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형부·처제 사실혼 관계면 법적 권리 보장"

 

法 "형부·처제 사실혼 관계면 법적 권리 보장"

머니투데이|김정주 기자

[머니투데이 김정주기자]민법상 혼인이 무효로 되는 형부와 처제사이더라도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이태수)는 A(60)씨가 B씨(58·여)를 상대로 낸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억5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962년 결혼해 3남 1녀를 둔 A씨는 처제인 B씨와 사랑에 빠져 1975년 아들을 낳았다. 아내의 동생인 B씨는 아내와 아버지가 달랐다.

A씨는 1980년 아내와 이혼한 뒤 B씨와 2년 간 동거를 하다 헤어졌다. 이후 1997년에 다시 동거에 들어간 A씨는 2010년 자신의 땅을 판 돈 2억2000만원을 B씨에게 맡겼다.

함께 살며 A씨의 술주정과 욕설을 견디다 못한 B씨는 2011년 5000만원을 주면서 결별을 통보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처제와 형부사이로 혼인이 금지되는 인척관계에 있으므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며 A씨의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민법에 의해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보호를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들의 사실혼관계가 14년간 이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결혼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들의 사실혼관계가 시작된 뒤 B씨가 전업주부로 생활하며 A씨의 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한 점 등을 들어 A씨와 B씨의 재산분할 비율 6대 4로 나눴다.

머니투데이 김정주기자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