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를 소재로 한 설화. 소담(笑譚)의 한 종류이며 그 중에서도 과장담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내용상의 특이성에 의해 별종으로 독립시킬 수도 있다.
지금까지 채록, 보고된 자료로는 30여 종의 이화(異話)가 있는데, 그 중 주요 유형은 ① 반찬(고등어) 먹기, ② 밥 도둑, ③ 생선국, ④ 신 신는 법, ⑤ 부채 사용법, ⑥ 장도리 빌리기, ⑦ 불씨 얻기, ⑧ 목숨보다 돈 등이다. 일본에는 ①·②·⑤·⑥ 등이, 중국에는 ③·⑧ 등이 전승되고 있다고 한다.
구두쇠설화의 내용상 특성으로는 우선 음식을 먹는 방식이나 사물의 사용법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음식 먹는 방식에 관한 유화들에는 대개 고등어·청어·굴비·간장 등과 같이 짠 음식이 등장하고, 사물의 사용법에 관한 유화들에는 대개 신발·부채·장도리·지방(紙榜)·쥐꼬리 따위가 등장한다.
구두쇠설화의 또 다른 특징은 대개의 경우 주인공의 인색함을 극도로 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불씨 얻기’ 유형에서 구두쇠가 불 난 집에 불씨를 얻으러 갔다가 힐책을 당하자 도리어 “에이, 인색한 사람 같으니……우리 집에 불났단 봐라. 내가 한 등걸이라도 주는가.”라고 했다든지, 또는 제 장도리를 두고 남의 것을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하자 “그럼 할 수 없지. 집의 것을 쓸 수밖에……”라고 했다는 것은 좋은 예들이다.
이러한 구두쇠의 비정상적인 심성이 좀 더 심해지면 ‘목숨보다 돈’을 택하려는 경향까지 보이게 된다. 즉, 물에 빠져 떠내려가면서도 구해 내려는 사람과 푼전을 다투고 에누리 흥정을 한다거나, 호랑이에게 물려가면서도 총을 겨누는 아들에게 호피를 쏘면 값이 덜하니 다리를 쏘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심지어 구두쇠는 죽음으로써 위협하는 염라대왕에게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대결, 마침내는 사신(死神)까지 물리친다(구두쇠와 염라대왕). 구두쇠설화의 형식적 특성으로는 점층법적 구성을 취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식에 비유할 수 있다.
‘신 신는 법’이나 ‘부채 사용법’의 경우는 구두쇠간의 문답을 통해 고차적인 절약법이 제시되지만, ‘생선국’의 경우는 인색함의 정도가 좀 더 다단화(多段化)하여 행동으로써 나타난다.
즉, 생선을 주무른 손으로 국을 끓인 며느리→항아리에 손을 씻어 국을 끓이라는 시아버지→우물에 손을 씻어 국을 끓이라는 동리 노파와 같은 식이다.
이처럼 점층적인 수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구두쇠설화에서는 흔히 구두쇠 일가(며느리·아들·사돈 등)나 혹은 또 다른 구두쇠를 등장시킨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지방인을 등장시켜 그들의 지나친 검약을 비유하기도 한다. ‘개성사람 수원사람’이라는 이야기는 그러한 예이다.
이제까지의 구두쇠설화가 모두 주인공을 비정상적 인물로 그리고 있는 데 비해, ‘구두쇠의 교훈’이라는 유형은 구두쇠가 돈 모으는 방법을 시범으로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매우 교훈적이며 긍정적인 면모를 띠는 특이한 자료이다.
구두쇠설화는 다른 문학 장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흥부전〉·〈옹고집전〉 같은 고전소설 형성에 밑바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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