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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단식 / 김동길

淸潭 2019. 11. 28. 12:26

황교안의 단식

사람이란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식음을 전폐한다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 나라의 야당 지도자로서 명성이 자자한 그런 인물이 돌연 단식 투쟁에 돌입하였으니 국가적으로도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입산수도한 사람이 삭발을 하는 법인데 지난번 삭발로 아직도 두발의 모양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않은 터에 또 다시 청와대 근처에서 자리를 잡고 데모하는 야당 대표 황교안을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단식으로 인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든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그의 동족이 무슨 일을 놓고 화합하지 못했을 때 내가 단식으로 들어간다라고 한마디 하고 단식으로 돌입하면 분쟁을 일삼던 인도 사람들이 스스로 뉘우쳐 분쟁을 중단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무저항 비폭력 정신 “사티아그라하(진리 견고)”는 간디의 생활 철학이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거짓이 없었다. 오로지 동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었을 뿐이다.

 

정치인 황교안은 아직도 그런 수준에 오른 지도자가 아니지만 이 시대에 우리가 찾아보기 어려운 무서운 인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는 이 겨레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로 결심한 사람인지라 우리들의 생각만 가지고 황교안의 앞날을 짐작할 수는 없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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