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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자여” / 김동길

淸潭 2019. 1. 28. 10:44

 “비겁한 자여”

 해방이 되고 우리가 한참 젊었던 시절에 공산당의 유명한 노래가 비겁한 자여, 갈 테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기를 지킨다였다. 그 당시 그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공산주의가 최후의 승리를 거두고 변증법적 발전이 끝나도 된다던 마르크스의 예언을 신봉하는 젊은이들이 그 시대에는 상당히 많았다.

 

 이 노래는 스탈린이 대표하는 공산주의가 세계를 몽땅 삼켜버릴 듯이 그 위세를 떨치던 때에 혁명을 동경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부르던 것이였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예언은 들어맞지 않았고 변증법적 역사의 발전은 계속 되고 있다. 1980년, 베르린 시를 가로질러 우뚝 서 있던 장벽이 젊은이들이 휘두르는 망치로 다 무너졌을때 일단 공산주의는 패배하였고 두 손을 번쩍 들어 그 역사의 한 순간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우길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한 사람도 없었다.

 

 오늘 또 다시 공산주의가 고개를 드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그 동안 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초점은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시장 경제가 제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존경을 받아 마땅한 이라는 괴물이 극소수 대기업의 수중에 빠져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만은 예외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성공시켜서 비겁한 자여 갈 테면 가라, 우리는 태극기를 지킨다”고 노래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젊은이들이여, 그것이 조국의 사명임을 깨달아야 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