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사진속의 나
- 세영 박 광 호 -
- 세영 박 광 호 -
세월 잡아 둔 흑백 사진 속에
내가있다
형으로부터 물려 입은
퇴색된 검정 옷에
구멍 뚫린 고무신
가난의 슬픔도 없이
마냥 즐겁게만 자랐던 유년시절
공부하란 잔소리도
성적을 나무라는 꾸지람도
들어보지 못한 우리들은
그저 건강하게만 자랐다
말 타기, 돌치기, 땅 뺏어먹기,
그러던 우리가
그래도 나라를 지키고
조국을 근대화로 이끌고
오늘의 터전을 이루었지
이제는 어쩌지 못하는 세월에
혹 자는 가버리고
누구는 중풍에 절름거리고
또 나는 이렇게 사진 한 장 들고
무상세월을 읊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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