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쪽 판결문 보니...'딸에게 보낸 영상' 유죄 증거됐다
[앵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는 재판부의 판단 근거가 세세하게 담겼습니다.
이 대표가 함께 골프를 쳤다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이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 유죄 증거가 됐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은 130쪽에 이릅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부분과,
'함께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한 부분을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우선 '골프' 발언에 대해선 2015년 1월 해외출장을 간 11명 가운데 공식 일정에서 벗어나 골프를 친 사람은 이 대표와 김문기 전 처장,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뿐이라며,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행위로 봤습니다.
이런 판단에는 김 전 처장이 해외 출장지에서 직접 딸에게 찍어 보낸 영상이나, 현지 식사 영상이 증거로 활용됐습니다.
유족이 제출한 영상에는 김 전 처장이 딸에게 "오늘 시장님, 본부장님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 대표가 TV 토론회가 아닌, 단독 인터뷰 형식으로 방송에 출연한 점도 유죄 판단 기준이 됐습니다.
후보자 사이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공방이 이뤄지는 토론회와 달리,
이 대표는 시민 패널의 질문에 일방적으로 입장을 밝힐 수 있었단 겁니다.
특히 재판부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공공주택 리모델링 제도 개선 활동을 하면서 김 전 처장과 알고 지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누구를 알았느냐, 몰랐느냐 하는 주관적 인식은 공표 금지대상에 명시되지 않아,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만으로 처벌하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밖에 국토부 협박 탓에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한 거란 이 대표의 국정감사장 발언에 대해선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라고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과거 인터뷰에서 '국감 때마다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던 점을 들어 국정감사를 대장동 의혹에 대응할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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