당을 건너 산속 오솔길로 들어서면  선덕여왕이 매복한 백제군을 섬멸시켰다는 여근곡이 나온다.

울퉁불퉁한 고갯길을 넘으면 오른쪽으로 바위전망대가 있다. 정면으로는 화랑을 느낄 수 있는 부산성의 넓은 평원이, 오른쪽으로는 정상이 보이며, 산세와 조망이 뛰어나다. 

오봉산(ㅂㅈ산) 중간 산허리를 뻗은 능선은 동쪽 앞산을 향해서 유순히 내려 뻗었는데 사람들은 썹들이라 고 부르지만 어떤 괴인들은 씹들이라 부른다. 발음이 비슷한데다 동네 뒷산이 여근곡(女根谷)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 바람난 처녀가 많다는 우스개 말도 있다.

이 썹들 마을 뒷산을 신라때부터 흡사 여성 성기의 골짜기 같다고 해서 일찍부터 이 골짜기를 여근곡이라고 불렀다. 


그래서인지 옛날 경주 부윤이 부임하기 위해 내려오면서 이 곳을 지나게 되면 반드시 이 여근곡을 보게 되는데 재수가 없다고 해서 영천에서 안강으로 가는 노팃재를 넘어 돌아가기도 했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은 매우 총명하고도 현명한 여왕이었다. 

이 여왕이 당나라 태종으로부터 작약 꽃씨와 그림 한폭을 선물로 받게 됐다. 여왕은 이 선물을 펼쳐보고"이 꽃에는 향기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꽃씨는 싹이 나지 않을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때 함께 보내온 모란씨를 심어 꽃이 피었는데 정말 향기가 없었다.

신하들이 향기가 없음을 어떻게 미리 알았느냐고 묻자 여왕은"왜냐면, 꽃 그림에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남편이 없는 여왕이라고 놀리려고 일부러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아 그것이 홀로 사는 자신의 처지를 풍자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당태종이 보낸 꽃씨는 싹이 트지 않았다. 이 씨가 삶은 꽃씨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덕여왕은 날카롭고 예리한 통찰력과 총명함이 있었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때는 선덕여왕 5년,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어인 일인지 개구리 우는 소리가 왕궁안 서쪽의 옥문지(玉門池)에서 요란히 들렸다. 한 겨울에 개구리 소리라니 가당치 않은 일이다.

신하들은 틀림없이 어떤 불길한 흉조라고 생각하고 수군거리고 있는데 현명한 여왕은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알천, 필탄 두 장군을 불러 명령했다."지금 당장 달려가 서북쪽 여근곡에 숨어있는 적을 섬멸하라"하는 것이었다. 

지금 건천읍 신평리 썹들 여근곡에 출전할 것을 명령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곳에는 500여명의 백제 군사가 숨어서 진을 치고 있었다. 물론 출동한 신라군은 산속에 숨어 잠복하고 있던 적군을 포위해서 섬멸했다. 그 뒤 신하들은 여왕에게 어떻게 적군의 매복을 알았느냐고 물었다. 

여왕은 대답하기를 개구리는 성낸 모양을 하고 있으니 이것은 군사를 나타내는 것이요, 옥문(玉門)이란 여성을, 그리고 음(陰)을 상징하는데, 빛깔로는 흰빛이고 흰빛은 여성의 기운이 왕성한 그 곳 서방(西方)의 여근곡을 의미한다. 그래서 옥문에 들어간 것은 힘을 잃고, 맥을 추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선덕여왕은 이렇게 답했다.

지금와서 아주 오래전 옛날 일을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이 골짜기 속에 지형 여건상 수백명의 군사가 숨어 있다가 기습전을 감행할만한 곳은 못된다.

선덕여왕의 지혜와 백제와의 역사적 관계, 그리고 실재하는 사물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여근곡 전설의 근거가 되는 여근곡은 마을 입구나 경부고속도로에서 각도를 잘 맞추어서 보면 정말 여성의 음부를 닮아 있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부산을 지키는 여신이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모양이라는 전설이 바로 아래에 있는 이평 마을에 전해오고 있다. 

그리고 여근곡 샘물이 흘러 내려 만들어진 연못이 있는데, 이 곳에서 익선의 아들을 목욕시켜 얼어 죽게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한다.

 신라와 백제의 역사적 관계, 그리고 그것이 전설화 되는 과정 등과 함께 선덕여왕 기지삼사와 모죽지랑가를 깊은 마음으로 음미해 볼 수도 있다.


일간경기  ilgang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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