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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굉도의 <有所思>

淸潭 2019. 12. 21. 17:37

원굉도의 <有所思>만을 들기로 한다.

 

인생은 역마를 달리는 것과 같아서,

오가고 간에 고삐를 멈추지 못하네.

가슴에 품은 생각은 끝없이 풀려지는 실타래여서,

허공에 가득 헛된 직물만을 짜낸다.

가을의 서리와 봄날의 바람은,

틈을 타 서로 서로를 훔쳐서 가니,

노쇠함은 홍안을 재촉해 사라지게 하고,

코밑 흰 수염은 늙었다는 소식 전해주네.

쌓이는 눈이 못쓰는 우물을 채우려 하나,

우물이 깊어서 채울 수가 없네.

눈썹의 두덩은 만근의 무게인데,

밝은 해까지 깊은 어둠에 빠졌네.

행동함에 험난함을 조심해야 하고,

하늘을 남에는 주살을 막아야 한다네.

 

먼저 원굉도의 <有所思>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鼓吹曲辭 漢鐃歌에 속하는 원래의 <有所思>를 전혀 답습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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