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식이요법

신장질환자, 수박보다 토마토가 더 위험하다 '

淸潭 2014. 7. 3. 09:31



☞ 신장질환자, 수박보다 토마토가 더 위험하다 '


수박 파인애플 바나나 참외 포도 사과. 여름철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많아 칼륨과잉증이 나타나기 쉽다.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에 칼륨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마트 제공

수박은 과일 중에서 특별히 칼륨이 높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과일류를 칼륨 함량에 따라서 고, 중, 저로 나눌 때 수박은 '중(中)'에 속한다. /롯데마트 제공

▲... 지난주 한 포털사이트에 수박과 참외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박과 참외에 칼륨이 많아서 신장질환 환자들의 지나친 섭취는 위험하다는 발표가 있었고, 이런 내용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수박, 참외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신장질환’이 뜨는걸 보니 나름 핫 이슈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 보도를 보면 단편적인 정보가 오히려 신장질환의 올바른 식이요법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식약처의 발표로 주목을 받은 ‘칼륨’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필수 무기질의 일종인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신경 및 근육세포의 흥분과 자극전달을 조절하여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세포의 삼투압 유지, 수분평형에 관여하며 체액의 산-알칼리 평형에도 관여하는 등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나트륨과 반대로 혈압을 낮춰주기 때문에 고혈압환자들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신장이 약해 배설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칼륨을 과잉 섭취하면 자칫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천사인 칼륨이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악마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여름철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많아 칼륨과잉증이 나타나기 쉽다.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에 칼륨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식약처의 수박, 참외 주의보는 나름 시의적절한 것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자칫 ‘수박과 참외’만 위험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대한영양사회와 대한신장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신장질환 환자를 위한 식품교환표’에 의하면 수박은 과일 중에서 특별히 칼륨이 높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과일류를 칼륨 함량에 따라서 고, 중, 저로 나눌 때 수박은 ‘중(中)’에 속한다.

농촌진흥청의 식품성분표에도 수박 보다는 오히려 멜론, 바나나, 참외, 천도복숭아, 키위, 토마토의 칼륨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 100그램당 칼륨 함량을 보면, 수박은 139mg이지만 머스크멜론 374, 바나나 380, 참외 221, 천도복숭아 189, 키위 271, 토마토 178 등으로 더 높다. 특별히 수박을 콕 찍어서 ‘고(高) 칼륨 과일’로 분류해 위험을 경고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 이유다. 과일 중에서 사과, 배, 파인애플, 단감, 연시, 레몬, 자두, 포도 등은 비교적 칼륨함량이 낮다.

식약처가 경고한 수박, 참외보다도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에 칼륨이 훨씬 많다. 그 중에서도 양송이, 고춧잎, 아욱, 근대, 머위, 물미역, 미나리, 부추, 쑥, 쑥갓, 시금치, 죽순, 취, 당호박, 늙은호박 등은 칼륨이 특히 많아 신장질환 환자들은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채소군을 칼륨 함량에 따라 고, 중, 저로 나눌 때 ‘고’에 속하는 이런 채소들은 70g에 칼륨이 400mg가량 들어있다. 오이, 양파, 당근이나 배추, 무, 피망, 양배추, 가지, 팽이버섯, 콩나물, 숙주, 고사리 등은 상대적으로 칼륨함량이 낮다.

견과류 역시 칼륨이 풍부한 식품군이다. 견과류는 몸에 좋은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E가 많아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칼륨을 제한해야하는 신장질환 환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땅콩, 아몬드, 잣, 피스타치오, 해바라기씨, 호두 등 대부분의 견과류는 모두 칼륨이 많아 요주의 대상이다.

제철식품은 건강에 좋다고 철썩 같이 믿었는데 갑작스레 뒤통수라도 맞은 기분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예외 없는 법칙이 없다지 않던가. 단지 ‘예외적’으로 칼륨섭취의 제한이 필요한 일부 신장질환 환자에게 해당되는 주의사항일 뿐,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좋다는 명제는 여전히 대다수 우리들에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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