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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淸潭 2022. 11. 28. 20:30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시집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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