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것은 니르바나가 아니다
사진/거원님
*악마는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을 열반이라 한다.
악마는 말하지 않고, 설(說)하지 않고, 죽은 것처럼 되는 것을 열반이라고
보아 여래가 열반에 드시는 것도 그와 같이 여긴다. 그러나 이 세상의
현실을 버리고 침묵한 채 말하지 않는 것이 열반일 수는 없다
-열반경 고귀덕왕보살품-
'나는 석달 후에 구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들 것이다’
베살리(城) 차아팔라탑 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는 쇠한 몸을 이끄시고
구시나가라를 향하여 최후의 전도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병을 얻어 고통이 심하였지만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핫티·암바·잠부·보오가
마을을 찾아서 법을 설하시고, 구시나가라로 한발 한발 나아가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열반(涅槃)의 참된 현장을 봅니다. 보통 사람들은 열반은
입 다물고 침묵하거나 죽는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마지막 한 생명까지 중생에게 바치는 것이 열반이라는 대진리를 자신의 피땀으로
증거하고 계십니다. 비틀거리며, 이 세상의 멍에를 메고 숨 떨어지는 순간까지
고행 또 고행하는 것이 참된 열반이라는 대진리를 뼈를 깎는 자신의 고통으로
증거하고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본래 영생불멸의 주인입니다.
죽음은 본래 없는 것, 이 육신은 이 세상의 멍에를 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받아 나온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 육신을 마지막까지 선용하는 것이 영생의
의미를 실현하는 참된 열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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