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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代 名文 集成 명(銘)

淸潭 2018. 1. 23. 17:25

歷代 名文 集成 명()


 


1.이란 ?


 


명() : 마음에 간직하여 경계하는 글.이다.


가. 탕반명(湯盤銘 세수대아 명) : 탕 임금의 반명에, “날마다 새롭게 한다[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하였음. 《大學 新民


     


나.무왕(武王)도 반우(盤盂) 등의 명 : 무왕이 반우에 새긴 명에, “사람에게 빠지려


   면 차라리 물에 빠진다. 못에 빠지면 오히려 헤엄쳐 나올 수 있지만 사람에게


   빠지면 구제할 수 없다[與其溺於人也 寧溺於淵 溺於淵 猶可游也 溺淤人 不可求


   ].” 하였음. 《大戴禮武王踐


 


이란 이름[]이다.”하였다.  


“기물(器物)을 보고 이름을 바르게 정한다.” 하였다. 그러므로 기물을 만들어서 명을 새길 수 있어야만 대부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하()나라와 상()나라를 고찰해 보건대 정(), 이(), 준(), 유(), 반(), 이() 등에 명이 있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글이 대부분 닳아 없어졌고, 오직 탕()의 반명(盤銘)만이 《대학(大學)》에 보이며, 《대대례(大戴禮)》에는 무왕(武王)의 여러 명()을 모두 수록하여 후인으로 하여금 본보기를 삼을 수 있게 하였다.


     


은 해박하고 온화한 것을 귀하게 여긴다.” 하였는데, 이 말이 설득력이 있다. 이 밖에도 또 비명(碑銘), 묘비명(墓碑銘), 묘지명(墓誌銘)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분류가 따로 있으므로 여기에다 아울러 열거하지 않았다.


 


“무왕의


의명(衣銘)에 ‘누에치기 괴롭고 베 짜기 어려우니 새것만 찾고 헌것을 버리면 후에 반드시 추우리라.’ 하였고,


경명(鏡銘)에 ‘거울로 비춰 보면 겉모습을 볼 수 있고 사람으로 비춰 보면 길흉(吉凶)을 볼 수 있다네.’ 하였고,


상명(觴銘)에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찾아드는 법, 술에 빠져 그릇된 행동을 하면 종묘사직은 위태로워지리라.’ 하였다.” 하였고,


궤()에 쓰기를, ‘안전하다고 해서 위험을 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있다고 해서 없을 때를 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장()에 쓰기를, ‘사람을 돕되 구차함이 없고 사람을 부축하되 허물이 없어야 한다.’ 하였다.”라고 하였다.


 “붓에 쓰기를, ‘가는 털이 풍성하도다. 물에 빠지면 벗어날 수 있거니와 글에 빠지면 살아날 수가 없노라.’ 하였고,


채찍에 쓰기를, ‘말을 몰아쳐선 안 되고 백성을 다그쳐선 안 되니, 말은 몰리면 넘어지고 백성은 몰리면 패망한다.’ 하였다.” 하였고,


 “관명(冠銘)에 ‘애지중지하여 머리에 쓰니,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덕의 허물로 남으리라.’ 하였고,


신발에 쓰기를, ‘다닐 때에는 반드시 바른 것을 생각하여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 하였다.


검()에 쓰기를, ‘항상 이것으로 병사를 복종시키되 도덕을 행하라. 도덕을 행하면 복을 받고 행하지 않으면 전복되리라.’ 하였고,


수레에 쓰기를, ‘자신만 치닫는 자는 다급하고, 남을 태우는 자는 느슨하다. 욕심을 취하여 법도가 없으면 스스로 엎어지고 말 것이다.’ 하였고,


거울에 쓰기를, ‘거울로 자신을 비추어 보면 길흉을 안다.’ 하였다.


문에다 쓰기를, ‘손님을 공경히 대우하라. 귀천(貴賤)은 둘이 아니다.’ 하였고,


지게문에 쓰기를, ‘나갈 때 경외하는 마음을 갖고, 들어올 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라.’ 하였고,


창문에 쓰기를, ‘엿보는 것을 살피고 또 생각해서, 얻었거든 잊을까도 생각하라.’ 하였다.


자물통에 쓰기를, ‘어두운 곳에서도 삼가 지켜서 와언(訛言)을 세심히 살펴라.’ 하였고,


벼루에다 쓰기를, ‘돌과 먹이 서로 부딪쳐 검어지는 것이니, 간사한 마음과 참소하는 말이 하얀 바탕을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하라.’ 하였다.


봉망(鋒芒)에 쓰기를, ‘잠깐 동안만 참으면 너의 몸은 온전하리라.’ 하였고,


칼에 쓰기를, ‘칼날이 예리하기로서니 너를 위하여 뽑지는 말아라.’ 하였다.


우물에 쓰기를, ‘콸콸 솟는 물줄기도 잇단 가뭄엔 줄어들고 마는 법, 하는 일에는 늘 변함이 없어야 하고 거두어들이는


세금 역시 절도가 있어야 한다.’ 하였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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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흥천사종 명 (興天寺鍾 ) 김부식(金富軾)


  


불귀신이 불을 부채질하고 / 迴祿扇火


바람귀신이 바람을 불게 하여 / 飛廉掀風


쇠를 녹여서 / 唯金從革


이 큰 종()이 나왔네. / 出此景鍾


     


가만 두면 고요하며 침묵하고 / 置之寂默


두드리면 맑은 소리가 나온다. / 叩則雍容


소리 없는 소리가 / 無聲之聲


허공에 두루 가득차네. / 遍滿虛空


 


3.도솔원 종 명 (兜率院  ) 김부식(金富軾)


     


웅장한 정사(精舍)는 / 耽耽精舍


물의 가에 있도다. / 于水之津


뉘가 거처하는 데 인고. / 云誰居之


여러 대중이 모여 있다. / 惟衆侁侁


     


여기에서 먹기도 하고 강경(講經)하여 / 或食或講


밤으로도 하고 새벽으로도 한다. / 或夜或晨


밤에 자고 새벽에 일어날 시간을 / 不可戶告


방()마다 이르기가 어려워서 큰 종()을 달았네 / 景鍾乃陳


 


종틀은 쌍으로 세우고 / 雙植


큰 망치는 곁에 걸렸다. / 洪槌傍橫


안치면 몰라도 / 不擊則已


치게 되면 크게 울려 / 擊則振鳴


     


산이 무너질 듯 바다가 일렁거리며 / 山撟海蕩


귀신도 놀랜다. / 鬼蹶神驚


우레도 아니요 벼락도 아니건만 / 非雷非霆


우렁우렁 큰 소리로다. / 殷其大聲


 


4.식당 명 (食堂 ) 석계응(釋戒膺)


 


먹는다는 것은 / 食者


중이 그것에 의지하여 도를 닦기도 하지만 / 僧所倚以修道業


이것이 또 허물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而此所由以成過咎也


이에 식당에 명을 짓는다./ 於是乎銘其堂云


     


먹어야 마땅하다 하자니 / 謂食以宜


지옥에서 양동(洋銅)으로 입에다가 부어 넣는다고 말하였네. / 道洋銅灌口


먹는 것을 마땅하지 않다 하자니 / 謂食以不宜


부처님도 우유죽[乳糜]을 마시었네. / 乳麋或取


     


약을 쓰는 데는 / 惟樂之設


질병에 알맞게 써야 하는데 / 視疾之宜


꼭 달아야만 된다든지 꼭 쓴맛이라야만 된다고 하는 것은 / 必甘必苦


미친 이가 아니면 어리석은 것이다. / 非狂卽癡


     


물()이 반드시 그 물이어야 한다면 / 物於其物


물마다 병되지 않을 것이 없고, / 物無非賊


일정함이 없는 물은 / 無物之物


물이 때로는 덕()을 이루게 된다. / 物或成德


     


만일 마음에 집착(執着)이 있으면 / 苟存諸中


물이 있고 없는 것이 모두 병통이 되는 것이다. / 有無俱玷


선각(先覺)들이 말씀하시기를 / 先覺有言


한 입 한 입을 모두 생각하라 하였나니라. / 口口作念


 


5. 지지헌(止止軒)에 대한 명()/이규보(李奎報)


   해설은 지지헌기(止止軒記)에 있다.


 


그대가 나를 보려거든 / 子欲觀我


나의 그치는 바를 보라 / 觀我所止


그칠 때에 그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 止止而其不動乎


그렇다면 오히려 그치지 못한 것이다 / 然則猶未止


     


움직이지 않는 것을 고요하다 하는데 / 不動之謂靜


고요하다면 벌써 움직일 뜻이 있는 것이다 / 靜則有動意


동정이 나타나지 않아야 / 動靜不見


그쳤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然後曰止


     


지지라고 헌을 이름하였으니 / 止止以名軒


헌도 또한 볼 수 없는 것이다 / 軒亦不可視


 


6. 續折足几 (속절족궤 명) 이규보(李奎報) 


 다리가 부러진 궤()를 고침에 대한 명


 


나의 고달픈 것을 붙들어 준 자는 너요 / 扶翁之憊者爾乎


너의 절름발이 된 것을 고쳐 준 자는 나다 / 醫爾之者翁乎


같이 병들어서 서로 구제하였으니 / 同病相救


누가 공을 차지할 것인가 / 孰尸其功乎


     


7.소연(小硯)에 대한 명 (小硯 ) 이규보(李奎報)


 


벼루야 벼루야 / 硯乎硯乎


네가 작다 하여 너의 수치가 아니다 / 爾麽非爾之恥


네 비록 한 치쯤 된 웅덩이이지만 / 爾雖一寸窪


나의 무궁한 뜻을 쓰게 한다 / 寫我無盡意


     


나는 비록 육척 장신인데도 / 吾雖六尺長


사업이 너를 빌어 이루어진다 / 事業借汝遂


벼루야 너는 나와 일체가 되어 / 硯乎吾與汝同歸


생사를 함께 하자꾸나 / 生由是死由是


 


8.단선(團扇)에 대한 명 (團扇 ) 이규보(李奎報)


  


푸른 대로 둥글게 만들어 / 綠筠作團


횐 비단으로 꾸몄다 / 裝以氷綃


서늘한 바람은 저절로 오네 / 涼風自來


오라고 부르지 아니해도 / 不召不招


     


슬프다 삼계는 / 哀哉三界


기와 가마처럼 뜨겁다 / 煎爍如窯


원컨대 이 부채를 가지고 / 願以此扇


휘젓고 흔들어서 / 是簸是搖


     


맑음으로써 식히어 / 濯之以淸


너희들의 타는 것을 구하라 / 救爾之焦


 


9.장척(長尺)에 대한 명 (長尺 ) 이규보(李奎報)


 


네 이름이 장척이라니 얼마나 길어서일까 / 爾名長尺幾許長


내 손가락을 구부려 재면 겨우 한 자 조금 넘는다 / 吾指而量則纔尺有咫


이름은 장이라 하였으나 실상은 짧으니 그 아니 부끄러우랴 / 名長實短得無慙


너의 주인은 농서자(隴西子)다 / 類爾主人隴西子


 


10.준 명( ) 이규보(李奎報)


 


너의 저축한 것을 옮겨다 / 移爾所蓄


사람의 뱃속에 넣는다 / 納人之腹


너는 가득 차면 덜어내므로 넘치지 않는데 / 汝盈而能損故不溢


사람은 가득 차도 반성할 줄 모르므로 쉽게 엎어진다 / 人滿而不省故易仆


 


11.칠호(漆壺)에 대한 명 이규보(李奎報) 


  


박으로 병을 만들어 / 自瓠就壺


술 담는 데 사용한다 / 貯酒是資


목은 길고 배는 불룩하여 / 頸長腹


목 메지도 않고 기울지도 않는다 / 不咽不歌


     


그래서 내가 보배로 여겨 / 我故寶之


칠을 칠해 광채나게 했다 / 漆以光之


술통이며 술동이 / 惟樽惟罍


독이며 항아리는 / 曰甕曰


     


가까운 데 있을 때는 / 其在于邇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 惟我所麾


먼 데 가게 될 때는 / 其適于遠


덩치가 커 가지고 갈 수 없다 / 偃蹇莫隨


     


어여쁘다 이 병은 / 憐哉是壺


내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 不我敢離


남쪽으로 만리를 갈 때 / 南行萬里


도로도 험준하였다 / 道路嶔崎


     


앞에는 시원한 샘물도 없고 / 前無泠泉


뒤에는 맑은 못도 없다 / 後絶淸池


오직 너의 저축한 것으로 / 獨爾所貯


나의 목을 축인다 / 我吻是滋


     


뒷 수레에 싣게 되니 / 載於後乘


어찌 술 담는 가죽부대가 필요하리 / 何必鴟夷


너의 공을 갚으려면 / 報汝之功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 未識何宜


     


호공이라 책봉하여 / 冊爲壺公


주관을 맡게 한다 / 酒官是司


 


12.금 명( ) 이규보(李奎報)


 


나의 거문고는 곡조가 없으니 / 我琴無調


무엇이 상()이고 무엇이 궁()인지 / 孰商孰宮


거문고는 대저 무슨 물건이며 / 琴是何物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 / 聲從何沖


     


시원한 그 소리는 / 其泠泠溜溜者


돌 사이 여울에서 가져온 것인가 / 傳聲於石瀨乎


서늘한 그 소리는 / 其瑟瑟飀飀


소나무 바람에서 빌어온 것인가 / 借韻於松風乎


     


만일 시원한 소리는 여울로 돌려보내고 / 若以泠泠者付乎瀨


서늘한 소리는 소나무로 돌려보낸다면 / 瑟瑟者還于松


다시 고요하고 고요하여 / 則其復寥乎寂乎


저 허공으로 환원될 것이다 / 反於大空者乎


     


13.스스로 경계할 일에 대한 명 (自誡 ) 이규보(李奎報)


 


친근하다 해서 나의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 / 無曰親而漏吾微


총애하는 처첩(妻妾)은 이불은 같이해도 뜻은 다르다 / 寵妻嬖妾兮同衾異意


부르는 노복(奴僕)이라고 경솔하게 말하지 말라 / 無謂御兮輕其言


겉으로는 순종하나 속에는 엉뚱한 생각을 품고 있다 / 外若無骨兮苞蓄有地


더구나 나에게 친근한 사람도 부리는 사람도 아님에랴 / 況吾不媟近不驅使者乎


     


14.주호 명(酒壺 ) 이규보(李奎報)


 


병아 병아 / 壺兮壺兮


너에게 말 두되 술을 담게 된다. / 盛酒斗二


기울이고는 다시 담아 두니 / 傾則復盛


취하지 아니한 때는 없다. / 何時不醉


     


나의 몸을 윤택하게 하고 / 凡我之身


나의 뜻을 시원하게 한다. / 豁予之意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 或舞或歌


모두 네가 시킨 것이다. / 皆汝所使


     


너를 따라 다니는 자는 나이니 / 者子


다만 술이 바닥이 나지나 말라. / 但不竭耳


 


15.진성 명(秦城 ) 이제현(李齊賢)


 


진() 나라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니 / 秦虎咆哮


육국(六國)도 끝장나고 사해(四海)가 통일되었다. / 六畢四一


어리석기는 검수(黔首)보다 더하며 / 愚浮黔首


참서(讖書)는 고월(古月)에 현혹되었다. / 讖惑古月


     


만리의 장성(長城)을 쌓은 것은 / 萬里成城


임조(臨洮)에서 시작하여 갈석(碣石)에서 끝났거니, / 首洮尾碣


변방 구름을 휩쌌고 / 囊括邊雲


바다의 해[]에 닿았다. / 鉤聯海日


     


소와 염소가 왕래할 때 / 牛羊憧憧


죽은 사람의 백골을 밟게 되었나니, / 踐履白骨


원통한 혼백의 눈물은 비오듯 하고 / 雨泣愁魂


원통히 흘린 피는 시내처럼 흘렀구나. / 川流怨血


     


백성들은 모두 병들어 지쳤건만 / 民盡瘡痍


흙 다지는 절구질 소리는 그치지 않았네. / 杵音未絶


궁궐 안 불알 깐 환관(宦官)에게서 / 豈料蕭牆


화가 생길 줄 뉘 알았으랴. / 禍成腐


     


조고(趙高)가 멸족되자 / 高赤厥族


자영(子嬰 진시황(秦始皇)의 손자 이름)은 흰 수레를 탔네. / 嬰素其車


장성은 허물어지지 않았건만 / 城故不圮


함양(咸陽 진()의 서울)은 폐허로 변했나니, / 咸京爲墟


     


좀먹는 나무처럼 껍질은 멀쩡해도 / 猶蝎之木


속은 비었구나. / 皮完裏虛


아무리 잘 보호해도 / 雖封以植


끝내는 넘어지고 말았네. / 卒顚且枯


     


재주는 웅걸(雄傑)하나 식견이 어두우니 / 材雄識闇


불쌍하다 저 정( 진시황의 이름)이여! / 嗟乎政乎


  


 16.식영암 연 명(息影菴  ) 이제현(李齊賢)


 


무겁고 단단한 것은 하늘에서 얻은 것이요/ 重而堅得之天


씻어서 새롭게 하기는 사람에게 매였다./ 滌以新存乎人


     


17.최춘헌 호시 명(崔春軒 壺矢 ) 이제현(李齊賢)


 


병은 그 속이 비었으며 / 壺虛其心


화살은 그 생리가 곧다. / 矢且其理


곧은 것이 아니고 빈 것이 아니면 / 匪直匪虛


병도 아니요 화살도 아니다. / 匪壺匪矢


     


반드시 조심하여 반드시 맞추어서 / 必愼必中


사냥꾼이 틀을 놓은 것같이 하라. / 若虞張機 


짐승을 속여서 열 마리를 잡아도 / 若虞張機


이긴 것이 기롱을 갚지 못한다. / 勝不償譏


     


세게 던지다가 떨어뜨리지도 말고 / 勿激而墜


돌려 넣어려고 비뚤어지게 말지어다. / 勿旋而倚


군자의 놀이라, / 君子之嬉


군자의 규모로다. / 君子之規


 


     


18.김추밀 사정 명(金樞密 思亭 ) 이제현(李齊賢)


 


날아갈 듯한 저 정자를 / 翼彼亭斯


명()하기를 사()라 한다. / 銘之曰思


누구를 생각한다는 것일고, / 云誰之思


아버지의 옳은 길로 가르치심과 어머니의 자애하심이라. / 父義母慈


 


만세(萬歲)토록 편히 누으신 / 萬歲之藏


분묘(墳墓)를 산에 올라 바라본다. / 陟焉望之


고장의 뽕나무도 공경한다는데 / 維桑之敬


육아(蓼莪) 편의 서러움이라, / 伊蒿之悲


     


새벽이나 밤이나 길이 생각하여 / 蠶夜永慕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하리. / 沒齒匪虧


너의 세록(世祿)을 믿고 / 籍爾世祿


너의 잘난 것만 자랑하여 / 夸爾天資


     


만족히 여기고 / 以滿以敖


놀기만 한다면 / 以敖以嬉


사정(思亭)이란 현판을 볼 때 / 載瞻斯扁


부끄럽지 아니하랴. / 不其


     


그대여 그대여 / 子兮子兮


매우 생각할지어다. / 尙克念玆


 


19.면주지대당 정 명(沔州池臺堂  ) 이제현(李齊賢)


군자지(君子池) 곽군(郭君)이 그 가운데에 연()을 심고 염계(濂溪)의


애련설(愛蓮說)을 취하여 이름 지은 것이다.


 


꽃과 열매가 동시(同時)에 맺고 / 花實同時


진흙에서 나도 더럽히지 않음이 / 不染淤泥


군자와 같으므로 / 有似君子


염계(㾾溪)에게 사랑함을 받았다. / 見愛濂溪


 


구준대(衢罇臺)


사람들은 모두 나의 동포(同胞)다 한 것은 / 民吾同胞


장횡거(張橫渠)의 말씀인데 / 橫渠之辭


혼자 즐겨하면 어찌 즐거우랴./ 獨樂何樂


구준(衢罇)이 여기에 있네. / 衢罇在玆


 


치의당(緇衣堂)


동내는 비록 열 집 쯤 된다 하여도 / 邑雖十室


신실하고 충성된 사람은 있는 것이다. / 有信與忠


어진 이를 좋아하는 덕화가 / 好賢之化


집집마다 봉()해 줄 만하구나. / 比屋可封


     


 


강구정(康衢亭)


담대멸명(澹臺滅明)이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 것은 / 澹臺不徑


논어(論語)에 기재되었다. / 魯論紀之


숫돌에 갈아 놓은 것 같이 편편한 길이 있으니 / 有道如砥


군자의 다니는 데다. / 君子履之


     


20.신제 십이현(新製十二弦) 이곡(李穀)


 


고아하지도 않고 비속하지도 않고 / 不雅不俗


옛날식도 아니고 현대식도 아니라네 / 匪古匪今


이미 슬이 아닐진댄 / 旣非其瑟


또 어떻게 금이라고 말하리오 / 孰謂之琴


     


쟁과 축의 제작에 버금가고 / 亞於箏筑之製


소와 말의 소리의 중간이라 / 間于韶之音


하늘 제사와 군신 연회에 쓰기는 부족해도 / 蓋未足薦郊廟而讌君臣


속진(俗塵)의 귀와 답답한 가슴을 세척할 수는있으리라 / 亦可以洗塵耳而滌煩襟者也


     


21.연복사 신주 종 명 (演福寺新鑄  ) 이곡(李穀)


     


대중이 일제히 들으려면 종을 쳐야 하고말고 / 齊一衆聽當聲金


삼군도 능히 정돈하고 팔음도 조화시킨다오 / 克整三軍諧八音


구담 노인 말씀이 매우 심오하다마는 / 瞿曇之老言甚深


지하에 있는 감옥은 얼마나 침침할꼬 / 地下有獄何沈沈


만번 죽고 만번 사는 그 고통 견디기 어려운데 / 萬死萬生苦難堪


귀머거리에 벙어리로 취한 듯 꿈꾼 듯하다가 / 如醉如夢聾且


한 번 종소리 듣고 나면 모두 마음 깨우치리 / 一聞鍾聲皆醒心


왕성에 있는 연복사는 거대한 총림 / 王城演福大叢林


새 종이 한 번 포효하니 진동하는 남염 / 新鍾一吼振南閻


위로 하늘 끝까지 아래로 땅속 끝까지 / 上徹寥廓下幽陰


묘장엄의 정복을 다 함께 받아 누리리라 / 共資淨福妙莊嚴


동한의 군신이 화봉(華封)의 삼축을 올려 / 東韓君臣華祝三


천자께서 만년토록 수와 다남 누리시고 / 天子萬年多壽男


무궁한 행복을 나라와 함께 받으시게 하면서 / 無彊之休與國咸


명을 지으라 신에게 명하여 새기게 하였다네 / 命臣作銘令鐫


     


22.영암사(靈巖寺) 새 우물의 명() (靈岩寺 新井 ) 이곡(李穀)


 


누가 여기에다 집을 지었는고 / 孰室于玆


부처 아니면 신선이렷다 / 匪佛則仙


산은 푸른 옥이 둘러쳐 있고 / 山環碧玉


땅엔 푸른 연꽃이 솟아났도다 / 地湧靑蓮


     


물이 땅속에 들어 있지만 / 水在地中


막히고 통함은 하늘에 달린 일 / 窮通自天


우물이 바짝 마른 것도 / 維井之


바로 혹독한 가뭄 때문이라 / 維陽之愆


     


물을 구하려면 산 아래에 가서 / 求之山下


나귀 등에 싣고 사람 어깨에 메고 / 驢背人肩


삼십 리 길을 왕래하다 보니 / 往來一舍


한 말 물 값이 무려 일백 전 / 斗水百錢


     


사람들이 복을 구한다면서 / 人求其福


물 긷는 이 복전을 가꾼다마는 / 養此福田


말은 비록 복전이라 할지라도 / 雖則福田


먹는 물이 어찌 목에 넘어가리오 / 食可下咽


     


힘 있는 어떤 신도 한 분이 / 有大檀越


이런 사실을 목도하고는 / 乃見其然


훌륭한 기술자를 데리고 와서 / 乃募良匠


동쪽 우물 터를 살펴보았다오 / 乃相東偏


     


그런데 그 아래에 바위가 있어 / 其下惟石


파면 팔수록 더욱 단단한지라 / 鑿之彌堅


사람들이 처음에는 비웃으면서 / 人初指笑


낙숫물로 바위 뚫는 식이라 하였다네 / 有類溜穿


     


하지만 백 자쯤 깊이 파 들어가 / 其深百尺


이 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거쳐 / 其久二年


어려운 고비 넘기고 일단 성공하자 / 旣難旣獲


맑게 솟아 나오는 차디찬 샘물이여 / 有冽寒泉


     


원근에서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들어 / 遠近聚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달음질 쳤나니 / 奔走後先


근원이 있는 샘물 퐁퐁 솟아나서 / 其源混混


졸졸 막힘없이 끝없이 흘러 퍼지리라 / 其達涓涓


     


맑게 고인 깊은 우물 속에 / 泓澄涵泳


하늘의 별자리 거꾸로 걸렸나니 / 顚倒星躔


외물이 숨고 드러나는 / 物之隱現


그 도리 온전히 지녔도다 / 其理則全


     


그 누가 마무리 짓지 않고 / 孰無其後


시작만 하고서 놔두리오 / 而有其前


아홉 길 파 들어갈 때까지 / 掘至九仞


솟지 않으면 놔두지 않았노라 / 不泉勿捐


     


나의 이 명을 벽돌에 새겼나니 / 我銘在甃


사람들이여 부디 권면할지어다 / 凡百勉旃


     


23.식무외(式無外)의 송석헌(松石軒)에 제한 명 (式無外 松石軒 ) 이곡(李穀)


 


정고(貞固)하지 아니한가 그 바탕이여 / 匪貞其質


고상하지 아니한가 그 신념이여 / 匪高其節


대지가 무거워도 짓누르지 못하고 / 地厚而不能壓


혹한이 몰아쳐도 빼앗지 못하도다 / 歲寒而不能奪


     


이것이 솔이냐 바위냐 / 松耶石耶


아니면 도를 얻은 식무외냐 / 得其道者式耶


     


24.유 시중(柳侍中) 탁() 에게 지어 준 성재 명(誠齋 ) 이색(李穡)


 


들어앉아서는 고요함이 전일하여 / 居而靜專


높이 솟은 태산처럼 동요됨이 없고 / 巍乎泰山之安也


나아가 움직일 땐 구애됨이 없어 / 動而不括


봄바람 불어와 흠뻑 적셔 주는 듯 / 沛乎春風之發也


     


사람이 안 보는 곳과 사람이 모인 그곳에서 / 屋漏廣庭


하늘의 덕을 기르고 왕도정치를 행할지니 / 王道天德


털끝만큼이라도 차질을 빚을 수 있겠는가 / 髮可容乎


어떤 물건도 성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걸 / 不誠無物


     


25.김경지(金敬之)에게 지어 준 척약재 명(惕若齋 ) 이색(李穡)


 


하느님이 임하신 듯 두려워하고 / 上帝之臨


엄한 스승 대하듯 겁을 내면서 / 嚴師之劫


언제 어디서나 분명하게 행할지라 / 所在惟明


호랑이의 꼬리를 밟는 것처럼 / 虎尾之蹈


     


봄날의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 春氷之涉


오직 정밀하게 살펴서 행할지라 / 所察惟精


분명하지 못하면 혼매해지고 / 匪明斯昏


정밀하지 못하면 난잡해져서 / 匪精斯雜


     


교만과 인색의 싹이 돋는 법 / 驕吝之萌


거드름 부리며 멋대로 행동하면 / 侈然自放


얼마나 아슬아슬 위태로울까 / 殆哉岌岌


그 인생 의미가 없다 하리라 / 乃罔之生


     


생각건대 우리 경지 씨 역시 / 惟敬之甫


바로 이 점을 두렵게 생각해서 / 念玆以惕


거처에다 이런 이름 붙였으리라 / 爲居室名


주공의 효사와 공자의 단사 / 周爻孔彖


     


동정(動靜) 간에 항상 몸에 지니고서 / 動持息夾


물 가득한 쟁반을 받쳐 들듯 하라 / 盤水之盈


더군다나 학자가 걱정할 것은 / 況學之患


중도에 혹 그만두게 되는 것이니 / 中而或


     


모쪼록 끝까지 이루도록 할지어다 / 當致厥成


친구끼리는 서로 인을 도우면서 / 友以輔仁


충고를 급하게 여겨야 하는지라 / 忠告是急


감히 이렇게 명을 지어 권면하노라 / 敢鞠斯銘


[주]김경지(金敬之) : 경지는 김구용(金九容)의 자()이다.


 


26.김경선(金敬先)에게 지어 준 치당 명(致堂 ) 이색(李穡)


 


부모님 초상에는 애통함을 다하고 / 喪親致哀


임금님 섬김에는 자기 몸 다 바치는 / 事君致身


두 가지 이 의리를 제대로 행해야만 / 二義迭擧


충과 효를 모두 갖추었다 할 것이니 / 忠孝俱陳


     


이것이 바로 인간의 크나큰 절조로서 / 斯爲大節


인륜의 전부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 足蓋彝倫


이는 비록 학문을 모른다 하더라도 / 雖非學問


타고난 바탕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 / 質可以臻


     


혹시라도 이 일을 허물어뜨린다면 / 或虧于此


사람이라고 일컬을 수도 없으리라 / 不名爲人


무엇보다 귀한 것은 성인을 사모하여 / 所貴希聖


자신의 참된 본성 회복해 나가는 일 / 以復其眞


     


이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 其功云何


특별한 방법이 또 있을 리 있겠는가 / 其道無他


처음엔 치우친 부분부터 극진히 하여 / 初由致曲


나중엔 중화에 이르는 것이 바로 그것 / 終致中和


     


우러러볼 선현이 또 계시지 아니한가 / 惟景先民


선행을 쌓으면서 가문의 이름 빛냈나니 / 積善名家


열매로 맺힌 것이 얼마나 큼직하였으며 / 有碩其實


아름다운 꽃 또한 얼마나 성대하였던가 / 有蕡其華


     


치라는 이름으로 사는 집 명명하였으니 / 以致名堂


열심히 노력하여 차질이 없게 할지로다 / 俛焉無邪


붕우의 도리는 서로들 충고하면서 / 朋友之道


절차탁마(切磋琢磨)를 하는 것이라 / 在於切磨


     


아름답게 여기면서 권면하는 뜻으로 / 以美以勉


이렇게 노래를 지어 올리게 되었노라 / 是用作歌


 


27.삼여 명(三與 )  이색(李穡)


조계(曹溪)의 계위(階位)에 오른 안 상인(安上人)이 삼여(三與)라는 호에 대해서


나에게 명()을 청하기에, 다음과 같이 지어 주었다.


 


갈대 하나 꺾어서 양나라 강을 건너 / 折蘆梁江


벽만 대하였던 위나라의 눈 오는 밤1) / 面壁魏雪


저기 저 양반은 어떤 사람인고 / 彼何人斯


내내 뜰에 서서 허리를 굽히신 분2) / 庭立腰折


     


서로 묻고 대답하는 그 사이에서 / 問答之間


지극한 도가 대번에 결판났나니 / 至道乃決


여라는 글자를 세 차례 말한 것이 / 曰與者三


우레 울고 번개 치듯 열렬하였도다3) / 雷電烈烈


     


마침내는 그 집안 자손들로 하여금 / 竟使兒孫


바람을 꾸짖고 달을 욕하게 하였는데4) / 呵風罵月


나야 그 무리에 속하지도 않는 터에 / 我匪其徒


감히 그대에게 한 소식 전해 주겠는가 / 敢爲君訣


     


28.자경잠(自儆箴) 이색(李穡)


 내 나이 50세 되던 늦가을 9월 초하룻날에 자경잠을 지어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  면서 스스로 노력하려고 하였다.


 


가까운 듯하면서도 멀기만 하고 / 若近焉而遠之


얻은 것 같다가도 잃어버리누나 / 若得焉而失之


멀리 있다 때로는 가까워지고 / 遠矣而時近也


잃어버렸다 때로는 얻기도 하네 / 失矣而時得也


     


까마득하여라 붙잡을 곳이 없고 / 茫乎無所措也


밝기도 하여라 눈앞에 보이는 듯 / 赫乎如有覿也


밝았다가 어떤 때는 어두워지고 / 赫乎或昧焉


까마득했다 어떤 때는 분명해지네 / 茫乎或灼焉


     


선을 긋는 일은 차마 못 하겠고 / 將畫也不忍焉


자강하는 일은 역량이 부족하니 / 將彊也不足焉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꾸짖어야 마땅하리 / 宜其自責而自


나이 오십 되어서도 잘못된 것을 알고 / 五十而知非


     


나이 구십 넘어서도 억을 짓지 않았던가 / 九十而作抑


자신의 역량이 충분했던 옛사람들도 / 斯古之自力也


이처럼 한순간도 나태하지 않았으니 / 尙不懈于一息


아무쪼록 힘쓰고 힘쓸지어다 / 勉之哉勉之哉


     


자포자기하면 무슨 물건이 되겠는가 / 自暴自棄是何物邪


     


29.윤상인절간 명(倫上人絶磵 )  정추(鄭樞)


 


산골은 우묵한데 / 山之谾谾


바위 사이 물은 졸졸 나오네. / 巖流淙淙


흘러 질그릇 병으로 돌솥에다 / 瓦甁石鼎


길어 붓기 다함이 없다. / 挹注無窮


     


그림자를 보고 의심을 제거한 것은 / 睹影除疑


동산(洞山 당나라의 고승(高僧))이 먼저 하였다. / 洞山先之


자네는 게을리 말게나. / 將子勿懈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으니. / 逝者如斯


 


     


30.윤상인송풍헌 명(倫上人松風軒 )  정추(鄭樞)


 


우우 부는 바람이요, / 颼颼虛籟


울창한 푸른 숲 / 欝欝蒼雲


자네의 맑음이여. / 子之淸兮


고요히 앉아서 솔바람을 한가하게 듣는구나. / 宴坐閑聞


     


팔자니 지극히 귀중하여 값도 없고 / 之無價


사용하여도 다함이 없네. / 用之不竭


어이 돌아오지 아니하랴. / 盍歸乎來


인간세계는 찌듯이 더우니 말일세 / 人間劇熱


 


     


31.원재 명 (圓齋 ) 정추(鄭樞)


  


“그릇의 모난 것은 / 器之觚也


이그러지기가 쉬운 것이요, / 易爲缺兮


수레바퀴는 둥글므로 / 轂之周也


어디에 통하지 못하겠는가. / 何所弗達兮


     


내가 원()을 배워서 / 苟予學圓兮


한 군데에 얽매이지 않으니 / 不滯於一隅


어떤 험한 길을 걱정하겠는가./ ”夫何險之足虞兮


     


32..척약재 명(惕若齋銘) 정몽주(鄭夢周)


 


하늘의 운항하는 것은 / 惟天之行


날마다 9만 리라. / 日九萬程


잠깐이라도 간단(間斷)이 있다면, / 須臾有間


물()이 나지 못한다. / 物便不生


     


운행하는 것은 이와 같아서 / 逝者如斯


쉬지 않는다. / 衮衮無已


잠깐 동안이라도 병이 생기면 / 一念作病


혈맥(血脈)이 중단되는 것이니, / 血脉中否


     


군자가 그것을 무서워하여 / 君子畏之


밤이면 두려워 반성하고 / 夕惕乾乾


공부를 지극히 쌓으면, / 積力之極


하늘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 / 對越在天


  


33.죽창 명(竹窓 ) 정몽주(鄭夢周)


     


활짝 열린 그 창에 / 有闢其窓


무성한 것 대일세 / 有鬱者竹


군자의 사시는 곳 / 君子攸宇


그 정조 옥과 같네 / 其貞如玉


     


좌우에 책 놓고 / 左圖右書


아침저녁 펼쳐 보니 / 閱此朝夕


물에 쏠려서가 아니라 / 不物於物


그 즐거움 즐기네 / 維樂其樂


     


34.하호보의 자 명[河浩甫字 ] 정몽주(鄭夢周)


     


기는 어째서 기르느냐? 의 때문이며 / 氣烏乎養義也


물은 어째서 즐기느냐? 지 때문이다 / 水烏乎樂智也


지는 둥글고 의는 방정하니 / 智圓而義方


이것이 군자가 된 소이인가 / 斯其所以爲君子也歟


     


35.장척 명(長尺 ) 이첨(李詹)


 


너의 편명함이여, / 惟爾之平


내가 형을 삼는다./ 我以爲兄


너의 곧은 것은 / 之直


내가 본받아서 덕을 삼는다./ 我以爲德


     


물건도 편평하고 곧은데 / 平直其物


사람으로서 어찌 굽힐 것인가./ 人而何屈


물건을 보고 내 몸에 반성하면/ 物反躬


덕이 천지나 같으리라./天地其同


     


36.징심암 명 (澄心庵 ) 이첨(李詹)


     


 “사람마다 이 마음이 있으니 / 人有是心


그것이 일신의 주장이 된다. / 是爲身主


동()하거나 정()하거나 / 動靜云爲


말하고 일하는 것이 모두 마음 그것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다. / 皆其所囿


     


이름은 천군(天君)이라 하여 / 號爲天君


만물(萬物)을 주재한다. / 主宰萬物


때로는 물()에 끌려서 어수선하여 / 或被物牽


잃어버리기가 쉽다. / 紛然易失


     


잠깐이라도 마음이 방심(放心)되면 / 斯須不存


어둡고 탁하게 된다. / 乃昏乃濁


본심은 비록 있다하여도 / 淵源雖存


그의 지각(知覺)은 어둡게 된다. / 昧其知覺


     


어떻게 맑게 할꼬. / 何以澄之


요()는 능히 공경함에 있다. / 要在克敬


마음지키기를 적군을 방어하는 성()과 같게 하여 / 守之如城


외물(外物)과 경쟁하지 않는다. / 不與物競


     


그 뉘가 이것을 능히 할 것인고. / 伊誰能之


천군(天君)이 바로 그것이다. / 天君是已


환경이 고요하고 몸이 한가하여야만 / 境靜身閑


안정하게 되는 것이다. / 斯得所止


     


우저(牛渚)나 사산(謝山)이 / 牛渚謝山


바로 즐겨할 장소요, / 乃其所樂


구름가는 메에는 가을날이 맑고 / 雲嶠秋晴


달 비친 연못은 밤에 환하다. / 月潭夜照


     


성실하게 생활하면 / 存誠以居


밝고 통하고 공평하고 넓게 되나니 / 明通公溥


열심히 따르다 보면 / 勉勉循循


성현(聖賢)과 짝이 되리라. / 聖賢爲伍


     


천리 길 밖에서 / 千里同聲


서로 알아 주는 이것이 지기(知己)라 한다. / 是爲知己


힘쓸지어다, / 勖哉章公


장()공이여 행동을 조심하소.”/ 愼乃所履


     


37.초옥 명(草屋 ) 이첨(李詹)


 


아득한 상고(上古)에는 / 悠悠上古


예의가 검소하고 풍속이 순후하였다. / 禮儉風醇


나무 위에도 살고 동굴(洞窟)에도 살았으니, / 巢居穴處


들 사슴같은 그 백성들이었다. / 野鹿其民


 


가옥을 짓게 되자 / 爰作宮室


임금 있고 신하 있었다./ 有君有臣


초가집은 풀로 짠 자리로 / 茅茨越席


겨우 몸을 용납할 만하였다. / 僅得容身


     


황()의 시대가 지나고 왕()의 시대가 되면서 / 皇王遞繼


지혜와 공교로운 것이 순진한 것을 바꾸어 버렸다. / 智巧移眞


질그릇 만들고 기와집이 번질하게 비늘처럼 늘어섰다. / 昆吾陶瓦


비도 새지 아니하려니와 / 雨不


     


조촐하고 미끈하여 먼지 티끌 없을세라, / 淨滑無塵


사치가 생겨나서 / 奢華竟起


단청한 집이 뾰죽뾰죽 / 金碧嶙


온 천하가 바람따라서 / 天下風靡


     


옛 것은 버리고 새 것을 취하였다. / 捨舊取新


역군들은 벽돌 만들기에 / 工投塼埴


손과 발이 얼어 터지누나. / 手足凍皴


누가 꾀를 내어서 / 誰爲此謀


     


너희들을 고생시키는고. / 俾而若辛


고상하게 소박(素朴)한 것을 지키는 / 傲然抱朴


이 시대마다 있게 되니, / 代各有人


남양(南陽)과 두릉(杜陵)에서 / 南陽杜陵


     


한가히 거처하였네. / 燕居申申


그들의 성취한 문장(文章)이나 덕업(德業)은 / 文章德業


뉘가 그를 따르랴. / 俱如其仁


자정(子靜 초옥(草屋) 주인의 자)이 / 子靜好古


     


옛것을 좋아하니 그 뉘를 본받는고. / 伊誰是遵


초옥(草屋)이라 이름함은 / 揭草名屋


반드시 까닭이 있는 것이다. / 其必有因


차가운 서리와 눈이요 / 激淪霜雪


     


화기(和氣)로운 봄, / 和氣陽春


저것 초목의 번성하고 시들어 떨어짐은 / 彼之榮悴


바로 나의 구부리고 펴는 것과 같은 것이니, / 卽我屈伸


물()이 모두 나의 동류이나, / 物皆吾與


     


네가 유독 나와 가장 친하구나. / 獨爾最親


집구석에 혼자 있을 때에 조심하게 / 不愧屋漏


귀신을 대한 것 같이하고 / 如臨鬼神


문에 나갈 때에도 / 出門克敬


     


큰 손님을 보는 듯하라. / 如見大賓


그래야 빈 방안에서 절로 환한 것이 나타나서 / 乃生虛白


이웃까지도 흡족한 덕화가 미치는 것이니, / 孔洽其鄰


누구든지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悉能致此


어찌 초옥(草屋)이 헛 이름 뿐이리오. 豈曰濫巾


 


38.눌헌 명(訥軒 ) 이첨(李詹)


  


길()한 사람의 말이 적은은 / 吉人辭寡


덕()으로 행하기 때문이다. / 惟內之誠


입을 삼가기를  / 仁者言


옥()을 손에 쥐듯, / 惟德之行


     


가득찬 물그릇을 / 樞機是愼


들듯이 조심하라. / 執玉捧盈


저 조급하고 망녕된 이는 / 惟彼躁妄


애석하게도 이것을 따르지를 않는다. / 憯莫繇斯


     


방안에서 어긋난 말을 하면 / 室居悖出


천리밖에서 반대가 온다. / 里違之


유언(流言)과 비방을 일으켜서 / 興訛造訕


한꺼번에 1만() 화살[弓矢] 날아온다./ 萬弩一機


     


여러 사람들이 모두 적()이 되어 / 衆俱如敵


홀로 서서 누구를 의탁할 것인가. / 孑立疇依


곤란한데 빠져서 뉘우친다는 것과 / 處困乃悔


말을 숭상하면서 온전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파리[]가 웅얼거리듯이,/尙口求全


     


올빼미[]가 시끄럽게 하듯이 하여 / 蠅營


비방이 그쳐지지는 아니하고 더욱 만연되는 것이다. / 不弭益延


혀[]를 깊게 감추고 / 深韜赤舌


하늘로 손을 올려라. / 上手穹玄


     


뒤에서 지혜를 부리는 것이 / 與其智後


오히려 앞에서 졸렬한 것보다는 나으리라. / 孰若拙前


성인의 말씀이 법이 되는 것이어늘 / 聖謨可範


거울삼아 보지 않는구나. / 而不鑒旃


     


곧은 말 하는 체하면서 남을 고자질하는 것은 밉살스러운 것이언만 / 訐直可惡


그래도 징계하지 않는다. / 而不懲焉


이는 진실로 제 잘못으로 된 것이니 / 斯固自取


또한 어찌하랴. / 亦將奚爲


     


지낸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나 / 往不可諫


장래에는 잘할 수 있는 것이니, / 來惟可追


마음을 고치고 생각을 씻어서 / 改心滌慮


이것을 생각하기 바란다. / 庶幾念玆


     


법도에 맞지 않거든 말하지 말고 / 非法不道


오로지 덕이라야만 창성하게 되리라. / 惟德之昌


잘되고 못 될 것을 미리 알아 / 得失前見


공경하여 잊지 말지어다. / 欽哉勿忘


 


39.애죽루 명 (愛竹樓 ) 이첨(李詹)


 


 “대의 아름다움을 사람이 그대로 행하려고  / 竹之美人之履


 누()로써 표시함이요, / 樓以成之


대의 굳굳하게 선 것은 주인의 뜻이니 / 竹之植人之志


공이 이름을 지어주었다. / 公以名之


     


대로서 비할 만하다면 사람으로는 지극한 것이니 / 竹之比人之至


내가 이 명()을 지었다.” / 余有以銘之


     


40.몰지연 명(沒池硯 ) 이첨(李詹)


 


처음 천지가 생겼을 때에  / 萬象鴻蒙


여섯 구멍[六鑿]이 패여지지 않았다. / 未分六鑿


이()수와 낙()수가 마르게 되매 올챙이가 나오고 / 伊洛渴而科斗出


회수(淮水)의 제방이 터지매 용사(龍蛇)가 날뛰었네. / 淮堰而龍蛇拔


     


정기(精氣)가 돌에 모였는데 / 氣鍾于石


새기거나 파놓은 것이 아니다. / 匪鐫匪刮


벼루의 몸은 곤괘(坤卦)의 고요한 것을 상징하였으니, /體像


내가 잠심(潛心)하여 대하였네. / 潛心對越


     


평탄하여 언덕이 없고 / 坦無畦町


금 소리와 옥 빛이네. / 聲玉色


자연(自然) 그대로 너의 용맹은 / 爾勇何其


 어떠한 구름도 일으키고 달을 토하네. / 興雲吐月


     


누구가 벗을 삼는고, / 誰其友之


군자가 곁에 있다. / 君子在側


어찌 물건을 좋아함이랴. / 豈伊玩物


너를 본뜨려는 것이다. / 惟爾之則


     


41.자 명 ( ) 이첨(李詹)


 


생각한[] 뒤에 얻게 되는 것이니 / 慮而後得


생각지 아니하면 어찌 얻겠는가 / 不慮胡獲


얻는 데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 得之何事


일 마련하기를 의()를 가지고 하여야 한다. / 制事以義


     


거룩하신 선각(先覺)네 들은 / 卓彼先覺


오직 정()하고 오직 전일(全一)하였었다. / 惟精惟一


익숙히 생각하고 살펴서 처리하여야 / 孰思審處


외물(外物)의 꾀이는 것을 쫓을 수 있다. / 外誘斯去


 


미친 자들은 생각하지 못하고서 / 惟狂罔念


옛날 전일의 나쁜 습관에 빠진다. / 於舊染


정욕을 방자히 행동하므로 / 肆情行己


처음엔 털끝만큼 틀린 것이 마지막에는 천 리나 멀게 되나 / 毫釐千里


     


이 두 가지에서 택하면 / 擇斯二者


거의 허물이 없게 되리라. / 庶無過也


제가 힘쓰려고 “어찌할꼬, 어찌할꼬” 하지 않는 자는 / 不曰如何


내가 그를 어찌하랴. / 奈我何他


 


42.애계 명 (愛鷄 ) 이첨(李詹)


 


닭의 성품이 우리의 성품과 / 鷄之性與吾性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 其相去也幾許


감동시키면 바로 알아준다. / 感之而斯應


본래 우리 사람들의 동류이니 / 本吾與也


     


네가 나에게 인()하게 하는 것이냐, / 汝仁我耶


내가 너에게 인()하게 하는 것이냐. / 我仁汝耶


아, 닭이여, / 雞乎


그런대로 우리의 단서를 저버리지 않겠도다. / 足無負吾仁之緖矣


 


     


43.매천 명 (梅川 ) 이첨(李詹)


     


여쁘다 저 매화나무여,/ 有粲者梅


르는 물이 둘러 있어 / 有水縈迴


지 티끌이 멀어졌으려니와 / 塵坱伊阻


연(天然)으로 꽃망울 맺었구나./ 天心所


     


창(玉窓)에 흰 달이요. / 皓月


속 매화 봄이로다. / 雪梅陽春


가 그 인과 같으랴./ 誰如其仁


는 이런 사람을 그리워 하노라./ 我懷斯人 


     


44.야당 명 (野桂堂 ) 이첨(李詹)


     


수[]는 늦가을에 외로운 꽃다움이 있음이여, / 桂有孤芳兮


이 덕()의 상서[]로다. / 惟德之祥


그의 덕()이 매우 나타남이여 / 其德孔彰兮


진실로 이 당()에 알맞도다. / 允符斯堂


     


사랑하여 다칠까[] 하노니 / 愛不忍傷兮


옛날 소공(召公)의 감당(甘棠) 나무에 비하겠다. / 比之甘棠


가꾸고 보호하여 잊지를 말아서 / 封植勿忘兮


길이 영화로운 빛을 주라.’ / 永錫龍光


     


45.운헌 명(雲軒 ) 이첨(李詹)


     


아, 구름이여 / 猗歟雲兮


본성[]은 고요하나 뜻은 움직이니 / 性靜情動


실로 체( 고요함)와 용( 움직임)을 겸하였다. / 實兼體用


아래로부터 떠올라서 / 自下而上


     


백성들의 쳐다보는 바가 된다. / 以爲民望


하늘에 다니면서 비를 베풀어 / 行天施雨


아래에 있는 땅에 혜택을 준다. / 以澤下土


군자가 이것을 법으로 삼아 / 君子是則


     


자신을 완성하고 물()도 성취시켜 준다. /成己成物


훌륭한 잠각(岑覺)은 / 顯允岑覺


조그만 동산에서 스스로 유쾌히 산다. / 一塢自怡


헌()을 이름 짓는 것은 무슨 뜻인고, / 名軒何義


     


그의 자득(自得)한 것을 사랑하노라. / 愛爾訑訑


무엇을 자득하였는고, / 取之何得


학()을 끊고 하는 것이 없다. / 絶學無爲


유교에서 숭상하는 바와 불교의 숭상하는 바는 / 儒佛所尙


     


저기(구름의 혜택주는것)에 있고,여기(구름의 무심(無心)한것)에 있다. / 在彼在玆


이 밖에는 / 過此以往


나로서는 모르겠다. / 吾不知之


 


46.한산백 청심당 명(韓山伯 淸心堂 ) 이첨(李詹)


 


내가 허공을 보니 / 我觀虛空


어느 때는 그늘이 끼이기도 하고 어느 때는 맑기도 하다. / 或陰或淸


사람의 가진 지각(知覺)은 / 人有知覺


어둔 때도 있고 밝은 때도 있다. / 乃昏乃明


     


저 물욕이란 것이 / 咄彼物欲


하늘에 구름 생기듯 하니 / 如雲之生


깊이 살펴서 능히 / 猛省克去


쫓아버리기는 정성에 있다. / 存乎其誠


     


온갖 사특한 것은 없어지고 / 群邪以敗


온갖 착함이 나게 된다. / 萬善以生


내가 이러한 사람을 사랑하노니 / 我愛斯人


그 이름에 더럽힘이 없을지어다.  / 無忝厥名


 


47.영정재 명(永貞齋 ) 이첨(李詹)


     


‘하늘의 도()는 쉬지 않으니 / 天道不已


원()ㆍ형()ㆍ리()ㆍ정()의 순서로 된다. / 元亨利貞


정()하고 견고한 것이 일을 마련하여 / 貞固幹事


만물이 이루어진다. / 萬物以成


     


주역(周易)에 그러한 덕()을 일컬어서 / 易稱其德


성()과 정()을 밝혔다. / 以明性情


철인(哲人)은 항상함이 있어서 / 哲人有恒


마음 가짐을 공경한다. / 存心克敬


     


비()의 도()가 한창일 때에 / 賁道方昌


정()함으로써 처한다. / 處之以正


잠깐사이라도 반드시 그리하여 / 造次必由


하늘이 밝게 내려주신 명()을 돌아보라 한다. / 顧天明命


     


어찌하여 뒷세상 사람들은 / 云胡後世


화려하고 허위만을 숭상하는고. / 華僞是崇


미혹한 소견으로 변경시켜서 / 執迷變更


순박한 풍속(風俗)을 어지럽게 하며 / 以亂醇風


     


능히 오래도록 하여 / 鮮能持久


참다운 공()을 성취할 줄을 모르는고. / 以就眞功


우리 선생은 / 惟吾先生


학문도 있고 지킴도 있다. / 有學有守


     


내가 그의 재()에 명()을 지어서 / 乃銘其齋


좌우명(座右銘)을 삼게 하노니, / 以備座右


생각 생각이 여기에 있어서 / 念玆在玆


길이길이 전하소.’  / 庶傳不朽


     


48.이의민 홀 명(李義民笏 ) 이첨(李詹)


     


‘아름답다. / 休玆命器


이 홀은 실로 가문에서 선대부터 전래된 것이다. / 實是家傳


금이 아니건만 무거웁고 / 匪金而重


옥이 아니건만 단단하다. / 匪玉而堅


     


아, 선조 / 於戲先祖


수택(手澤)이 아직도 새로워라. / 手澤尙新


생각한 바를 써서 임금의 명령에 대비하는 것은 / 書思對命


사관(史官)과 간신(諫臣)이다. / 史官諫臣


     


한미하다가 현달하니 밝도다, / 旣微而顯


그 빛이여. / 於昭其光


전수하여 썩지 않으리니 / 庶傳不朽


나의 명문을 보라.’ / 視我銘章


     


49.양촌명(陽村銘) 이첨(李詹)


     


‘거룩하다, 우리 도()는 / 於皇斯道


그 이치가 조리있게 환하구나. / 厥理燦然


체()는 하늘 생긴 뒤에 성립되고 / 體立天後


용()은 하늘보다 먼저 일어났다. / 用起天先


     


오직 성인이나 현인들은 用起天先。/ 惟聖惟賢


성품대로 나가기도 하고 성품으로 회복시키기도 한다. / 性焉復焉


힘쓸지어다. 권공(權公)은 / 勖哉權公


선한 마음의 시초를 연구하라.’ / 善幾是硏


     


50.쌍매당 명 (雙梅堂 ) 이첨(李詹)


 


‘매화가 두 나무인데  / 有梅雙峙兮


뿌리를 당() 앞에 의탁하였다. / 托根于堂


가지마다 옥()꽃이 피어 / 交柯璀璨兮


봄기운을 일찍 받는다. / 夙感稚陽


     


눈[]ㆍ서리[]도 / 雪霜凝魂兮


그 향기를 가리우지 못하누나. / 其香


맑은 덕()을 가졌으니, / 秉德無私兮


백이(伯夷)에게 비할 만하다. / 行比伯夷


     


함부로 구경할 것이 아니라 / 不可褻玩兮


사랑하면서도 공경하여야 한다. / 愛而敬之


내 말을 믿지 않거던 / 謂余不信兮


이 명사(銘辭)를 보라.’ / 視此銘辭


     


51.주종 명 (鑄鍾 ) 권근(權近)


     


아, 깊고 원대하신 우리 임금 / 於穆我王천명을 크게 받으시고 / 受命溥將새 터전을 마련하시니 / 聿來新邑한강 북쪽일래 / 于漢之陽


개성이라 지난달에 / 昔在松都고려 운수 다했기로 / 國步斯蹙우리 임금 가름하사 / 我王代之으로써 악을 없애시니 / 除虐以德


백성들은 전쟁을 보지 않고 / 民不見兵온 세상이 청명하네 / 會朝淸明어진 이들 힘을 다하여 / 賢智效力태평세월 이룩하니 / 躋于大平


여기저기서 모두들 모여들어 / 遠近如歸많고도 번성하네 / 旣庶旣繁드디어 이 종을 지어 / 鑄厥鐘아침저녁 메아리치니 / 乃聲晨昏


우리 님의 공덕을 / 我功我烈여기에 되새기세 / 是勒是鐫신도를 진압하시니 / 鎭于神都아, 천만 년을 가오리라 / 於千萬年


     


52.자복 명(子復 )   권근(權近)


     


사람마다 안택이 있으니 / 人有安宅


하늘이 주신 걸세 / 天之所


비어서 용납할 수 있고 / 廓其有容


넓어서 많이 살 수 있으며 / 廣以大庇


 


우뚝해도 기울어 지지 않고 / 匪危以傾


나직해도 비좁지 않으며 / 以庇


부유하지 않아도 윤택하고 / 不富而潤


아로새기지 않아도 아름다운데 / 不雕而美


 


어쩌자고 등지고 달아나서 / 胡背而馳


정할 바를 모르는가 / 靡所底止


머지 않아 돌아서서 / 不遠而復


뉘우치면 걱정 없나니 / 悔也無抵


 


네 수레를 빨리 몰아 / 速還爾車


네 살곳을 속히 가리어 / 速擇爾里


뜰악을 소제하고 / 洒掃庭


따분한 것 정리하며 / 荒穢是理


 


담장을 수선하여 / 修我垣墻


도적의 침범을 막아내고 / 備盜之至


주장하여 있으면서 / 主而有之


다른 데로 옮기지 말고 / 毋或他徒


 


전심전력하여 당에 오른다면 / 勉勉升堂


여러 길도 바라볼 수 있느니 / 數仞可企


자복씨가 있어 / 有子復氏


오직 예를 실천하며 / 惟禮之履


 


극기의 공은 / 克己之功


사물로 일을 삼고 / 四勿爲事


문은 나서면 귀한 손님 만난 듯이 하고 / 出門如賓


방구석에서도 부끄러운 일을 아니하니 / 屋漏無恥


 


이렇게 닦아 나가면 / 以是修之


자못 근사하다 하리 / 殆庶幾矣


     


53.수봉 명(琇峯 )  권근(權近)


     


돌이 빼어난 것은 수석이라 / 石之秀者琇也


옥에다 비하는 덕은 / 於玉比德


오직 자신이 지닌 것이요 / 維其有之也


산의 뾰쪽한 것은 봉우리라 / 山之鋒者峯也


 


우뚝히 세운 자세는 / 所立卓爾


따르자해도 따를 길이 없고 / 末由從之也


독이 아닌데도 감춰지고 / 不櫝而藏


자랑하지 않아도 빛나는 / 不衒而光


 


곤강에 맡긴다 / 任崐岡也


샘물은 달고 토지는 기름지고 / 泉甘而土肥


옥이 쌓이어 산이 빛나니 / 而山輝


내 관에 꽂고 / 簪吾冠兮


 


내 옷에 차고 / 佩吾衣


나는 그대와 함께 돌아가련다 / 吾與子同歸兮


     


54.근봉 명(近峯 ) 권근(權近)


 


먼 데를 가자면 가까운 데부터 하고 / 適遐自邇


높은 데 오르자면 낮은 데부터 하고 / 升高自卑


만리를 가자고 해도 / 萬里之往


한 발자국으로 시작되니 / 一擧足時


 


행여나 돌아서지 말고 / 愼勿却步


가는 데까지 가보게나 / 求至於斯


내 이로써 이름한 뜻은 / 我取而名


모든 것을 가깝게 여기자는 걸세 / 欲以近思


 


한 늙은 선사가 있어 / 有老禪者


생각이 나와 같으니 / 同我襟期


산 봉우리 집을 둘러 / 峯巒繞屋


언제도 여기 있으니 / 亘古在玆


 


한 걸음에 갈 터인데 / 跬步可至


무엇이 멀다 하리 / 夫何遠而


눈썹이 눈 앞에 있는걸 / 睫在眼前


아는가 모르는가 / 知耶不知


 


55.독수 명(獨秀 ) 권근(權近)


독수는 상인(上人) 해봉(海峯)의 도호(道號)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어 / 天有五行。。


만물이 화생하나니, / 萬物化生


그 중 빼어난 것이 / 得其秀者


사람이라는 것이다. / 有人之名


     


조그마한 토산(土山)에도 / 㟝嶁之小


봉우리가 우뚝우뚝 솟아 있고 / 峯巒亭亭


눈 서리 속에도 / 霜雪之慘


송백(松柏)은 푸르도다. / 松栢靑靑


 


이 만물 중 빼어난 것은 / 此物之秀


사람이 가장 신령한지라, / 惟人最靈


그 홀로 빼어나고자 할진댄 / 我欲獨秀


덕을 밝혀야 하나니, / 我德我明


     


그 공을 어디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 其功何自


바로 성심(誠心)이다. / 曰心之誠


만물에 뛰어난 사람이 되면 / 首出庶物


천하가 태평하리라. / 天下斯平


 


56. 각암 명(覺庵 ) 권근(權近) 


 상인(上人) 지선(志先)을 위하여 지은


     


우둔한 건 중생이요 / 蠢蠢群生


명철한 건 각성(覺性)이다. / 明明覺性


응용은 자연스럽고 / 應用怡然


진리의 본체는 고요한 것이니, / 眞體自靜


     


얻는 데도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 得之何先


곧 뜻이 결정되어야 한다. / 志之結定


마침내 같이 돌아가게 되면 / 畢竟同歸


누가 하우(下愚)이며 누가 성인이랴. / 孰愚孰聖


 


57. 길천군 규(吉川君) 권근(權近)


  四字의 명을 지어 아들 길천군 규(吉川君跬)에게 준다.


  


공()


공정하면 사가 없고 / 公則不私


마음이 맑으면 욕심이 없다./ 心淸無欲


일이 지당한 데서 나오면 / 事出至當


이것이 정직이다. / 是謂正直


 


근()


부지런하면 게을러지지 않는 것이니 / 勤則不怠


부지런히 노력하여 어기지 마라. / 孜孜罔愆


직사를 폐하거나 해이하지 않는 것이 / 職無廢弛


충현(忠賢)이다. / 是謂忠賢


 


관()


너그러우면 가혹하지 않게 되니, / 寬則不苛


일을 모두 인후하게 하라. / 事皆仁厚


군자의 덕은 / 君子之德


그 경사가 후세에 전해지느니라. / 慶流于後


 


신()


미더우면 경망하지 않나니 / 信則不妄


유지하기를 성심으로 하여, / 持之以誠


굳게 그 뜻을 지키고 / 堅守其意


스스로 변경하지 마라. / 毋自變更


 


58.기물명 이십수 효왕위(器物銘二十首效王褘) 어세겸(魚世謙)


 


관()


하ㆍ은ㆍ주를 거치자니 / 歷夏商周


이름도 다르고 규모도 다르네 / 殊名異規


사람의 머리에 처해 있으니 / 居人之上


높아도 위태롭지 않도다 / 高而不危


 


겉치레가 빛났으니 / 煥爾外飾


안으로 근신을 갖아야 하네 / 須愼內持


덕은 혹시도 틀림 없을지니 / 德或罔愆


끈을 맺길 어찌 사양하리 / 結纓何辭


 


패()


쟁그렁 땅에 드리움이여 / 鏘乎


허리에 매어 있고 / 腰焉繫之


율에 여를 겸함이여 / 律乎呂兮


 


걸음으로 제정하고 / 步焉制之


어질도다 선비여 / 賢乎士兮


마음으로 합하렷다 / 心焉契之


 


이()


오직 의를 밟아서 / 惟義之蹈


강장으로 달려가네 / 趨康莊兮


오직 너를 보아서 / 惟爾之視


장차 상서를 고찰하렷다 / 將考祥兮


 


침()


목침이냐 각침이냐 / 木耶角耶


유침이냐 석침이냐 / 流耶石耶


화서의 환국을 꿈꾼다면 / 夢華胥之幻國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울 걸세 / 雖曲肱而可樂


 


석()


너를 깔아놓으면 앉고 누울 만하고 / 爾之藉可坐臥


너를 벌려놓으면 손님을 잔치할 수 있네 / 爾之設賓讌些


 


금()


몇 겹 솜을 깔아 깁이불 만드니 / 設重緜兮製錦


차가운 겨울 밤에 따습게 잠들 자네 / 冬之夜兮燠已


어쩌면 폭을 크게 넓히어 / 安得廣爾之幅兮


추위에 떠는 천하 사람 덮어 줄거나 / 大庇天下之寒士


 


장()


갑장 을장을 갖추어 / 備共具造甲乙


이에 거처하며 집으로 삼았네 / 爰居處以爲室


머무는 곳에 안착하여 조금도 게을리 말아라 / 安汝止罔或逸


 


사()


의상이 이 속에 들어 / 衣裳在腹


내고 들임이 때가 있네 / 出納有時


군자를 위해 수보하고 / 爲君子守


군자를 위해 의식을 갖추네 / 爲君子儀


 


이()


너절한 무명베는 / 布素之紛如


네가 수장하거니와 / 資爾之收也


찬란한 비단은 / 錦綺之爛如


네가 구하는 것 아니니라 / 非爾之求也


 


정()


이것으로 밥을 짓고 / 是焉


이것으로 죽을 쑤니 / 是焉粥


네 위치를 바르게 한 것은 / 正爾之位


발이 꺾어질까 염려 함이요 / 恐折足也


 


공의 속이 혹시 엎어질까 하노니 / 公之或致覆


너의 명을 튼튼히 한 것은 / 疑爾之命


새로운 복을 구합니다 / 求新福也


 


경()


나의 용모를 곱게 만들고 / 理我之容貌


나의 의관을 단정히 해 주니 / 整我之衣冠


이는 너의 한 부분을 힘입거니와 / 是固資爾之一端


어찌하면 나의 심원을 비추어 / 安得照我之心源


 


사특한 생각을 미연에 방지할거나 / 得閑邪乎未瀾


아 너의 유가 셋이 있으니 / 嗚呼爾䫫有三


나는 어찌 경계하지 않으랴 / 予胡不監


 


즐()


흩으러진 귀밑머리를 / 鬢髮紛然


무엇으로 거둬 올리리 / 誰其斂之


오직 너만이 능하도다 / 惟爾之能也


너의 잘 긁어내는 재주로 / 以爾梳之才


 


정사를 하는 데 쓴다면 / 施之於爲政


거의 폐단을 제거하고 이익을 일으키리 / 庶乎弊可袪而利可興也


 


척()


크고 긴 것 헤아리기는 / 度長絜大兮


오직 너의 직책이라 / 職爾之管也


한 치도 긴 데가 있나니 / 寸有所長兮


아예 짧다고 자처하진 말아라 / 毋苟自局於短也


 


인()


누루하고 약약하여 / 纍纍若若


쇠줄 같은 전유로세 / 篆鐵索


신당이 빛나고 또렷하니 / 信章昭焯


군자가 의탁할 바이로세 / 君子攸託


 


고()


붓을 잡고 다다르면 / 執翰而臨之


무슨 일이고 못 써낼 리 있으리만 / 何事不可書


써내면 그 뜻을 다해야 할지니 / 書必盡其意


빠뜨리고야 성기지 않은 것 있으리 / 何遺而不疏


 


마음을 잡으면 붙어 있는 것이니 / 所以操之則存


군자가 허여하는 까닭일세 / 而君子之所與歟


 


금()


거문고 덕은 깊고 고요하여 / 琴德愔愔


그 소리를 드러냈도다 / 式昭其音


순임금ㆍ문왕이 멀리 갔으니 / 舜文已遠


어느 뉘라 마음에 합하리 / 誰契于心


 


아름답다 공자의 문에 / 吁嗟孔門


선비들이 하도 많네 / 濟濟靑衿


줄의 노래 맑은 가락 / 絃歌雅操


천기 깊고 묘하구려 / 天機妙深


 


나는 석 자 길이 거문고가 있어 / 我有三尺


보배가 쌍금보다 중하네 / 寶重雙金


음심과 사심을 제지하고 / 用制邪淫


예ㆍ이제를 씻어낸다니 / 蕩滌古今


 


글을 지어 명을 새겨 / 辭以銘之


공경하는 뜻을 표하노라 / 以寫欽欽


 


궤()


비어 있으면 받아 들이고 / 虛以受之


가득 차면 내놓나니 / 盈以出之


때에 맞추어 열고 닫고 / 時其開闔


또다시 밀봉하렸다 / 又重密之


 


탑()


몸의 의탁하는 곳이라 / 身之所寄


너를 고히 받들어서 / 汝安承只


기울지도 말고 비스듬하지도 말아 / 無傾無側


나로 하여금 올라 앉게 하라 / 容我登只


  


병() 


눈바람을 네가 막고 / 風雪斯蔽


궃은 먼지를 네가 가리나니 / 氣塵斯翳


오직 쓰는 것이 절제가 있어 / 維其用之有制


세상이 중히 여기도다 / 是以重於世爾


     


너는 주인의 호위가 되어 / 其爲主人之衛


길이길이 변하지 말라 / 永永無替


 


검() 


구야자가 묘한 재주 드날리니 / 歐冶騁妙


막야가 먼저 깨달았네 / 莫耶先覺


월나라 숫돌로 봉을 세우고 / 越砥斂鋒


제고를 날에 발랐도다 / 膏淬鍔


     


고옥에서 용을 잡았고 / 捕龍古獄


대택에서 뱀을 베었구나 / 斬蛇大澤


석 자 길이가 정기를 드날리니 / 三尺騰精


온갖 요물이 넋을 일네 / 百妖喪魄


     


성내면 삼군을 지휘하고 / 怒揮三軍


위엄은 한 번 만지는 데 이뤄지네 / 威成一握


이것을 차면 공이 되고 / 佩則爲公


뽑는 날엔 적수가 없도다 / 拔之無敵


     


어허 저 연도(둔한칼)는 / 嗟彼鉛鉅


계륵에나 교만 부리지 / 鷄肋


어찌 알리, 갑을 열면 / 烏知開匣


이러한 절옥이 있을 줄야 / 有此截玉


     


무릇 여러 선비는 / 凡百志士


가져서 싫어하는 이 없더라 / 服之無斁


 


59.구() 명() 성현(成俔)


 


권문은 불과 같아서 / 權門如火


뛰어들면 열이 나고 / 蹈之則熱


벼슬길은 바다와 같아서 / 宦途如海


밟으면 빠지나니 / 履之則


     


오직 덕과 의에 있어서는 / 惟德惟義


삼가서 넘어서지 말라 / 愼勿顚越


 


60.두() 명() 성현(成俔)


    =俗字


기장 한 알을 보탬으로써 만종도 시작 되고 / 累一黍而萬鍾之所由始


한 푼을 더함으로써 백성이 곤하나니 / 增一分而萬姓之所由悴


규촬을 신중히 하고 / 惟愼圭撮


백성과 이권을 다투지 말라 / 勿與民爭利


     


61.환도 명(環堵 ) 김시습(金時習)


 


안은 둔하고 겉만 영리한 것은 / 內鈍外黠


소인의 자질이요 / 小人爲質


곁은 오므리고 안이 활달한 것은 / 外括內豁


군자의 길조로세 / 君子之吉


     


모르는 속에 날로 빛나고 / 闇而日章


똑똑한 척하면 날로 망하나니 / 的而日亡


좋은 옷은 안감을 중히 여기고 / 衣錦尙褧


궂은 옷을 가죽만 치례하네 / 惡衣表揚


     


허물도 명예도 없는 자는 괄낭이라 하니 / 無咎無譽者爲括囊


한음이 하늘로 오르면 어찌 길 수 있나 / 翰音登于天何可長


나의 도시를 벌여 놓고 / 列我圖書


옛 것을 복습하여 잊지 말며 / 溫古勿忘


     


나의 지기를 가다듬어 / 勵我志氣


넓고 굳고 굳세게 하렸다 / 浩浩堅剛


이러기에 군자란 / 所以君子


유도 알고 강도 알며 / 知柔知剛


     


미도 알고 창도 알아서 / 知微知彰


만 사람의 물망이 되는 것이다 / 爲萬夫之望也哉矣夫


     


     


62. 탑명(榻銘) 김시습(金時習)


 


 


빛나고 곱게 하여 대부책처럼 꾸민 것도 아니요 / 不華晥以飾大夫之簀


찬란하고 아롱지게 하여 소융인의 문장처럼 윤낸것도 아니로세/不斑爛以文小戎之茵


나의 토상에 깔아 놓으니 / 展我土床


봄과 같이 훈훈하구나 / 溫如陽春


     


무릎 끊고 다리 포개고 / 穿膝累脚


오뚝이 앉아 밤을 지새며 / 危坐待晨


이치를 궁구하며 정밀히 따져 / 窮理密察


옛사람과 같이 가련다 / 思晞古人


     


뒤틀지도 않고 기대지도 않아 / 不偏不倚


몸뚱이를 살펴 오직 공경하네 / 省躬惟寅


어둔님을 대한 듯이 하며 / 如對大賓


옥누에도 부끄럽지 않고 / 不愧屋漏


     


신명을 제사하 방에 처해서도 / 從居闇室


큰 손 듯하며 / 如在祭神


하나를 목표하여 갈내지 않고 / 主一無適


마음 가짐 굳고 단단하네 / 惺惺堅硬


     


이단과 목소는 / 泥團木槊


광박하고 평정하니 / 廣博平正


군자는 너를 힘입어 / 惟君子賴


공경을 갖는다 / 爾以居敬


 


63.남명(南銘) 김시습(金時習)


 


너의 덕을 힘쓰고 너의 힘을 부지런히 하여 / 懋乃德勤乃力


밤부터 낮까지 계속하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하며 / 昏以繼夙晨以繼夕


옛것을 익혀 학을 넓히고 / 溫古博學


일을 당하면 정확하게 하고 / 莅事精確


     


부귀에도 급급하지 말며 / 富貴勿汲汲


빈천해도 근심 걱정 말고 / 貧賤勿戚戚


이윤의 뜻을 본뜨고 / 志伊尹之志


안자의 학을 배울지니 / 學顔子之學


     


거적자리 오막집에서도 / 雖蓬榻甕樞


묘당의 나라 걱정 게을리 말고 / 不弛廟堂之憂國


헌 갓 떨어진 옷으로도 / 以蘀冠鶉衣


언책으로 폐면할 것 잊지 말리 / 不忘蔽冕以言責


     


궁달과 현회는 / 顯晦


비록 하늘이 점지한다지만 / 雖關天錫


충신과 덕의는 / 忠信德義


실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니 / 實在人力


     


스스로 만족하다 여기지 말고 / 不自滿暇


내 몸을 세 번씩 살펴보며 / 用三省於吾身


음탄한 짓 하질 말고 / 無即


황극의 오복을 받으라 / 受五福於皇極


     


이 점을 생각하기 위해서 / 冀而䫃諟


남녘 벽에 붙이노라 / 粘諸南壁


 


64.북명(北銘) 김시습(金時習)


 


한 쪽박 물과 한 그릇 밥일망정 / 水一瓢食一簞


절대로 공밥을 먹지 말고 / 切勿素餐


한끼 밥을 받고 한차례 일을 시키고 / 受一飯使一力


의에 맞는 것을 알아야 한다 / 須知義適


     


하루 아침 걱정은 생각지 않고 / 無一朝之患


종신의 근심을 걱정하며 / 而憂終身之憂


병이 아닌 여윈몸 이지만 / 有不病之癭


고칠 수 없는 그 낙을 즐기네 / 而樂不改之樂


     


사풍의 염치를 숭상하고 / 敦尙士風廉恥


속태의 사특을 배제하고 / 輕厭俗態詐慝


남이 칭찬한다고 좋아 말고 / 勿喜矜譽


남이 헐뜯는다고 노하지 말고 / 勿嗔


     


화평하여 이치에 순종하며 / 怡然順理


유유하여 얻음이 있게 하라 / 悠然有得


저산의 구름처럼 무심하고 / 無心出岫之雲影


저 공중의 달같이 아첨이 없고 / 不阿懸空之月色


     


동정ㆍ어묵이 형해를 잊어 / 動靜語默忘形骸


희황 시대의 순박으로 돌아가고 / 羲皇上世之淳朴


용지와 궤칙의 상상을 갖어 / 容止軌則存想像


당우 3대의 전칙을 생각하라 / 唐虞三代之典則


     


보고 살피기 위하여 / 冀子觀省


북녘 벽에 붙이노라 / 書於北壁


     


65.팔준도 명 (八駿圖  ) 성삼문(成三問)


     


횡운골이여, 익숙하고 건장하니 / 橫雲鶻閑且佶


만리의 한혈이요 천금의 골이로세 / 萬里血千金骨


쏜살같이 약작을 넘어 사라지는 듯이 하니 / 驟度略滅若沒


네 굽을 들고 뛰어 한 번도 고꾸라진 적 없네 / 超攄四足無一蹶


     


우리 임금 비바람 속에 분망하시던 날 / 我祖辛勤沐以櫛


몇 번이나 함께 위태한 고비를 넘겼던가 / 乘危幾時同倉卒


우리의 큰 터전을 이뤄 오늘이 있으니 / 基我丕丕有今日


횡운골이여! 공이 제일이로세 / 橫雲鶻功第一


 


유린청이여, 등에 봉이 솟았으니 / 游麟靑體峯生


땅에 속하는 종류요 동의 영이로세 / 地之類銅之英


진진한 인이요 성명의 상서라 / 振振之仁瑞聖明


해가 오랠수록 기술은 익숙하네 / 齒歷延長藝老成


     


완악함을 네 번 넘어뜨려 나라가 편안하니 / 艱頑邦以寧


삼십일사에 그 영이 빛났구려 / 三十一祀耀厥靈


죽어서도 석조에 웅장한 이름 남겼느니 / 死有石槽留雄名


유린청이여, 덕을 어떻게 칭할 건가 / 游麟靑德焉稱


 


추풍오여, 되의 땅에서 들어오니 / 追風烏來自胡


국중의 보배요 천하에 짝이 없네 / 域中寶天下無


바람타고 해를 쫓아 허공에 오르니 / 乘聲逐日騰半虛


단번에 임금 사랑을 입었구려 / 一見特荷乾心紆


     


험난한 곳을 사람과 드나들어 / 入險濟難與人俱


신무를 도와 나라를 평정했네 / 贊揚神武淸坤隅


소릉 백제의 공이 서로 비슷하니 / 昭陵白帝功爲徒


추풍오여, 도참에 응해 났구려 / 追風烏生應圖


 


발전자여, 용이냔 말이냐 / 發電赭龍邪馬


용감한 그 재주 짝이 실로 없네 / 藝之武匹也寡


제 그림자 돌아 보고 소리 치며 고개드니 / 顧影長鳴脰一


기북의 만 필이 모두 다 이 아래로세 / 冀北萬匹材盡下


     


치달림이 법에 맞아 빗나가지 않으니 / 馳驟合矩無偏頗


채찍 하나 휘둘러 사직을 안전했네 / 一鞭攸指定稷社


우리 나라 억만년을 길이 편안하리니 / 大東億載長帖妥


발전자여 참으로 말이로다 / 發電赭吁駉者


 


용등자여, 천마의 새끼인지라 / 龍騰紫天馬子


번개 같은 눈동자에 통같은 귀로세 / 散電睛揷筩耳


월굴의 정을 받고 하수 기운 뭉치어 / 稟靈月窟河聚氣


우리 진룡을 내니, 변화는 귀신 같네 / 貺我眞龍化若鬼


     


전쟁에 다다르면 생사를 의탁하여 / 久矣臨陣托生死


넌즈시 진흙땅을 한 번 뛰어 넘었다네 / 容與一泥淖地


적려가 단수를 건넌 것과 공이 같으니 / 功符的盧躍檀水


용등자여, 만년을 빛이 나리 / 龍騰紫光萬祀


 


응상백이여, 힘으로만 칭할 것 아니라 / 凝霜白匪稱力


크고 강하고 또 슬기롭네 / 大有顒剛且淑


압록강 물 넘실넘실 기슭은 천척인데 / 鴨水湯湯岸千尺


흰 화살 번쩍번쩍 붉은 활과 함께 빛이 나네 / 白羽晣晣彤弓赫


     


밤에 비추는 광경이 휘황창 밝으니 / 照夜光景輝相燭


줄지은 깃발이 발굽을 따라가네 / 央央義


단번에 삼한을 고통에서 구제하니 / 一回三韓骨而肉


응상백이여 네가 고맙다 / 凝霜白而無斁


 


사자황이여, 그칠 새 없이 다니니 / 獅子黃行無疆


승상은 밝고 장군은 강하네 / 丞相明將軍强


천일이 기운 모아 상서를 바치어 / 天一翕聚呈厥祥


용매가 바다 속에 나타났네 / 龍媒闖然海之央


     


높고 높은 두류산에 도적떼 한창인데 / 頭流巖巖賊氣張


번쩍이는 칼을 따라 한 번 뛰어 용을 썼네 / 一超奮武隨劒光


적의 머리 산같이 베어 놓으니 / 坐見獻級如崇岡


사자황이여, 지혜가 매우 훌륭하네 / 獅子黃思斯臧


 


현표여, 용감하고 사나워 / 維玄豹闞以


적수가 없는지라 어느 것에 비교하리 / 久無敵誰與校


방성의 정기가 잠저에 비추더니 / 房星精潛邸耀


드디어 천리마를 내었구려 / 胚胎逸蹄殊


     


토동에서 전쟁을 마치고 큰 공을 세웠거니 / 解鞍洞輸奇


섬오랑캐 배 한 척도 돌아가질 못했네 / 島夷百艘無回櫂


단청의 그림도 똑같이 늠름하니 / 畫上丹靑凜惟肖


검은 표범인가 교교하구려 / 玄之豹之蹻蹻


 


66.일성정시의 명 (日星定時儀銘 ) 김돈(金墩)


     


요 임금은 역상을 공경하시고 / 堯欽曆象


순 임금은 기형을 살피셨네 / 舜在璣衡


역대마다 서로 전하여 / 歷代相傳


제작하는 법은 더욱 정하고 / 制造彌精


     


의라 상이라 칭하여 / 曰儀曰象


그 이름 하나만이 아니로세 / 不一其名


위, 아래를 관찰하여 / 俯察仰觀


백성의 일을 기록해 주었네 / 以授民事


     


옛이 이미 멀어지자 / 去古旣遠


만드는 법조차 희미하구려 / 制度廢墜


간책에는 남아 있으나 / 簡策雖存


뉘라서 그 뜻을 알리 / 孰知其意


     


성신하신 우리 임금 시대에 응하시어 / 聖神應期


요순을 조술하여 / 祖述二帝


표루랑 의상이랑 / 表漏儀象


모두 옛 제도를 찾으셨네 / 悉復古制


     


시간은 백각이 있어 / 時有百刻


밤낮으로 괴도를 나뉘니 / 晝夜分䡄


해를 추측하는 데 있어서는 / 測日之用


기구가 구비되었지만 / 器無不


     


밤의 살핌을 겸하자고 / 欲兼候夜


신의를 만들었네 / 命作新儀


그 이름은 무엇인가 / 厥名伊何


일성정시라 이른다네 / 日星定時


     


그 사용은 어떠한가 / 其用如何


별을 보고 구각을 안배하네 / 窺星配晷


그 바탕은 구리쇠요 / 厥質惟銅


제작도 비할 데 없이 훌륭하네 / 制作無比


     


먼저 둥근 바퀴를 만들고 / 先設圓輪


십자거가 마련되어 / 有距交施


남북으로 높고 낮아 / 南北低昻


적도를 준하였네 / 擬赤道規


     


용이 대에 서리어 / 龍蟠于臺


입으로 바퀴 자루를 물고 / 口含輪柄


뜰을 내어 못과 연하기는 / 有渠連池


오직 물이 지극히 바른 까닭일세 / 惟水至正


     


바퀴 위 세 개의 환은 / 輪上三環


서로 함께 의지하고 있는데 / 自相依附


바깥 환은 주천으로 / 外曰周天


도분을 벌려 놓았고 / 度分列布


     


안에 있는 두 환은 / 內有二環


해와 별의 길을 갈라 놓았네 / 日星分路


성환의 각은 / 星環之刻


주천의 도와 같이 가고 / 過如天度


     


내환 외환은 돌지만 / 外則運


중환은 돌지 않네 / 中獨膠固


저울대는 면에 비끼었고 / 衡橫于面


축은 중심을 관통하고 / 軸貫其心


     


축을 파서 구멍을 뚫어 / 鑿軸爲穴


침개가 용납할 만하며 / 如芥如針


저울대 끝을 통하게 하여 / 虛衡之端


도, 각이 역력히 보이네 / 度刻班班


     


두 용은 축을 끼고 / 雙龍挾軸


정극환을 떠받들며 / 擎定極環


환은 안팎으로 있고 / 環有表裏


별은 그 사이로 보이네 / 星見兩間


     


그 별은 무엇인가 / 其星伊何


구진과 천추로세 / 句陳天樞


남, 북이 정해지고 / 南北以定


동, 서가 서로 응하네 / 卯酉相須


     


보기는 어떻게 보는가 / 其候如何


선으로써 바라보네 / 用線以察


환의 위에 올라 앉아 / 直跨環上


아래로 저울대 끝을 꿰어 보네 / 下貫衡末


     


해를 추측할 땐 둘을 쓰고 / 測日用二


별을 추측할 땐 하나를 쓰네 / 推星用一


제좌의 밝은 별이 / 帝座赤明


북극에 가까우니 / 近于北極


     


선을 이용하여 바라보면 / 用線而窺


시각을 알 수 있네 / 可知辰刻


먼저 수루를 내리어 / 先下水漏


자정이 되거들랑 / 子正是視


     


윤환에 표시하니 / 誌標輪環


주천의 기점일세 / 天周所起


매일 밤 돌아가는 것은 / 每夜過周


도, 분의 시종이라 / 度分終始


     


기구는 간략하고 / 器簡而精


용도는 주밀하네 / 用周而密


몇 번이나 선철의 솜씨를 거쳤지만 / 幾經先哲


이런 제도 없었는데 / 玆制猶缺


     


우리 임금 하늘을 앞서 / 我后先天


이 의를 만드셨네 / 斯儀肇造


희화에 내려 주니 / 厥羲和


만세의 보배로세 / 萬世攸寶


 


67.앙부일구 명(仰釜日晷 ) 김돈(金墩)


 


무엇을 하든간에 / 凡所設施


때를 아는 것보다 중한 것이 없겠거늘 / 莫大時也


밤에는 경루가 있지만 / 夜有更漏


낮에는 알 길이 없더니 / 晝難知也


     


구리를 부어 기구를 만드니 / 鑄銅爲器


형체는 가마솥과 같고 / 形似釜也


반경에 원거를 설치하여 / 徑設圓距


남과 북이 마주하게 하였다 / 子對午也


     


구멍이 꺾임을 따라도는 것은 / 窾隨拗回


점을 찍어서 그러하다 / 點芥然也


내면에는 도수를 그어 / 畫度於內


주천의 반이 되고 / 半周天也


     


귀신의 몸을 그리기는 / 圖畫神身


어리석은 백성 때문이요 / 爲愚氓也


각과 분이 또렷한 것은 / 刻分昭昭


햇볕이 통하기 때문이요 / 透日明也


     


길가에 두는 것은 / 置于路旁


구경꾼이 모이는 때문이니 / 觀者聚也


이로 비롯하여 / 自今伊始


백성이 작흥할 것을 알게 되리라 / 民知作也


 


     


68.보루각 명 (報漏閣銘 ) 김빈(金鑌)


     


음과 양이 차례를 가름하고 / 陰陽代序


낮과 밤은 서로 어긋지며 / 晝夜交錯


하늘의 도는 말 없이 행하고 / 天道默幹


신의 공은 흔적이 없도다 / 神功無跡


     


재성하고 보상하여 / 財成輔相


구루를 만들었네 / 晷漏斯作


황제시대에 창작되어 / 創自黃帝


역대마다 법이 다르도다 / 歷代殊法


     


오직 우리 동방은 / 惟我東土


옛 제도 몹시 허소하더니 / 舊制疏闊


새론 법을 창조하시기는 / 肇造景式


준철하신 우리 임금일래 / 我后濬哲


     


선기옥형 먼저 살피시고 / 先在璣衡


누기를 발명하셨도다 / 且新漏器


네 개의 병은 물을 뿜고 / 播水壺四


두 개의 병은 물을 받고 / 受水壺二


     


낮과 밤의 오고 감이 / 晝夜消息


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네 / 由刻差始


이에 숫대를 세워 / 迺立之籌


십이로 표시하였네 / 十二以示


     


탁이 모이면 조두를 치니 / 聚擊刀


어쩌다가 사후에 어긋남이 없다 / 或差候伺


나무를 깎아 신을 만들어 놓으니 / 刻木爲神


문지기의 수고가 필요찮네 / 不勞守吏


     


신을 두어 누기를 맡기니 / 安神司漏


높은 누각 지었도다 / 崇閣乃成


위아래 좌석을 만들어 / 設上下座


저 동쪽 간에 두되 / 在彼東楹


     


위에는 세 신을 두어 / 上有三神


종과 북과 징을 나누어 / 分鍾鼓鉦


계인의 부름을 대신케 하니 / 代鷄人呼


그 소리 차례로 들려오네 / 有秩厥聲


     


아래 12신은 / 下十二神


신패를 가지고 / 辰牌是持


평륜의 면에 둘러서서 / 繞平輪面


차례로 올라가 때를 아뢰도다 / 迭升報時


     


그 기가 격동하는 것은 / 究其機激


가운데 간의에 입증되네 / 中楹是徵


층루로 간격을 두되 / 隔以層樓


병을 두어 서로 이어받으며 / 置壺相承


     


두 개의 동판을 만들어 / 銅作板二


살대가 통할 만큼 구멍을 뚫고 / 鑿竅擬箭


기구를 설치하여 철환을 받게 하며 / 加機受丸


병의 면에 세우고 / 樹于壺面


     


살대가 올라가면, 기구가 움직이고 / 箭陞動機


철환이 떨어져 구르는데 / 丸墜而轉


철환의 길이 비스듬하여 / 丸路斜橫


신을 내질러 내려가면 / 抵神下也


     


두 가닥 길이 넷으로 나뉘어 / 兩歧分四


사통 길과 같으며 / 若通道者


좌우로 연통이 있어 / 連筒左右


쏟아지는 철환을 받으며 / 受丸之注


     


통에는 기구의 구멍을 두되 / 筒有機竅


동판의 수와 같이 하고 / 視銅板數


따로 큰 철환을 두어 / 別有大丸


통 가에 나열하여 / 筒邊布列


     


번갈아 그 기구를 격발하면 / 遞撥其機


번개같이 빠르고 / 如電之疾


기구의 부딪치는 곳에 / 機之所觸


사신이 직무를 다하게 되니 / 司辰效職


     


마치 귀신과 같아서 / 有如鬼神


보는 자는 모두 감탄하네 / 見者歎息


거룩한 이 규모여 / 偉玆宏規


천시에 순응하여 법칙을 만드니 / 順天作則


     


제도는 조화를 짝하여 / 制侔造化


범위에 어긋나지 않네 / 範圍不忒


생각하면 이 촌음이 / 念玆寸陰


모든 일을 이루게 하나니 / 庶績


     


버들을 꺾어 울을 만들어도 / 折柳其藩


백성이 스스로 의심치 않네 / 民者不惑


이에 준정을 세워 / 爰立準程


무한한 내세에 보이노라 / 昭示無極


     


69.소간의 명(小簡儀 ) 변계량(卞季良)


     


하늘의 도는 무위하여 / 天道無爲


기구 역시 간편을 숭상하였네 / 器且尙簡


옛날의 간의는 / 古之簡儀


가주가 첩첩한데 / 架柱棧棧


     


지금 이 기구는 / 今玆器也


들고 다닐 수 있으나 / 近可提携


용도에 있어서는 / 其入用也


간의와 동일하니 / 同於簡儀


     


대개 간편한 중에서도 / 蓋簡之又


더욱 간편한 것이다 / 簡之者也


     


70.광화문(光化門)종 명( ) 변계량(卞季良)


     


거룩하신 우리 성조 / 皇矣聖祖


동방에 내리시와 / 降于東土


하늘의 큰 명을 받아 / 受天景命


큰 복을 열으셨네 / 以開洪祚


     


지난날 고려 말에 / 昔在麗季


민정이 산란터니 / 政散民離


하늘이 덕을 도와 / 天眷我德


인심이 돌아오니 / 人心有歸


     


그때에 소인들이 / 維時讒慝


제 무리를 선동하여 / 蠱惑其群


우리를 몹시 노리어 / 謀我孔棘


화가 눈앞에 박두했네 / 禍迫晨昏


     


효성 많은 성자께서 / 孝哉聖子


분묘의 집으로부터 돌아오셔 / 來自廬墳


신기를 한 번 결단하시니 / 神機一決


운이 다시 통했구려 / 允也亨屯


     


갓 돋은 해와 같이 / 如日之升


큰 빛이 널리 퍼지더니 / 溥暢洪輝


이윽고 악의 싹이 자라나서 / 尋有


틈을 타고 난 꾀했네 / 抵隙圖危


     


하늘이 성조를 후대하여 / 天厚聖祖


뒷자손을 창성케 하시니 / 俾昌厥後


우리 임금의 손을 빌어 / 假手我王


저 흉한 무리를 무너뜨리게 하였네 / 彼群醜


     


뭇 어진 이 꾀를 모아 / 衆賢恊謀


좌우로 협조하니 / 乃左乃右


윤리가 질서를 잡고 / 彝倫攸


종사가 유구하리 / 宗社攸久


     


두 번째 높은 공을 세우기는 / 再建隆功


우리 임금뿐이지만 / 實維我后


공이 높아도 거하지 않으시고 / 功崇不居


덕이 성해도 있는 척 않으시네 / 德盛不有


     


하늘의 지감이 극히 밝아 / 天鑑孔昭


거듭하여 도우시며 / 式申保佑


황제 명령 재차 내려 / 帝命荐臻


드디어 은총을 입으셨네 / 時哉龍受


     


금보가 빛나고 빛나 / 金寶煌煌


크기도 말만하니 / 其大如斗


천총의 거룩함은 / 天寵之繁


옛날에도 짝이 없네 / 曠古無偶


     


우리 임금 도성에 돌아와 / 我還于都


조업을 이어 받아 / 克繩祖武


효도와 정성이 / 虔虔孝誠


시종에 어김없으시며 / 終始無違


     


법을 세우고 제도를 버려 / 之綱之紀


온갖 일이 밝아졌네 / 百度惟


새벽과 밤을 구별키 위하여 / 有嚴晨夜


이 종을 달았거니 / 維鐘之懸


     


모든 관은 직무에 충실하여 / 百司


조금도 틀림이 없구려 / 罔敢或愆


종묘 사직이어 / 緜緜宗社


천지와 함께 장구하리 / 地久天長


     


신은 절하고 명을 지어 / 臣拜作銘


무한한 내세에 보이니다 / 用示無疆


 


71.죽월헌 명(竹月軒 )   -변계량(卞季良)


 왕세자(王世子) 저하(邸下)께서 ‘죽월헌’세 글자를 써서 신선(信璿) 상인에게


 주시니 상인이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이고 명()을 청하니, 다음과 같다.


 


대는 오직 속이 비고 / 維竹之虛


달은 오직 빛이 밝네 / 維月之明


스님은 제호를 삼아 / 師號其軒


고요하고 영통하네 / 以寂以惺


     


서연의 맑은 이야기 끝에 / 書筵淸讌


친히 찰한을 내리시니 / 親紆札翰


세 글자 굼실굼실 / 鬱鬱三字


광채가 하늘을 솟구치네 / 光射雲漢


     


산문의 영광이요 / 山門之榮


한 세상의 드문 일일세 / 一世所稀


무엇으로 갚으려나 / 何以報之


오직 복을 빌어 드릴 따름일세 / 惟有祝釐


 


72.서안 명(書案 )  -탁영 김일손(金馹孫)


 


가득히 쌓아 올린 것은 / 兀而閣


경사와 현업과 성공이요 / 經也史也賢業與聖功也


기대고 꿈꾸는 것은 / 憑而夢


희황과 주공이로세 / 羲皇也周公也


     


그 바탕이 나무라 화려하지 않으니 / 木其質不文


나는 너와 같이 하련다 / 予欲爾同也


고요히 있지만 용도는 제한이 없어 / 靜其用無方


아침 저녁으로 이 늙은일 대하노나 / 朝夕對此翁也


     


73.좌우 명(座右 )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하늘을 섬김에 있어서 극진하지 못했던 점은 없었는가, /事天有未盡歟


임금과 어버이를 위함에 있어서 지성스럽지 못했던 점은 없었는가,/爲君親有未誠歟


마음가짐에 있어서 바르지 않았던 적은 없었는가? / 持心有未正歟


 


74.정정 명(定靜 ) 회재 이언적


정미년(1547, 명종2)설날 丁未正朝   


 


바르게 기 기르고 / 直養氣


화평하게 성을 길러 / 和養性


하늘의 이치를 즐거워하고 / 樂天理


의리와 천명에 편안해하리 / 安義命


     


뜻이 먼저 정해지면 / 志有定


마음 절로 고요해져 / 心自靜


만 가지 변화에 대처하는 데 / 處萬變


하나의 경을 주로 하게 되리라 / 主一敬


 


定靜은 뜻이 정해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으로, 유학에서 추구하는 인격 수양의 단계이다.


 “그칠 데를 안 뒤에 뜻이 정해지니, 知止而后有定,


정해진 뒤에 마음이 고요해지고, 定而后能靜,


고요한 뒤에 편안해지고, 靜而后能安,


편안한 뒤에 생각하게 되고, 安而后能慮


생각한 뒤에 얻게 된다. 慮而后能得.”라고 하였다.


 


75.무현 금 명〔無絃琴銘〕 이언적


 


이치는 하늘 일에 부합이 되고 / 理契天載


즐거움은 내 마음을 가탁하노니 / 樂寓吾心


오묘하게 그 흥취를 얻을 뿐이요 / 妙得其趣


구태여 현()의 소리 빌릴 게 없네 / 不假於音


     


깊고 깊은 정적이 흐르지마는 / 冥然寂然


만물이 화락하게 봄을 맞으니 / 萬物皆春


정신은 태곳적에 가서 노닐고 / 神游太古


손가락은 천진을 어루만지네 / 手撫天眞


 


[주]무현금명(無絃琴銘) : 무현금은 줄이 없는 거문고이다.


 


76.지치 명〔知恥 〕 -이언적


 


군자가 지녀야 할 도리 중에서 / 君子之道


부끄러움 아는 것이 귀한 법이니 / 貴乎知恥


안으로 살펴보아 잘못 없어야 / 內省不疚


마음에 부끄러움 없게 되는 것 / 無惡於志


     


깊숙한 방에 홀로 있을 때부터 / 始自屋漏


천지간의 일들에 이르기까지 / 達于天地


계신(戒愼)하고 공구(恐懼)하고 근독하여야 / 戒懼謹獨


어디에도 부끄러움 없을 것이니 / 俯仰無愧


     


우뚝하게 중심 잡고 가운데 서서 / 卓然中立


오직 도에 의지할 수 있게 되리라 / 惟道是依


불행히도 과실이 / 不幸有過


은미한 데 있게 되면 / 在於隱微


     


흰 종이에 찍힌 점 하나와 같아 / 白中一黑


비록 그리 흠이 되지 않을 듯해도 / 雖若無累


그 마음의 부끄러움 / 其心忸怩


저자에서 매 맞는 것 이상이리라 / 甚於撻市


     


그렇지만 엉뚱하게 예기치 못한 / 如或無妄


재앙이 자신의 몸에 닥쳐와 / 身遭患厄


멀고 먼 변방 땅에 유배되거나 / 裔夷之竄


대중들이 모인 데서 처형된다면 / 朝市之戮


     


부끄러워하지 않고 달게 받아서 / 甘受無


호기가 넘쳐나게 해야 하리라 / 浩氣充塞


세상이 비록 나를 용납 안 해도 / 世不我容


나를 알아주는 건 하늘이리니 / 知我者天


     


상황대로 수용하고 천도(天道) 즐기면 / 安土樂天


마음의 태연함이 유지되리라 / 其中泰然


소인의 심사는 / 小人心事


이와 일절 반대라서 / 一切反是


     


불인함을 수치로 여기지 않고 / 不恥不仁


불의를 두렵게 여길 줄 몰라 / 不畏不義


이익 위해 다투고 / 惟利是競


악을 마구 행하도다 / 惟惡是肆


     


낯가죽이 두꺼워서 / 有靦面目


수치라곤 모르니 / 略無愧恥


종기 빨고 찬탈하고 시해하는 등 / 吮癰簒弑


무엇인들 하지 않는 것이 있으랴 / 何所不至


     


부끄러움 아는 마음 / 羞惡之心


천성에서 근본하니 / 本於天性


보존하고 잃는 데서 / 一存一喪


광과 성이 나뉘도다 / 斯判狂聖


     


그 기틀이 이러한데 / 其機如此


감히 자성 않겠는가 / 敢不自省


털끝만 한 차이에서 / 毫釐之差


천양지차 생겨나니 / 天壤以謬


     


부끄러움 없는 것을 수치로 알면 / 無恥之恥


큰 허물은 아마도 없게 되리라 / 庶無大咎


 


77.금 명( ) 용재 이행(李荇)


 


금이란 금지한다는 뜻이니 / 琴者禁也


삿된 마음을 금하는 것이다 / 禁邪心也


오현금은 옛날의 것이요 / 五絃古


칠현금은 지금의 것이어라 / 七絃今也


     


칠을 버리고 오가 되게 하니 / 去七而五


옛날의 음률에 합치되도다 / 合古音也


     


78. 선주연석(宣州硯石)의 명()  -이행(李荇)


  심현숙(沈顯叔)의 집안에 보관되어 있는


     


그 성품은 순수하고 / 純厥性


그 재질은 단단하여라 / 確其質


벗이 오직 넷뿐인데 / 友惟四


유익한 이는 하나로세 / 益者一


     


79.춘방(春坊) 투호(投壺)의 명()  -이행(李荇) 


 


너의 몸을 바루고 / 正爾躬


그 중을 잡으라 / 執厥中


예능을 즐기는 게 아니라 / 匪藝斯玩


내면을 곧게 하는 공부라네 / 直內之功


     


명으로써 경계를 삼노니 / 銘以爲警


직책은 동궁을 모시는 것이지 / 職侍東宮


     


80.정 명( ) -이행(李荇)


 


몸체는 하늘을 본받고 / 體法乎天


발은 삼재를 상징하도다 / 足象三才


오행으로써 쓰임을 삼았으니 / 五行以爲用


기물이면서도 기물이 아니로세 / 器而不器者哉


 


다섯 정()을 벌여 놓고 식사하는 건 / 列五而食


석독을 불러오는 처사이니 / 腊毒之媒


여기에 된 죽을 담아 먹고 / 於是


여기에 묽은 죽을 담아 먹어 / 粥於是


복속의 재앙이 없도록 하라 / 無覆之災


     


81.보진당 명(保眞堂 ) -이행(李荇)


     


이름이 이미 무너짐이여 / 名已隳兮


몸이 이미 비천해졌도다 / 身已卑兮


참을 보전함이여 / 眞之全兮


이에 힘쓰리로다 / 庶勉旃兮


 


82. 金士純屛  퇴계(退溪)이황(李滉)


 김사순(金士純 김성일)의 병풍에 쓴 명()


     


공경과 정일로서 덕 이룬 건 요순(堯舜)이고 / 堯欽舜一


두려움과 공경으로 덕 닦은 건 우탕(禹湯)이네 / 禹祗湯慄


공손하고 삼감은 마음 지킨 문왕(文王)이고 / 翼翼文心


호호탕탕 드넓음은 법도 지킨 무왕(武王)이네 / 蕩蕩武極


 


노력하고 조심하라 말한 건 주공(周公)이고 / 周稱乾惕


발분망식 즐겁다고 말한 건 공자(孔子)였네 / 孔云憤樂


자신을 반성하며 조심한 건 증자(曾子)이고 / 曾省戰兢


사욕 잊고 예()를 회복한 건 안자(顔子)였네 / 顔事克復


 


경계하며 조심하고 혼자 있을 때 삼가서 / 戒懼愼獨


명성으로 지극한 도 이룬 건 자사(子思)이고 / 明誠凝道


마음을 보존하여 하늘을 섬기면서 / 操存事天


바른 의로 호연지기 기른 것은 맹자(孟子)였네 / 直義養浩


 


고요함을 주로 하며 욕심 없이 지내면서 / 主靜無欲


맑은 날 바람에다 비 갠 뒤 달 염계(濂溪)이고 / 光風霽月


풍월을 읊조리며 돌아오는 기상에다 / 吟弄歸來


온화하고 우뚝한 기상 지닌 명도(明道)였네 / 揚休山立


 


정제된 몸가짐에 엄숙한 기상으로 / 整齊嚴肅


전일을 주로 하여 변동 없음 이천(伊川)이고 / 主一無適


박문에다 약례까지 양쪽 다 지극하여 / 博約兩至


연원 정통 이어받은 그 분은 주자(朱子)였네 / 淵源正脈


 


83.좌우명(座右 )  -남명(南冥)조식(曺植) 


 


언행을 신의 있게하고 삼가며 / 庸信庸謹


사악함을 막고 정성을 보존하라/ 閑邪存誠


산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으면/ 岳立淵冲


움 돋는 봄처럼 빛나고 빛나리라/ 燁燁春榮


     


84.좌우명〔座右銘〕 -제호 양 경우


     


소란 가운데 움직이지 않음은 쉬우나 / 囂中不動易


고요 가운데 움직이지 않음은 어렵네 / 靜中不動難


근심 가운데 움직이지 않음은 쉬우나 / 憂中不動易


즐거움 가운데 움직이지 않음은 어렵네 / 樂中不動難


 


이미 움직였다가 움직이지 않음은 쉬우나 / 旣動不動易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않음은 어렵다네 / 臨動不動難


     


86.옥루명〔屋漏銘〕 -목재 홍여하


     


하늘만이 명이 있고 / 維天有命


사람만이 본성을 가지고 있으니 / 維人有性


성명을 공경하여 받들고 / 欽斯承斯


능히 진실하고 공경해야 하네 / 克誠克敬


 


이 한 가지 마음은 / 維此一心


잡아 보존하고 놓아 버림이 일정함이 없어 / 操舍無常


아주 작은 분별에서 / 毫釐之別


성인이 되거나 광인이 되네 / 或聖或狂


 


방자함은 누구나 즐기는 일이고 / 所樂舒肆


거두어 단속함은 꺼리기에 / 所憚收束


여러 사람들 가운데선 힘쓰지만 / 所勉在衆


홀로 있을 땐 소홀히 하네 / 所忽在獨


 


홀로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 在獨伊何


편안하게 쉬며 정신을 거두어들이는데 / 宴息晦冥


사지가 편안하면 / 四肢安佚


안일한 욕망이 쉽게 싹트려 하네 / 逸欲易萌


 


이미 고사를 물리쳤으며 / 旣屛瞽史


또한 장우를 멀리하니 / 亦遠莊友


오로지 생각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에 / 惟意所縱


나를 보는 이가 없도다 / 人莫予覯


 


저 방 안 구석진 곳을 보건대 / 相彼屋漏


그곳에 신사가 있으니 / 厥有神司


총명과 정직은 / 聰明正直


사물의 본체로 잃어서는 안 되네 / 體物不遺


 


이에 환하게 그 임함이 있고 / 爰赫其臨


또한 심히 밝기에 / 亦孔之灼전전긍긍 언제나 조심하며 / 戰兢臨履


부끄럼 없도록 해야 하네 / 庶幾無怍


믿음은 말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하며 / 信不言後


 


경은 행동보다 앞에 있어야 하니 / 敬在動前


나는 이 말로 명을 지어 / 我銘斯語


우러러 하늘 대하듯 하리 / 對越在天


     


87.점리와명 〔點离窩銘〕 -목재 홍여하


안태화의 재호이다.


     


복희씨가 괘를 그을 때는/ 庖犧畫卦


우러러 천문을 살폈으니 / 仰稽天象


세 양효로 건괘를 만든 것은 / 三奇作乾


순전한 양을 숭상함일세 / 純陽是尙


 


순전한 양의 가운데로 / 純陽之中


음이 터진 것이 이괘이니 / 陰坼曰离


양은 하늘의 이치가 되고 / 陽爲天理


음은 사람의 사사로움이네 / 陰乃人私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땐 / 人之始生


순일하여 거짓이 없기에 / 純一無僞


이를 건체라 명명하니 / 是名乾體


하늘의 덕이 모두 갖추어져 있네 / 天德咸備


 


정두가 열리고 나면 / 情竇旣開


사사로운 욕심이 날로 자라 / 私欲日滋


암소를 기르듯 길함도 / 牝牛之畜


순박함이 점점 엷어지네 / 大朴以漓


 


불타는 듯 버림을 받는 듯하고 / 焚如棄如


해가 도중에서 기운 듯하여 / 如日中昃


밤의 기운이 침범하자 / 夜氣旣


눈물 흘리며 걱정했네 / 出涕嗟若


 


나는 이것을 거울삼아 / 我其鑑此


두렵게 자신을 반성하니 / 然反求


보이는 것을 엄숙하게 하고 / 有尊其瞻


그윽한 곳에서 밝게 살펴야 하리 / 有赫其幽


 


풍뢰 익괘처럼 허물을 고치고 / 遷改風雷


산택 손괘처럼 성냄과 욕심을 막아야 하며 / 懲窒山澤


잘 다스리기 위해선 자신을 반성하여 / 克治修省


항상 쉼이 없어야 하네 / 無時敢息


 


음의 싹이 날로 쇠잔해지고 / 陰萌日銷


양의 싹이 무성해지리니 / 陽芽茁然


그 혹 붙는다면 / 厥或點之


결국 변하여 건을 이룬다네 / 遂變成乾


 


붙이기를 어떻게 하는가 / 點之伊何


정밀하며 전일하게 해야 하니 / 曰精曰一


사특함을 막고 참됨을 보전하여 / 閑邪存誠


황색에 붙어 크게 선하고 길하네 / 黃離元吉


 


모든 일에 적용하면 / 推之萬事


그렇지 않음이 없으리니 / 蓋莫不然


나라는 성하다가도 쇠하며 / 國否而泰


몸은 아픔으로 병이 낫는다네 / 體愆以痊


 


비유하자면 저 감괘의 정미함은 / 譬彼坎精


어두운 곤괘와 밝은 진괘이니 / 晦坤明震


이에 간괘 태괘 손괘로 / 爰艮兌巽


건괘를 회복해야 붙임을 다하는 것 같네 / 甲滿點盡


 


아 벗들아 / 嗟爾朋友


도는 역서에 있으니 / 道在易書


밤낮으로 두려워하고 경계하면 / 乾乾夕惕


이에 그 본성을 회복하리 / 迺復厥初


 


 88.홍성임 빙 고검명 병서〔洪聖任  古劍銘 幷序〕 -목재 홍여하


     


검이여 검이여 / 劍乎劍


간장의 후손이로다 / 干將孫


정기는 땅에 묻혔어도 / 精埋坤


광촉은 드러났네 / 光燭乾


 


그 보배로움을 / 厥惟寶


알아주는 이 드무네 / 識者寡


누가 알아주는 / 疇能識


박아한 사람일까 / 人博雅


 


검이여 검이여 / 劍乎劍


등용됨과 버려짐을 적절히 해 / 時用舍


용으로 변하여 / 倘化龍


참마검을 청하리라 / 請斬馬


 


89.보좌명〔黼座銘〕 -미암 유희춘


     


이 마음을 끌어 깨워 줌이 / 提醒此心


해가 떠오르는 것과도 같네 / 如日之升


이치를 궁구하고 몸을 닦아 / 窮理修身


중정하고 화평하게 하라 / 中正和平


     


90.정심명〔正心銘〕 -미암 유희춘


     


이 마음을 보존하여 기르기를 / 存養此心


거울의 투명과 저울의 공평함 같이 하며 / 鑑空衡平


물이 오거든 순히 응하여 / 物來順應


정대하고 광명하게 하라 / 正大光明


     


91.기사명〔記事銘〕 -미암 유희춘


     


심기가 부족하면 / 心氣不足


일을 당해도 잘 잊는다네 / 遇事多忘


무엇으로 구할 것인가 / 何以求之


정신을 한 곳에 모으네 / 主一良方


 


92.독서명〔讀書銘〕 -미암 유희춘


     


널리 보고 정밀히 생각하면 / 博觀精思


많은 의심이 점차 풀리니 / 疑漸釋


넓게 깨달음이 있으면 / 豁然有覺


초연히 자득하리라 / 超然自得


     


93.만동묘 명〔萬東廟銘〕 -미호 김원행


 


황제께서 신경에 올라 / 帝奠神京


만방을 굽어보니 / 臨于萬方


나래 편 듯 웅장한 명당이 / 翼翼明堂


우뚝하고 찬란하구나 / 有巍有煌


 


누구를 제사하는가 / 誰其祀之


해동을 도와준 분이로다 / 裨海之東


참람하지도 않고 번독하지도 않으니 / 不僭不瀆


도리어 그 높인 것이 아닌가 / 不抑其崇


 


아 황은이여 / 於戱皇恩


실로 부모와 같아 / 實維父母


하늘처럼 그지없으니 / 維天無極


우리가 어찌 감히 저버리랴 / 我其敢負


 


옛날 임진년에 / 昔在壬辰


섬오랑캐 창궐하여 / 島夷猖獗


생령을 어육으로 만드니 / 生靈血肉


종묘사직 전복될 위험에 처하였네 / 廟社顚


 


임금과 신하 형세가 궁해져 / 君臣勢窮


눈물 뿌리며 압록강에 임하여 / 雪涕臨江


우리가 내부하겠다고 / 我其內附


대국에 호소하였네 / 控于大邦


 


천자 말씀하기를, 아 / 天子曰咨


너희는 쓸데없이 근심하지 말라 / 毋煩爾憂


나에게 금과 비단 있고 / 予有金帛


나에게 창과 방패 있도다 / 予有戈矛


 


천자의 군대 동으로 나오니 / 六師東出


우레 같고 번개 같구나 / 如霆如雷


우르릉 쿵쾅 천지를 진동하니 / ( )震疊


산이 무너지듯 뿔이 꺾이듯 하누나 / 如崩如摧


 


이에 잔악한 오랑캐를 초토화하고 / 勦兇殘


이에 국토를 안정시키니 / 靖土宇


덕분에 살아남은 백성들 / 有遺


보듬어주고 길러주셨네 /


 


우리 왕이 이르기를, 갱생시켜준 은혜 / 王曰再造


만세토록 잊지 못하리로다 / 萬世弗忘


어이 보답할까 / 何以報之


맹세코 존망을 함께하리로다 / 矢共存亡


 


하늘이 황국을 돌보지 않으시어 / 不弔皇家


갑신년 춘삼월에 / 甲申春季


도성을 지키지 못하니 / 都城失守


귀신이 사특한 기운 부렸도다 /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무너져 / 地拆天崩


망극한 사태가 벌어졌으니 / 事有罔極


예로부터 국운이 다하면 / 自昔運訖


사에 지붕을 덮는 법이라네 / 靡社不屋


 


오직 황제의 의열만이 / 維帝義烈


하늘에서 해와 별처럼 빛나건만 / 日星在天


누가 거리낌 없이 / 孰是弗忌


국권을 빼앗아 간단 말인가 / 以我鼎遷


 


높디높은 황극을 / 峩峩皇極


오랑캐가 차지하니 / 犬戎之坐


혁혁한 관과 의상이 / 奕奕冠裳


좌임으로 바뀌었구나 / 之左


 


굳세고 굳센 선문이여 / 桓桓宣文


궁궐에서 창을 베고 잠들며 / 枕戈于宮


피눈물이 《인경》을 적시니 / 血漬麟經


거기에 뜻을 같이한 신하 있도다 / 厥有臣同


 


우리가 닦고 우리가 물리쳐 / 我修我攘


우리 의리의 깃발 드날리리라 / 揚我義旌


비린내 나는 오랑캐 쓸어버리고 / 廓其腥穢


천자의 도읍 회복하리라 / 以復周京


 


목숨을 바치지 않으면 / 有不


실로 우리 황상을 저버리는 것이라네 / 實背我皇


선문께서 뜻을 품은 채 승하하자 / 宣文齎志


신하는 이에 초야에 은둔하였네 / 遯荒


 


도도히 흐르는 강한이여 / 滔滔江漢


동으로 흐르도다 / 亦朝于東


밤낮으로 흘러가듯 / 逝以日夜


우리 추모하는 마음 끝이 없도다 / 我思靡窮


 


우뚝한 신궁이여 / 有兀新宮


부디 우리를 보우하소서 / 庶右我侑


황제시여 우리를 돌아보고 / 帝其顧予


누추하다 하지 마소서 / 罔謂是陋


 


이에 황제의 예전 도읍 바라보니 / 粤瞻帝居


구묘가 폐허가 되었구나 / 九廟旣墟


망망한 우 임금 발자취여 / 芒芒禹跡


하나같이 오랑캐 땅이 되었구나 / 壹以淪胥


 


어느 나라인들 우리나라가 / 孰如吾邦


뭇별이 북극성을 향하듯 하리오 / 于極維星


산은 우뚝이 높고 / 維山巖巖


물은 맑게 흐르네 / 維澗淸泠


 


시내에는 물풀이 있고 / 澗亦有毛


산에는 계수나무 있도다 / 山亦有桂


잔 올리고 제수 올리니 / 觴之豆之


황제께서 흠향하리로다 / 可以饗帝


 


황제께서 강림하시니 / 帝陟降止


용의 어가 양양하구나 / 龍駕洋洋


좌우에 계신 조손께서 / 右祖左孫


위엄 있게 의상을 드리우네 / 儼其垂裳


 


거룩하신 선후여 / 虔虔先后


뜰에 임하시도다 / 亦來于庭


보좌에 기대어 계시니 / 依其黼座


탄성이 개연하구나 / 愾其嘆聲


 


운대가 곁에 있고 / 雲臺在傍


궁암이 앞에 있네 / 弓巖在前


잊지도 말고 변하지도 말지어다 / 勿忘勿替


신명께서 환히 강림하시나니 / 有臨赫然


     


94.〔指紋銘 右手有仁字紋〕 -사미헌 장복추


오른쪽 손바닥에 ‘인()’자의 지문이 있었다.


 


사람이 인()의 덕으로 / 人以仁德


사람의 형색(形色)을 실천할 수 있네 / 能踐人形


형색을 능히 실천할 수 있다면 / 形能有踐


어찌 내가 사리에 미혹되겠는가 / 豈我顚冥


     


하늘이 오히려 나를 버리지 않아 / 天猶不棄


이렇게 밝게 보여주시는 은혜를 입었네 / 荷此昭示


매양 ‘인’ 자의 지문을 펼 때마다 / 每啓仁紋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마음 절로 이르네 / 警惕自至


     


95.좌장명〔坐杖銘〕 -사미헌 장복추


     


중도를 기르는 방법은 / 養中之道


몸을 곧게 앉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네 / 貴生腰坐


지금 나이가 칠십 살에 / 年今七十


아직도 어디에 의지함이 많네 / 靠依尙夥


     


너로 하여금 중도에 서게 하여 / 俾爾中立


나의 의표(儀表)를 바르게 하네 / 以我表正


어찌 한갓 나의 외모만을 바르게 하리오 / 豈徒貌爲


나의 마음을 공경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이네 / 爲此心敬


     


96.인도암명〔引道巖銘〕 -사미헌 장복추


 


우리의 도가 드러났을 때 / 吾道顯


너는 우뚝한 지주이고 / 爾屹砥


우리의 도가 어두울 때 / 吾道晦


너는 물속에 잠겨있네 / 爾趺水


     


한번 눕고 한번 일어남이 /


기운의 운수에 관련되니 / 關氣數


도와 너는 / 道與爾


옛날 어느 때부터 이런 관계였던고 / 何時古


     


97. 비소명 정공후를 위하여 짓다.〔悱巢銘 爲鄭孔厚作〕 -사미헌 장복추


 


빛남이 있는 정군이여 / 有斐鄭君


어린 나이에 학문에 뜻을 두었네 / 早年志學


공자의 가르침이 쇠퇴해졌으니 / 洙泗敎衰


누가 후배들을 깨우칠까 / 孰覺後覺


     


비()가 의미하는 뜻은 / 悱之爲悱


능하고자 하나 능할 수 없는 것이네 / 欲能未能


능히 효도하고 우애했다고 한다면 / 能孝能友


비()라 이름할 수 없네 / 非悱可名


     


오직 이 사물의 이치는 / 惟玆物理


소 털과 고치실처럼 미세하여 알기 어렵네 / 牛毛蠶絲


터득함이 어찌 쉽겠는가 / 得豈易焉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네 / 言亦難爲


     


이 때문에 근심하며 부지런히 하여 / 用是憂勤


비()자를 걸어놓고 항상 눈으로 보네 / 揭悱常目


마음과 생각이 이르는 곳이며 / 心思所到


정신과 힘이 모이는 곳이네 / 精力所蓄


     


선생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 勿謂無師


안자(顔子)는 힘을 다하고 증자(曾子)는 독실하였네 / 顔竭曾篤


백세토록 준칙으로 삼아 / 百世準則


마치 거울이 그윽한 곳을 비추는 듯하네 / 如鑑幽燭


 


98.우헌명 이순문을 위하여 짓다.〔愚軒銘 爲李舜文作〕 -사미헌 장복추


     


옛날에 유유주(柳柳州)가 / 昔柳柳州


자기가 사는 냇가를 우계라 이름하였네 / 得溪名愚


이에 그는 냇가에 집을 짓고 살면서 / 乃家其上


자신의 어리석음에 계합된다고 하였네 / 謂契吾愚


 


지금 이군이 거처하는 곳은 / 今李君居


지명이 도() 자가 들어가고 우() 자는 아니네 / 伊道非愚


그럼에도 ‘우()’ 자로 문미에 편액을 단 것은 / 以愚扁楣


우()에서 무엇을 취했겠는가 / 奚取於愚


 


어리석은 우나라와 지혜로운 진나라에 / 愚虞智秦


백리해(百里奚)는 어리석음이었네 / 百里之愚


어리석음으로 미칠 수 없는 것은 / 愚不可及


영무자(寗武子)의 어리석음이네 / 寗武之愚


 


비오고 날이 맑음은 하늘에 맡겨두고 / 潦霽任天


때에 따라 맞게 어리석음을 쓰네 / 隨時用愚


선비가 숭상할 만한 것은 / 士所可尙


오직 안자(顔子)의 어리석음이네 / 惟顔氏愚


 


하나를 들어 열을 아니 / 聞一知十


어리석은 것 같으나 어리석지 않네 / 如愚不愚


어리석음을 어찌 쉽게 말할 수 있으리 / 愚豈易言


삼가 어리석음을 작다하지 말라 / 愼勿小愚


     


99.일암명 정응천을 위하여 짓다.〔逸巖銘 爲鄭應天作〕 -사미헌 장복추


     


세상에서 버려져도 원망하지 않으니 / 遺逸不怨


유하혜(柳下惠)의 뜻을 가지고 있네 / 志柳惠志


진실로 사악한 마음에 구속됨이 있으면 / 苟有邪累


누가 감히 이것에 비기리요 / 孰敢擬議


 


정군이 새로 우거한 집은 / 鄭君新寓


대문에서 문암(汶巖)을 마주하였네 / 門對汶巖


문암은 옥을 품고 있으니 / 巖惟懷玉


사람들의 시선이 어찌 범상하리 / 人視何凡


 


예를 끌어 비유함에 계합함이 있어 / 引喩有契


일암으로 호를 삼았네 / 以逸因號


가정 교육으로 명철한 견해를 가졌고 / 詩禮明見


빙벽(冰蘗)으로 청고한 절조를 가졌네 / 冰蘗淸操


 


만약 장차 어떤 일을 하려하면 / 若將有爲


세상과 어긋남이 많으리 / 世路多舛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허물하리 / 誰咎誰尤


임천의 물 달게 마시는 것을 분수로 여기네 / 分甘林泉


 


때에 맞는 의리의 위대함은 / 時義之大


《주역》에서 비돈(肥遯)을 이롭게 여겼네 / 易利肥遯


마음으로 남을 해침과 나의 탐욕을 끊으니 / 心絶忮求


어찌 법도를 어기리 / 寧違尺寸


     


100. 孫徵華表德獻甫   -동강 신익전


종손 징화의 자를 헌보라고 지어주는 명


     


아! 징험하는 자는 성인이요 / 猗徵者聖


징험할 곳은 현자 뿐이로다 / 所徵惟獻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함이 / 顧名思義


중화의 법도로다 / 伊夏之憲


 


수양이 아니면 어찌 얻겠으며 / 非修曷獲


학문이 아니면 어찌 이루리오 / 非學胡成


관례(冠禮)를 삼가 행하고 / 元服禮敦


아름다운 자를 짓노라 / 表字嘉名


 


가문의 명예가 중요하니 / 門戶之重


입신양명하여 아름답게 하라 / 立揚之休


너 종손에게 기대하나니 / 期爾


주덕(周德)을 크고 순수하게 하라 / 純德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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