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1 09:33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손흥수 판사는 이모(여·40)씨가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자녀 위임 결정을 받았는데, 법원이 자녀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며 법원을 상대로 낸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아이의 나이는 당시 6세3개월로,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살 것인지에 대해 자기 의사를 밝히는 데 특별한 제약이나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며 “아이가 엄마에게 강제로 가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인도 집행을 하지 않은 집행관의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0년 3월 서울중앙지법 소속 최모 집행관은 서울가정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이씨를 대신해 이씨의 전 남편 집에서 아이를 데려오려 했다. 그러나 남편이 아이를 껴안고 집행에 불응해 아이를 데려오지 못했다. 다른 집행관이 다시 집에 찾아갔지만, 이번엔 아이가 “엄마에게 가지 않겠다”고 버텼다.
엄마 이씨는 남편 집에서 아이를 데려오려 했던 게 문제였다고 생각해 아이가 유치원에 갔을 때 데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씨의 요구대로 최 집행관은 유치원에 찾아가 아이에게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아이는 “아빠와 같이 살고 싶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현했다. 이에 최 집행관은 이씨에게 ‘집행 불능’을 고지하고 더는 아이를 데려오려 하지 않았다.
이씨는 “아이를 데려와도 된다는 판결을 받았으므로, 법원은 집행 절차에 따라 아이를 데려다 줘야 한다. 아이가 불응한다는 이유로 집행을 거부한 것은 위법”이라며 법원을 상대로 이의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