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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

淸潭 2019. 12. 24. 11:17


아바지가 6남2녀중 장남이었으므로 사촌들이 많다. 

남동생도 기껍지만 여동생은 더욱 어여쁘고 사랑스럽다.
왜냐면 우린 4형제 뿐이었으므로...


어마니가 말은 안했어도 많이 힘들어 했을 것인데....내 아래 막내가 그래도 살갑게 했던 것 같다. 
아아~ 조선하고도 5.60년대란 낭만시대였고 감격시대일 수도 있겠지만 

여인들이 살아내기엔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요즘은 딸을 낳으면 장원급제라고 하지만 우리 증조할아버지만 해도 

우리 엄니가 이미 세아들이나 낳았음에도 막내를 낳을 때 징조나 조짐이 딸 같아 보이자. 

관심을 안 두다가 아들이라고 하자. 사랑채에서 맨발로 뛰어나오며 환호작약하시었단다. 


물론 그 시대야 남아선호라든가..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세태가 바뀌어..이제는 아니 2.30년 전부터 아들보다는 딸을 더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주변이든 처가쪽이든 딸이라는 것만 보장되면 얼마든지 더 낳는다고 하는 양반도 많이 봤다. 

직업군인이던 근엄한 아바지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어릴 때부터 

누나나 누이동생이 있는 친구가 그리도 부러웠었다. 

헌데 많은 사촌 누이들에겐 왜 그리 무덤덤했는지 후회가 된다. 

이제 와 생각하면 누이들에겐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는 오라비였을지...
물론 그중 한 둘은 나를 각별히 여기고 따르는 것 같은데...

내가 워낙 각박한 신세가 되어 오라비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 ㅠ

인생이란...그런 유감..미련..부족함이 뒤섞여 흘러가는 것이리...
헌데 막상 내 딸에게도 살가운 마음을 못 표하니....ㅜ

물론 내심으로야 끔찍히 생각은 하지만 딸의 애정표현일지 공세는 

왠지 어색하고 피하고만 싶으니...사랑도 공부나 연습이 필요한 것일지도..


주말인가 그제인가 절친이 딸을 시집 보내었다. 

감상을 물었다가 이미 두 딸을 날강도에게 빼앗긴 친구가(아들도 없다) 

재고정리? 홀가분?으로 표현하기에 그럴만도 하겠다 싶건만...


아아~ 내 딸도 아들도 날강도나 여강도에게 인질이 될 날이 오겠지만...
결국은 어떤 선배처럼 손주나 외손주에게..종속되고야 마는 신세가 될 것인가...ㅜ

..........뭔 노래가 어울릴까나......

  • 박상규 - 역마Youtube 2013.3.5. 재생수10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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