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조계종, 재단법인 선학원 ‘종단 회수’ 추진

淸潭 2014. 11. 21. 17:10

조계종, 재단법인 선학원 ‘종단 회수’ 추진

종회, ‘선학원 종단 회수 특위’ 구성
“선학원 이사회 일탈 좌시 않겠다”
진흥원 권리 환수 위한 특위도 구성
예산안 등 가결…회기 앞당겨 폐회

 

   
▲ 조계종 중앙종회가 11월18일 제200회 정기회를 열어 선학원 종단회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계종이 선학원의 정상화를 넘어 종단에 귀속시키는 논의를 시작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1월18일 오후 제200회 정기회를 속개하고 주경 스님 등 9명의 종회의원이 발의한 ‘재)선학원 종단 회수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중앙종회가 이날 오전 ‘선학원 정상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 데 이어 ‘선학원 종단 회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조계종이 더 이상 선학원 이사회의 일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비춰진다.

주경 스님은 “재단법인 선학원은 일제강점기 총독부가 사찰령을 통해 한국불교를 왜색화 하려는 것에 대항해 전통을 계승보전하기 위해 만공선사를 비롯한 선지식들이 설립한 단체”라며 “그럼에도 최근 법인법을 핑계 삼아 몇몇 이사들이 탈종단화, 사유화를 추진하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중앙종회는 대의기구로서 선학원을 본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막중한 역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며 “과거 선학원대책위원회의 협상과 조율 정도의 활동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재단법인 선학원의 종단 회수를 위한 노력과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중앙종회는 특위 구성에 대해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위원장에 주경 스님을 선출했다. 선학원 종단회수를 위한 특위는 의장단에서 추천한 중앙종회의원 7명, 총무원 집행부 추천 2명, 유관 사찰 및 단체 추천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위는 선학원의 종단 회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며 선학원 설립 및 역사에 대한 자료 수집, 선학원 종단 회수를 위한 법적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앙종회는 또 ‘대한불교진흥원 제자리 찾기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대한불교진흥원에 대한 종단 권리 환수를 위한 활동에도 착수한다.

대표발의자 정념 스님은 이날 “대한불교진흥원은 1975년 8월 대원 장경호 거사가 한국불교의 중흥을 염원하며 30억 6000여만원의 정재를 헌납해 설립됐다”며 “그럼에도 오늘날 대한불교진흥원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몇몇 서울대 출신 이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념 스님에 따르면 진흥원 초대 이사회는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와 국회 대표 3명, 조계종 대표 2명 등 총 5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이는 당시 조계종이 국가에 의해 선임된 당연직 이사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1980년대 들어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27법난과 1994년 조계종 개혁과정에서 진흥원 이사자격을 상실했다는 게 정념 스님의 설명이다.

정념 스님은 “현행 이사들은 진흥원 설립과정에서 출연을 하거나 역할을 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최근에는 서울대 출신 이사들이 참여하면서 회계를 공개하지도 않고, 사유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앙종회는 특위 구성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위원장으로 정념 스님을 선출했다. 활동위원 9명에 대해서는 의장단에 위임하도록 했다.

중앙종회는 또 종헌종법 제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초격 스님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종헌종법제개정 특별위원회는 총 15인으로 구성하되, 각 종책모임과 비구니 스님들을 고려해 의장단이 적절히 배정하도록 위임했다.

중앙종회는 이와 함께 원경·지유·지선·종진 스님에 대한 대종사 법계 특별전형의 동의의 건과 고산·정관·명선·월탄·종진·설정·경일·무관·동광 스님의 제7기 법계위원 위촉 동의의 건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 및 감사 후보자 복수 추천 동의의 건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만 지난 6월24일부로 임기 만료된 승가학원 이사 성문 스님의 후임과 관련해 종립학교관리위원회에서 현 이사 성문 스님과 묘광 스님을 추천했지만 성문 스님이 16대 중앙종회의장에 당선되면서 승가학원의 당연직 이사로 포함된 만큼 후보를 다시 추천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앙종회는 승가학원 이사 암도 스님의 후임에 법장·선응 스님을, 감사 탄웅 스님의 후임에 탄웅·해진 스님을 추천했다.

중앙종회는 불기 2555(2015)년 중앙종무기관에 대한 세입세출 예산안도 심의하고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일반회계는 지난해보다 5억 560여만원 증액된 240억 4147만 9900원으로, 특별회계는 239억 7140만 8690원으로 확정했다.

한편 중앙종회는 이날 ‘민족문화와 성보 수호를 위한 중앙종회 결의문 채택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회기를 앞당겨 폐회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