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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대 3대 名文

淸潭 2018. 7. 20. 16:06

중국역대 3대 名文

 

1. 출사표(出師表)-제갈공명(諸葛孔明)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고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효자가 아니며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우애가 없는 사람이라 하였다.

예로부터 세상에서는 이 세 글을 명문이라고 말해왔다.

  

출사표(出師表)-제갈공명(諸葛孔明)

  

先帝創業未半而中道崩殂(선제창업미반이중도붕조)하시고 : 선제(先帝)께서는 창업을 반(半)도 이루기 전에 중도(中道)에 돌아가셨습니다.

今天下三分(금천하삼분)에 : 지금 천하가 셋으로 나뉘어짐에

益州疲弊(익주피폐)하니 : 익주(益州)는 피폐해졌으니,

此誠危急存亡之秋也(차성위급존망지추야)니이다 : 이때야말로 진실로 국가의 존망이 달린 위급한 때입니다.

然(연)이나 : 그러나

侍衛之臣(시위지신)이 : 폐하를 모시며 호위하는 신하들이

不懈於內(불해어내)하고 : 궁중에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忠志之士(충지지사)가 : 충성스런 장수들이

忘身於外者(망신어외자)가 : 조정 밖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은

蓋追先帝之殊遇(개추선제지수우)하여 : 선제의 특별하신 대우를 추모하여

欲報之於陛下也(욕보지어폐하야)니이다 : 폐하께 보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誠宜開張聖聽(성의개장성청)하사 : 진실로 폐하께서는 견문을 넓히시어

以光先帝遺德(이광선제유덕)하여 : 선제께서 남기신 덕망을 빛내시고

恢弘志士之氣(회홍지사지기)하고 : 뜻있는 인사들의 기개를 넓히셔야 합니다.

不宜妄自菲薄(불의망자비박)하여 : 공연히 폐하 스스로 변변치 못하다고 여기시고

引喩失義(인유실의)하여 : 사리에 맞지 않는 비유를 들어

以塞忠諫之路也(이색충간지로야)니이다 : 충간(忠諫)의 길을 막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宮中府中(궁중부중)이 : 궁중(宮中)과 부중(府中)이

俱爲一體(구위일체)니 : 모두 한 몸이 되어

陟罰臧否(척벌장부)를 : 잘한 자는 상을 주고, 잘못한 자는 벌줌에 있어서

不宜異同(불의이동)이니이다 :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若有作奸犯科(약유작간범과)와 : 만약에 간사한 짓을 하거나, 범법행위를 한 사람이나,

及爲忠善者(급위충선자)어든 : 충성스럽고 착한 사람이 있으면

宜付有司(의부유사)하여 : 관리에게 넘겨

論其刑賞(논기형상)하여 : 상벌을 논정(論定)하여,

以昭陛下平明之理(이소폐하평명지리)요 : 폐하의 공평하고도 밝은 다스림을 밝게 드러내야지,

不宜偏私(불의편사)하여 : 사사로움에 치우쳐

使內外異法也(사내외이법야)니이다 : 안팎으로 법도가 다르면 안됩니다.

侍中侍郞郭攸之費褘董允等(시중시랑곽유지비위동윤등)은 : 시중(侍中)인 곽유지(郭攸之)와 비의, 시랑(侍郞)인 동윤(董允)등은

此皆良實(차개양실)하고 : 모두 선량하고 착실하며,

志慮忠純(지려충순)이니이다 : 그 마음이 충직하고도 순정(純正)합니다.

是以(시이)로 : 그러므로

先帝簡拔(선제간발)하사 : 선제(先帝)께서 선발하시어

以遺陛下(이유폐하)하시니 : 폐하께 남겨주신 것입니다.

愚以爲宮中之事(우이위궁중지사)는 : 제 생각으로는 궁중의 일은

事無大小(사무대소)히 :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悉以咨之然後施行(실이자지연후시행)이면 : 모두 그들에게 자문을 구하신 후에 시행하시면

必能裨補闕漏(필능비보궐루)하여 : 반드시 모자란 점을 보충 받아

有所廣益(유소광익)이리이다 : 널리 유익한 점이 있을 것입니다.

將軍向寵(장군향총)은 : 장군 상총(向寵)은

性行淑均(성행숙균)하고 : 성품과 행동이 훌륭하고도 공평하며

曉暢軍事(효창군사)하여 : 군사에 밝아서,

試用於昔日(시용어석일)에 : 옛날에 한 번 시험삼아 써 보시고는

先帝稱之曰能(선제칭지왈능)이라하사 : 선제(先帝)께서 유능하다고 칭찬하셨습니다.

是以(시이)로 : 그런 까닭에

衆議擧寵爲督(중의거총위독)하니 : 여럿이 의논해서 총(寵)을 도독으로 임명했던 것입니다.

愚以爲營中之事(우이위영중지사)는 : 제 생각으로는 진중의 일은

事無大小(사무대소)히 :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悉以咨之(실이자지)하시면 : 모두 그에게 자문을 구하시면,

必能使行陣和睦(필능사행진화목)하고 : 반드시 진중이 화목하고

優劣得所也(우열득소야)리이다 : 우수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을 적당한 곳에 배치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親賢臣遠小人(친현신원소인)은 : 어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소인배를 멀리한 것이

此先漢所以興隆也(차선한소이흥륭야)요 : 바로 전한(前漢)이 흥성한 이유이며,

親小人遠賢臣(친소인원현신)은 : 소인배를 가까이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한 것이

此後漢所以傾頹也(차후한소이경퇴야)니이다 : 바로 후한(後漢)이 기울고 패망한 이유입니다.

先帝在時(선제재시)에 : 선제(先帝)께서 생전에

每與臣論此事(매여신론차사)에 : 매번 저와 이런 일들을 의논하면서,

未嘗不歎息痛恨於桓靈也(미상불탄식통한어환령야)니이다 : 환제(桓帝)와 영제(靈帝)때의 일로 인해 탄식하고 통한으로 여기지 않으신 적이 없습니다.

侍中尙書長史參軍(시중상서장사참군)은 : 시중상서(侍中尙書)인 진진(陳震)과 장사(長史)인 장예(張裔)와 참군(參軍)인 장완(蔣琬)은

此悉貞亮死節之臣(차실정량사절지신)이니 : 모두 마음이 곧고 신의가 있으며 충절을 위하여 죽을 신하들이니,

願陛下親之信之(원폐하친지신지)하시면 : 폐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하고 믿으십시오.

則漢室之隆(칙한실지륭)을 : 그러면 한(漢) 왕실의 부흥은

可計日而待也(가계일이대야)리이다 : 날짜를 세면서 기다릴 수 있을 겁니다.

臣本布衣(신본포의)로 : 신(臣)은 본래 평민으로

躬耕南陽(궁경남양)하여 : 남양(南陽)에서 몸소 밭을 갈며

苟全性命於亂世(구전성명어난세)하고 : 난세(亂世)에 구차하게 생명을 보전하면서,

不求聞達於諸侯(불구문달어제후)러니 : 제후(諸侯)에게 나아가 명성이나 벼슬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先帝不以臣卑鄙(선제불이신비비)하시고 : 그런데 선제(先帝)께서는 저를 비천하다고 여기시지 않으시고,

猥自枉屈三顧臣於草廬之中(외자왕굴삼고신어초려지중)하시고 : 송구스럽게도 몸소 왕림하시어 누추한 움막으로 세 번이나 저를 찾아 오셔서,

諮臣以當世之事(자신이당세지사)하시니 : 당시의 일을 저에게 자문하셨습니다.

由是感激(유시감격)하여 : 이런 일로 인해 감격해서

遂許先帝以驅馳(수허선제이구치)니이다 : 선제(先帝)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後値傾覆(후치경복)하여 : 그 후에 나라가 기울어져

受任於敗軍之際(수임어패군지제)하고 : 전복되려는 위기를 만나서, 패전한 때에 임무를 맡고

奉命於危難之間(봉명어위난지간)이

: 위급한 때에

爾來二十有一年矣(이래이십유일년의)니이다 : 명(命)을 받든 지가 21년이 지났습니다.

先帝知臣謹愼(선제지신근신)이니 : 선제(先帝)께서는 저를 신중한 사람으로 아시므로

故(고)로 : 그러므로

臨崩寄臣以大事也(임붕기신이대사야)니이다 : 임종하실 적에 제게 큰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受命以來(수명이래)로 : 명(命)을 받은 이후로,

夙夜憂嘆(숙야우탄)하여 : 밤낮 근심하며

恐託付不效(공탁부불효)하여 : 두려워 하기는, 부탁하신 일을 이루지 못해서,

以傷先帝之明(이상선제지명)하니이다 : 선제(先帝)의 밝으신 덕(德)을 손상시킬까 하는 것입니다.

故(고)로 : 그러므로

五月渡瀘(오월도로)하여 : 5월에 노수를 건너

深入不毛(심입불모)러니 : 불모의 땅에 깊이 쳐들어가서

今南方已定(금남방이정)하고 : 이제 남방은 평정되었고,

兵甲已足(병갑이족)하니 : 군대와 무기도 이미 풍족하니

當獎率三軍(당장솔삼군)하여 : 마땅히 삼군(三軍)을 거느리고

北定中原(북정중원)이니이다 : 북쪽의 중원(中原)을 평정해야 합니다.

庶竭駑鈍(서갈노둔)하여 : 제가 바라는 것은 아둔하나마 제 힘을 다해

攘除姦凶(양제간흉)하고 : 간흉을 물리치고

興復漢室(흥부한실)하여 : 한(漢) 왕실을 부흥하여,

還於舊都(환어구도)니 : 옛 도읍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此臣所以報先帝忠陛下之職分也(차신소이보선제충폐하지직분야)니이다 : 이것이 제가 선제(先帝)의 은혜에 보답하고, 폐하께 충성을 다하는 직분인 것입니다.

至於斟酌損益(지어짐작손익)하고 : 그리고 손익(損益)을 살펴

進盡忠言(진진충언)은 : 충언을 올리는 것은

則攸之禕允之任也(칙유지의윤지임야)니 : 곽유지(郭攸之). 비의. 동윤(董允)등의 책임입니다.

願陛下託臣以討賊興復之效(원폐하탁신이토적흥부지효)하사 :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제게 적을 토벌하여, 한(漢) 왕실을 부흥시키는 공적을 맡겨 주십시오.

不效則治臣之罪(불효칙치신지죄)하사 : 공적을 이루지 못하면, 저의 죄를 다스려

以告先帝之靈(이고선제지령)하시고 : 선제(先帝)의 영전에 고하십시오.

責攸之禕允等之咎(책유지의윤등지구)하사 : 곽유지(郭攸之). 비의(費 ). 동윤(董允)등이 잘못이 있을 때는

以彰其慢(이창기만)하시며 : 꾸짖어 그 태만함을 드러내십시오.

陛下亦宜自謀以諮諏善道(폐하역의자모이자추선도)하고 : 그리고 폐하께서도 몸소 마음을 쓰셔서 선도(善道)를 자문하시고,

察納雅言(찰납아언)하여 : 바른 말을 살펴 받아들이셔서

深追先帝遺詔(심추선제유조)하소서 : 선제(先帝)의 유명을 깊이 추종하십시오.

臣不勝受恩感激(신불승수은감격)하니 : 저는 선제(先帝)께 받은 은혜를 감당하지 못해 감격해서,

今當遠離(금당원리)에 : 이제 멀리 떠나감에 있어

臨表涕泣(임표체읍)하여 : 표(表)를 대하고 보니, 눈물이 흘러

不知所云(불지소운)이로소이다 :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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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3대 명문

2. 진정표(陳情表)-이밀(李密)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고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효자가 아니며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우애가 없는 사람이라 하였다.

예로부터 세상에서는 이 세 글을 명문이라고 말해왔다.

  

진정표(陳情表)-이밀(李密)

 

중국 진(晉)나라 때에, 이밀(李密)이 지은 글. 무제(武帝)가 자신을 진의 세마(洗馬)로 임명하자, 자신이 아니면 나이 아흔인 조모(祖母) 유 씨(劉氏)를 봉양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벼슬에 나갈 수 없다는 사연을 적어 올린 글이다.

 

臣以險釁(신이험흔)으로 : 저는 불행하게도

夙遭愍凶(숙조민흉)하여 : 일찍이 부모를 잃어

生孩六月(생해육월)에 : 생후 6 개월된 갓난 아이 때

慈父見背(자부견배)하고 : 아버님과 사별하고

行年四歲(행년사세)헤 : 나이 네 살 때

舅奪母志(구탈모지)니이다 : 외삼촌이 어머니의 수절하려는 뜻을 빼앗았습니다

祖母劉閔臣孤弱(조모유민신고약)하여 : 조모 유씨가 제가 외롭고 약한 것을 불쌍히 여겨

躬親撫養(궁친무양)이니다 : 모소 키워주셨습니다

臣少多疾病(신소다질병)하여 : 저는 어릴 적에 병이 많았고

九歲不行(구세불행)하고 : 아홉 살이 되어도 걷지 못했고

零丁孤苦(영정고고)하며 : 외롭고 쓸쓸하게 홀로 고생하며

至于成立(지우성립)하니 : 성인이 되었습니다

旣無叔伯(기무숙백)이오 : 제에게는 숙부나 백부도 없고

終鮮兄弟(종선형제)니이다 : 형제도 없습니다

門衰祚薄(문쇠조박)하여 : 가문이 쇠퇴하고 박복햇

晩有兒息(만유아식)하니 : 늦게서야 자식을 두었으니

外無朞功强近之親(외무기공강근지친)이요 : 밖으로 기복이나 공복을 입을 만한 가까운 친척도 없고

內無應門五尺之童(내무응문오척지동)이니이다 : 안으로는 문앞에서 손님을응대할 어린 시동 하나 없습니다

焭焭孑立(경경혈립)하여 : 홀로 외롭게 살아가면서

形影相吊(형영상조)어늘 : 내 몸과 그림자가 서로 위로할 따름이었거늘

而劉夙嬰疾病(이유숙영질병)하여 : 조모 유씨도 일찍이 병에 걸려

常在牀褥(상재상욕)하니 : 늘 자리에 누워 계십니다

臣侍湯藥(신시탕약)하여 : 저는 탕약을 다려올리며

未嘗廢離(미상폐리)로이다 : 한 번도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逮奉聖朝(체봉성조)에 : 지금의 조정을 받들게 되면서

沐浴淸化(목욕청화)하여 : 맑은 교화를 온 몸에 입고 있습니다

前太守臣逵(전태수신규)가 : 전의 태수인 가규는

察臣孝廉(찰신효렴)하고 : 저를 효렴으로 발탁하였고

後刺史臣榮(후자사신영)이 : 후에 자사인 고영은

擧臣秀才(거신수재)하나이다 : 저를 수재로 천거해 주셨습니다.

臣以供養無主(신이공양무주)로 : 그러나 저는 조모의 공양을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

辭不赴(사불부)러니 : 사퇴하고 부임하지 않았는데

會詔書特下(회조서특하)하사 : 마침 조서가 특별히 내려져서

拜臣郞中(배신랑중)하시고 : 저를 낭중으로 임명하시었고

尋蒙國恩(심몽국은)하여 : 얼마 되지 않아 나라의 은혜를 입어

除臣洗馬(제신선마)하시니 : 저에게 선마의 벼슬이 내려졌습니다.

猥以微賤(외이미천)으로 : 외람되게도 미천한 몸으로

當侍東宮(당시동궁)이라 : 동궁을 모시게 되니

非臣隕首所能上報(비신운수소능상보)니이다 : 제가 목을 바친다해도 그 은혜를 다 보답할 수 없을 겁니다

臣具以表聞(신구이표문)하여 : 저는 사정을 모두 아뢰는 표를 올리고

辭不就職(사불취직)이러니 : 사퇴하여 곤직에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詔書切峻(조서절준)하여 : 다시 조서를 내리시어 절실하고도 준엄하게

責臣逋慢(책신포만)하시고 : 제가 책임을 회피하고 태만함을 책망하고

郡縣逼迫(군현핍박)하여 : 군과 현에서는 다그쳐서

催臣上道(최신상도)하니 : 제가 길을 떠나도록 재촉하며

州司臨門(주사임문)이 : 주의 관리들도 문에 와서는

急於星火(급어성화)니이다 : 성화같이 서두르고 있습니다

臣欲奉詔奔馳(신욕봉조분치)인댄 : 제가 조서를 받들어 빨리 다려가고 싶지만

則以劉病日篤(칙이유병일독)이오 : 조모 유씨이 병환이 날로 위독하고

欲苟順私情(욕구순사정)인댄 : 구차히 개인의 사정을 따르고자 하여

則告訴不許(칙고소불허)하니 : 하소연해도 들어주지 않으니

臣之進退(신지진퇴)가 : 제가 벼슬길에 나아가야 하는지 물러나야 하는지

實爲狼狽(실위낭패)로소이다 : 참으로 낭패입니다

伏惟聖朝(복유성조)가 :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지금의 조정은

以孝治天下(이효치천하)하사 : 효도로써 천하를 다스려서

凡在故老(범재고로)라도 : 모든 노인들이 살아서

猶蒙矜育(유몽긍육)하니 : 동정을 받아 양육되고 있습니다

況臣孤苦(황신고고)가 : 하물며 저는 홀로 고생하는 것이

特爲尤甚(특위우심)이리이까 : 남보다 더욱 심함에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且臣少事僞朝(차신소사위조)하여 : 또한 저는 젊어서 위조인 촉나라를 섬겨

歷職郞署(역직랑서)하니 : 낭서에서 근무하였으니

本圖宦達(본도환달)하여 : 본래 출세하기를 바라서

不矜名節(불긍명절)이니이다 : 명예나 절개를 자랑삼지 않았습니다

今臣亡國之賤俘(금신망국지천부)라 : 이제 저는 망국의 천한 포로로

至微至陋(지미지루)어늘 : 지극히 미천하고 지극히 비루한데도

過蒙拔擢(과몽발탁)하니 : 과분하게 발탁하니

寵命優渥(총명우악)하온대 : 총명이 우악하온데

豈敢盤桓(기감반환)하며 : 어찌 감시 주저하며

有所希冀(유소희기)이리까 : 바라는 바가 있겠습니까

但以劉(단이유)가 : 다만 조모 유씨가

日薄西山(일박서산)하여 : 마치 해가 서산에 지려는 것처럼

氣息奄奄(기식엄엄)하니 : 숨이 끊어지려고 하여

人命危淺(인명위천)하여 : 사람의 못숨이 위태로우니

朝不慮夕(조불려석)이니이다 : 아침에 저녁의 일을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臣無祖母(신무조모)면 : 저는 조모가 없었다면

無以至今日(무이지금일)이오 : 오늘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며

祖母無臣(조모무신)면 : 조모께서는 제가 없으면

無以終餘年(무이종여년)이니 : 여생을 마칠 수 없을 터이니

母孫二人(모손이인)이 : 조모와 손자 두 사람이

更相爲命(갱상위명)이니이다 : 더욱 서로 목숨을 의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是以區區(시이구구)하여 : 이런까닭으로 소심해져서

不能廢遠(불능폐원)이로소이다 : 능히 그만두고 멀리할 수 없습니다

臣密(신밀)은 : 저 밀은

今年四十有四(금년사십유사)오 : 금년에 나이 마흔 넷이고

祖母劉(조모유)는 : 조모 유씨는

今九十有六(금구십유육)이니 : 이제 아흔 여섯이니

是臣盡節於陛下之日(시신진절어폐하지일)은 : 이는 신이 폐하께 충성을 다할 날은

長(장)하고 : 길고

報劉之日(보유지일)은 : 할머니 유씨를 봉양할 날은

短也(단야)니이다 : 짧은 것입니다

烏鳥私情(오조사정)이 : 까마귀가 어미새의 은혜를 보답하려는 사사로움 마음이

願乞終養(원걸종양)하노니 :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

臣之辛苦(신지신고)는 : 저의 괴로움은

非獨蜀之人士(비독촉지인사)와 : 촉의 인사들만이 아니라

及二州牧伯所見明知(급이주목백소견명지)니이다 : 양주와 익주 두 주의 장관들도 훤히 아는 바이며

皇天后土(황천후토)가 : 천지신명께서도

實所共鑑(실소공감)이시니이다 : 실로 모두 보고 있는 바입니다

願陛下(원폐하)는 : 원하옵건대, 폐하께서는

矜愍愚誠(긍민우성)하사 : 어리석은 저의 정성을 가엾게 여기시어

廳臣微志(청신미지)하여 : 저의 작은 뜻을 들어 주십시오

庶劉僥倖(서유요행)하여 : 제가 바라는 것은 조모 유씨께서 다행히

卒保餘年(졸보여년)이면 : 여생을 끝까지 보전하게 된다면

臣生當隕首(신생당운수)요 : 제가 살아서는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하고

死當結草(사당결초)리이다 : 죽어서는 결초보은하려는 것입니다

臣不勝怖懼之情(신불승포구지정)하여 : 저는 두려운 마음을 이기지 못해

謹拜表以聞(근배표이문)하노이다 : 삼가 재배하고 표를 올려 아뢰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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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3대 명문

 

3.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고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효자가 아니며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우애가 없는 사람이라 하였다.

예로부터 세상에서는 이 세 글을 명문이라고 말해왔다.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한유(韓愈)

 

열 두 번째 조카를 제사지내는 글-한유(韓愈)

 

年月日(년월일) : 모년 모월 모일

季父愈(계부유) : 막내 숙부 나 유(한유 자신을 가르킴) 는

聞汝喪之七日(문여상지칠일) : 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지 7일 만에야

乃能銜哀致誠(내능함애치성) : 슬픔을 머금고 정성을 다해서

使建中遠具時羞之奠(사건중원구시수지전) : 건중에게 멀리 시수를 가지고 가서

告汝十二郞之靈(고여십이랑지령) : 너 십이랑의 영전에 바치게 하면서 고한다

嗚呼(오호) : 아,

吾少孤(오소고) : 내가 어려서 고아가 되어

及長(급장) : 성장하기까지

不省所怙(불성소호) : 아버님을 알지 못했고

惟兄嫂是依(유형수시의) : 오직 형님과 형수님만 의지하며 지냈다

中年(중년) : 중년에

兄歿南方(형몰남방) : 형님께서 남방에서 돌아가셨을 때

吾與汝俱幼(오여여구유) : 너와 내가 나이가 어려서

從嫂歸葬河陽(종수귀장하양) : 나는 형수님을 쫓아 하양으로 돌아가서 형님의 장례를 치뤘다

旣又與汝就食江南(기우여여취식강남) : 그 후 강남으로 가서 생활했는데

零丁孤苦(령정고고) : 외롭고 쓸쓸해서

未嘗一日相離也(미상일일상리야) : 하루도 서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吾上有三兄(오상유삼형) : 내 위로 형님이 세 분 계셨으나

皆不幸早世(개불행조세) : 불행히 모두 일찍 돌아가셨으며

承先人後者(승선인후자) : 조상을 이를 후손으로

在孫惟汝(재손유여) : 손자로는 너뿐이었고

在子惟吾(재자유오) : 아들로는 나뿐이었다

兩世一身(양세일신) : 양대에 걸쳐 한 몸뿐이라서

形單影隻(형단영척) : 홀몸에 그림자도 외로웠다

嫂嘗撫汝指吾而言曰(수상무여지오이언왈) : 형수님께서 일찍이 너를 어루만지시고 나를 가리키며 이르시기를

韓氏兩世(한씨양세) : '한씨 집안에 양대에 걸쳐

惟此而已(유차이이) : 너희들뿐이구나.'라고 하셨다

汝時尤小(여시우소) : 너는 너무 어려

當不復記憶(당불복기억) : 당연히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吾時雖能記憶(오시수능기억) : 내가 비록 그때를 기억하고 있지만

亦未知其言之悲也(역미지기언지비야) : 당시에는 그 말의 슬프고도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吾年十九(오년십구) : 내가 열 아홉 살이 되어서

始來京城(시래경성) : 비로소 경성에 왔으며

其後四年(기후사년) : 그 후 4년만에

而歸視汝(이귀시여) : 집에 돌아가 너를 보았다

又四年(우사년) : 또 4년 후에

吾往河陽省墳墓(오왕하양성분묘) : 하양에 가서 성묘를 하다가

遇汝從嫂喪來葬(우여종수상래장) : 형수님의 영구를 모시고 와 안장하는 너를 우연히 만났다

又二年(우이년) : 그 후 2년

吾佐董丞相於汴州(오좌동승상어변주) : 내가 변주에서 동승상을 보좌하고 있을 때

汝來省吾(여래성오) : 네가 와서 만난 적이 있었다

止一歲(지일세) : 1년간 머무르다가

請歸取其孥(청귀취기노) : 돌아가 처자를 데여오겠다고 했었지

明年(명년) : 그 다음 해에

丞相薨(승상훙) : 승상께서 돌아가셔서

吾去汴州(오거변주) : 내가 변주를 떠나게 되어

汝不果來(여불과래) : 네가 올 수 없었다

是年(시년) : 이 해에

吾佐戎徐州(오좌융서주) : 내가 서주에서 군무 처리를 도우면서

使取汝者始行(사취여자시행) : 너를 부르러 사람을 보내려고 했는데

吾又罷去(오우파거) : 갑자기 관직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汝又不果來(여우불과래) : 래서 네가 또 올 수 없었지

吾念汝從於東(오념여종어동) : 나는 네가 나를 따라 동쪽으로 온다 하더라도

東亦客也(동역객야) : 동쪽 역시 객지이므로

不可以久(불가이구) : 오래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圖久遠者(도구원자) : 오랫동안 안정된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莫如西歸(막여서귀) : 서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將成家而致汝(장성가이치여) : 그 곳에서 가정이 안정되면 너를 데리러 가려고 했다

嗚呼(오호) : 아,

孰謂汝遽去吾而歿乎(숙위여거거오이몰호) : 네가 나를 버리고 죽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吾與汝俱少年(오여여구소년) : 너와 내가 모두 나이가 적어

以爲雖暫相別(이위수잠상별) : 서로 비록 잠시 떨어져 있는다고 해도

終當久相與處(종당구상여처) : 마침내는 오랫동안 함게 살으리라고 생각했다

故捨汝而旅食京師(고사여이려식경사) : 그래서 내가 너를 버려두고 경사에서 객지 생활을 하며

以求斗斛之祿(이구두곡지록) : 얼마 되지 않는 녹봉을 구했다

誠知其如此(성지기여차) : 정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雖萬乘之公相(수만승지공상) : 비록 높은 관직을 준다고 해도

吾不以一日輟汝而就也(오불이일일철여이취야) : 너를 버리고는 하루라도 관직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去年(거년) : 작년에

孟東野往(맹동야왕) : 동야가 너 있는 곳에 갈 때

吾書與汝曰(오서여여왈) : 내가 너에게 편지를 써 보내기를

吾年未四十(오년미사십) : "내 나이 아직 사십도 되지 앟았는데

而視茫茫(이시망망) : 눈이 침침하고

而髮蒼蒼(이발창창) : 머리는 반백이 되었으며

而齒牙動搖(이치아동요) : 치아도 흔들린다

念諸父與諸兄(념제부여제형) : 숙부와 형님들은

皆康彊而早世(개강강이조세) : 모두 건강하신데도 일직 돌아가셨으니

如吾之衰者(여오지쇠자) : 나처럼 쇠약한 사람이

其能久存乎(기능구존호) : 어찌 오래 살 수 있겠는가

吾不可去(오불가거) : 내가 너에게 갈 수 없고

汝不肯來(여불긍래) : 너는 오고 십어하지 않으니

恐旦暮死(공단모사) : 내가 조만간 죽게 되면

而汝抱無涯之戚也(이여포무애지척야) : 너는 끝없는 슬픔을 품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孰謂少者歿而長者存(숙위소자몰이장자존) : 나이 어린 자가 죽고 나이 많은 작가 살아 남으며

彊者夭而病者全乎(강자요이병자전호) : 건강한 자가 먼저 죽고 병약한 자가 온전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嗚呼(오호) : 아,

其信然邪(기신연사) : 이것이 사실이란 말인가

其夢邪(기몽사) : 꿈이란 말인가

其傳之非其眞邪(기전지비기진사) : 전해온 소식이 사실 같지 않구나

信也(신야) : 사실이라면

吾兄之盛德而夭其嗣乎(오형지성덕이요기사호) : 그토록 훌륭했던 형님의 덕행으로 그 수사를 요절하게 했단 말인가

汝之純明而不克蒙其澤乎(여지순명이불극몽기택호) : 너의 그 진실함과 총명으로도 은혜를 받을 수 없었단 말이냐

少者彊者而夭歿(소자강자이요몰) : 젊고 건강한 자가 일찍 죽고

長者衰者而存全乎(장자쇠자이존전호) : 나이 많고 쇠약한 자가 살아 온전하다니

未可以爲信也(미가이위신야) :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夢也(몽야) : 꿈이라면

傳之非其眞也(전지비기진야) : 전해진 일이 진실이 아닐 것이다

東野之書(동야지서) : 동야의 편지와

耿蘭之報(경란지보) : 경란의 통보가

何爲而在吾側也(하위이재오측야) : 어찌 내 곁에 있단 말이냐 슬프다

嗚呼(오호) : 아

其信然矣(기신연의) : 사실이로구나

吾兄之盛德而夭其嗣矣(오형지성덕이요기사의) : 형님의 훌륭한 덕행으로도 그의 후사를 일찍 죽게했구나

汝之純明宜業其家者(여지순명의업기가자) : 너처럼 순결하고 총명한 사람이 가업을 계승해야 하는데

不克蒙其澤矣(불극몽기택의) : 선인들의 그 은덕을 받을 수가 없었구나

所謂天者誠難測(소위천자성난측) : 천명이라는 것은 헤아리기 어렵고

而神者誠難明矣(이신자성난명의) : 하늘의 뜻은 이해하기 어렵구나

所謂理者不可推(소위리자불가추) : 이른 바 이치란 추측할 수 없는 것이고

而壽者不可知矣(이수자부가지의) : 목숨도 알 수 없는 것이로다

雖然(수연) : 그렇다 하여도

吾自今年來(오자금년래) : 금년 들어서

蒼蒼者或化而爲白矣(창창자혹화이위백의) : 희끗희끗하던 머리가 희게 변하고

動搖者或脫而落矣(동요자혹탈이락의) : 흔들리던 치아 중에 어떤 것은 바져 나갔다

毛血日益衰(모혈일익쇠) : 체력도 날로 쇠해져가고

志氣日益微(지기일익미) : 의지와 기게도 날로 쇠미해지니

幾何不從汝而死也(기하불종여이사야) : 너를 쫓아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死而有知(사이유지) : 사람이 죽어서 감각이 있다면

其幾何離(기기하리) : 우리가 떨어져 지낼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其無知(기무지) : 죽어서 감각이 없다면

悲不幾時(비불기시) : 너와 혜어져 슬퍼할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而不悲者無窮期矣(이불비자무궁기의) : 그러니 오히려 슬퍼하지 않을 날이 영원할 것이다

汝之子始十歲(여지자시십세) : 네 아들은 이제 열 살이고

吾之子始五歲(오지자시오세) : 내 아들은 겨우 다섯 살이다

少而彊者不可保(소이강자불가보) : 나이가 어리고 건강한 사람이 일찍 죽는다면

如此孩提者(여차해제자) : 어찌 이같은 어린아이들이

又可冀其成立邪(우가기기성립사) : 또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嗚呼哀哉(오호애재) : 아, 슬퍼라

嗚呼哀哉(명호애재) : 아, 슬퍼라

汝去年書云(여거년서운) : 작년 네 편지에 이르기를

比得軟脚病(비득연각병) : '요즈음 각기병에 걸렷는데

往往而劇(왕왕이극) : 가끔 심합니다.'라고 했었지

吾曰(오왈) : 나는 이르기를

是疾也(시질야) : "그 병은

江南之人(강남지인) : 강남 사람에게는 항

常常有之(상상유지) : 상 있는 것이다

未始以爲憂也(미시이위우야) : 걱정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여겼다

嗚呼(오호) : 아,

其竟以此而殞其生乎(기경이차이운기생호) : 네가 그 병 때문에 죽었다는 말인가

抑別有疾而致斯乎(억별유질이치사호) : 아니면 다른 병이 생겨 이런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汝之書(여지서) : 너의 편지는

六月十七日也(육월십칠일야) : 6월 17일에 쓴 것인데

東野云(동야운) : 동야가 이르기를

汝歿以六月二日(여몰이육월이일) : "너는 6월 2일에 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고

耿蘭之報無月日(경란지보무월일) : 경란의 통보에는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았다

蓋東野之使者(개동야지사자) : 아마 동야가 심부름 보낸 사람이

不知問家人以月日(불지문가인이월일) : 집안 사람에게 정확한 날짜를 물어 볼 생각을 못했고

如耿蘭之報(여경난지보) : 경란의 통보에서는

不知當言月日(불지당언월일) : 날짜 언급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東野與吾書(동야여오서) : 동야가 내게 편지를 보낼 때

乃問使者(내문사자) : 심부름꾼에게 날짜를 물었느데

使者妄稱以應之耳(사자망칭이응지이) : 심부름꾼이 망령되이 일컬어 대답했던 모양이다

其然乎(기연호) : 그런가

其不然乎(기불연호) : 그렇지 않은가

今吾使建中祭汝(금오사건중제여) : 이제 내가 건중을 시켜 너를 제사지내고

弔汝之孤(조여지고) : 네 아들과

與汝之乳母(여여지유모) : 유모에게 조문하게 했다

彼有食(피유식) : 네 아들과 유모가 먹을 것이 있어

可守以待終喪(가수이대종상) : 기다려 상기를 마칠 수 있다면

則待終喪而取以來(즉대종상이취이래) : 상기가 끝날 뒤 그들을 데려오겠다

如不能守以終喪(여불능수이종상) : 만약 상기를 마칠 수 없다면

則遂取以來(즉수취이래) : 바로 그들을 데려오고

其餘奴婢(기여노비) : 남아 있는 비복들로 하여금

並令守汝喪(병령수여상) : 너의 상기를 지키게 하겠다

吾力能改葬(오력능개장) : 내가 개장할 형편이 된다면

終葬汝於先人之兆(종장여어선인지조) : 선영에 안장하겠다

然後惟其所願(연후유기소원) : 그런 뒤에 그들 소원대로 해주마

嗚呼(오호) : 아,

汝病吾不知時(여병오불지시) : 네가 병이 난 때도 나는 그 때도 알지 못하고

汝歿吾不知日(여몰오불지일) : 네가 죽었는데 나는 날짜도 알지 못하는구나

生不能相養以共居(생불능상양이공거) : 살아 있을 때는 너와 함께 생활하지 못했고

歿不能撫汝以盡哀(몰불능무여이진애) : 죽어서는 너를 어루만지며 나의 슬픔을 다 할 수도 없었다

斂不憑其棺(렴불빙기관) : 일관시킬 때는 옆에 있지도 못했고

窆不臨其穴(폄불임기혈) : 하관할 때 구덩이에 가보지도 못했다

吾行負神明(오행부신명) : 나의 행실이 신명에게 죄를 지어

而使汝夭(이사여요) : 너를 요절하게 하고

不孝不慈(불효불자) : 불효하고 어질지 못하게 하였다

而不能與汝相養以生(이불능여여상양이생) : 서로 돕고 살 수 엇었으며

相守以死(상수이사) : 서로 죽음을 지켜보지 못했다

一在天之涯(일재천지애) : 너는 하늘 저 끝에 있고

一在地之角(일재지지각) : 나는 땅 모퉁이에 있어서

生而影不與吾形相依(생이영불여오형상의) : 살아서는 네 그림자도 내 몸에 의지하지 못했고

死而魂不與吾夢相接(사이혼불여오몽상접) : 죽어서는 영혼도 꿈속에서 나와 만나지 못했다

吾實爲之(오실위지) : 모든 것이 내 탓이니

其又何尤(기우하우) : 무엇을 원망하리오

彼蒼者天(피창자천) : 저 푸른 하늘이여,

曷其有極(갈기유극) : 어찌 나의 슬픔이 끝이 있겠는가

自今以往(자금이왕) : 이제부터는

吾其無意於人世矣(오기무의어인세의) : 이제 나는 인간 세상에 아무런 낙이 없게 되었구나

當求數頃之田(당구수경지전) : 이제 고향인 작은 땅을 마련하여

於伊潁之上(어이영지상) : 이수와 영수가에

以待餘年(이대여년) : 여생을 보내고 싶다

敎吾子與汝子(교오자여여자) : 너와 내 아들을 가르쳐

幸其成(행기성) : 성장하기를 바라며

長吾女與汝女(장오여여여여) : 너와 내 딸을 키워

待其嫁(대기가) : 출가하기를

如此而已(여차이이) : 이처럼 기다릴 뿐이다

嗚呼(오호) : 아,

言有窮而情不可終(언유궁이정불가종) : 말은 다 마쳤지만 슬픈 마음은 끝이 없구나

汝其知也邪(여기지야사) : 너는 내 뜻을 하는가

其不知也邪(기불지야사) : 모르는가

嗚呼哀哉(오호애재) : 아, 슬퍼라

尙饗(상향) : 흠향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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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