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법률상식

"비판 목적 인용, 출처 안밝혀도 된다"

淸潭 2010. 5. 29. 10:24

"비판 목적 인용, 출처 안밝혀도 된다"

 

대법원 "특정하면 저작자 명예·신용 손상 우려"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비교·비판을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명시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입시설명회 자료집에 타 논술학원의 문제풀이를 무단 게제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T논술학원 원장 장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장씨는 2006년 5월 학부모 상대 수시전략 설명회 때 배포한 홍보 책자에 H논술학원의 논술문제 풀이 및 예시답안을 게재, '잘못된 해설'이라고 비판하며 출처를 'A학원'이라고만 표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자신이 운영하는 T학원의 풀이와 비교하며 H학원의 풀이에 대해 '독해의 불철저함 - 나아가 오독', '모순되는 개념의 사용', '텍스트의 몰이해', '논제해석의 편파성' 등의 표현을 써가며 혹평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장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비판에 따른 명예훼손 등을 우려해 고육지책으로 'A학원'으로 표시한 것으로, 나름의 합리적인 표시방법"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홍보용 책자의 성질상 비교 대상에 대해 과장·편파적인 비판이 덧붙여지기 쉬워 저작자를 밝힐 경우 자칫 명예나 신용 등을 손상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어 "저작물의 출처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됐는지 여부는 저작물의 종류, 성질,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 저작물의 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im941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