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수필등,기타 글

야스쿠니 신사의 미래 / 김동길

淸潭 2019. 1. 13. 10:54

 야스쿠니 신사의 미래

 일본인들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잃었다고 믿어지는 모든 일본인들을 기념하고 섬기는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의 정신적 상징인 줄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신사라고 이름이 붙은 곳은 신궁이라고 불리는 곳 보다 자리가 낮은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점령하고 있던 때도 평양에는 신사가 있었지만 서울에는 신궁이 있었다.

 

 그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일본의 천황이 올해 430일 퇴위함으로서 30년의 헤이세이(평성)시대를 마감하게 되는 아키히토이다. 그는 재임 중 단 한 번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다. 최근에 그런 사실을 지적하며 천황을 비판한 야스쿠니 신사의 책임자가 파면되었다. 영국인 가정 교사로부터 민주적 교육을 받은 아키히토는 그 신사의 존재가 일본인들로 하여금 전 세계인의 미움을 사게 한다고 판단하였던 것 같다.

 

 그는 괌에 가서, 또는 사이판에 가서 그곳에서 전사한 사람들의 위령비를 세우면서도 야스쿠니에는 발길을 옮기지 않았다. 아키히토는 일본 황실의 모든 범칙과 관례, 규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나머지 천황의 자리를 물러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일본의 신사 참배는 종교가 아니다. 그것은 미신이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오래 일본은 신사 참배라는 미신에 사로잡혀 참 종교를 배척할 것인가.

 

김동길

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