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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우탁설화

淸潭 2015. 11. 2. 10:17

         우탁설화

 

고려 말의 유학우탁(禹倬)에 관한 설화. 우탁은 유학에서 인정할 수 없는 민간신앙 행사인 음사(淫祀)를 타파하는 데 아주 강경한 자세를 보였기에 거기 따른 설화가 일찍부터 문헌에 올랐다. 고려사 열전에서는 우탁이 영해사록(寧海司錄)으로 부임하였을 때 그 지방 사람들이 팔령신(八鈴神)을 섬기는 것을 보고 방울을 부수어서 바다에 빠뜨렸다 하였으며,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다른 문헌에도 이따금 보인다.
그런데 영해 현지에
서의 구전은 더욱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을 갖추고 있다. 우탁이 팔령신 중에서 일곱을 없애자 나머지 하나는 살려 달라고 빌어서 남겨 두었는데, 그 신이 지금 당고개 서낭이라고 한다. 여덟 번째 신은 눈이 멀어서 동정을 얻었다고 하고, 눈이 멀었을 뿐만 아니라 신세가 가련한 할미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우탁은
주역
의 이치를 깊이 공부하여 도술을 지녔다고 한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시끄럽자, 계속 그러면 멸종을 시키겠다고 글로 써서 보내니 개구리들이 동헌에 모여들어 살려달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호랑이가 사람을 해치지 못하도록 할 때에도 같은 방법을 썼다고 한다.
첫 번째 설화는 영웅이 요물을 퇴치하였다는 유형의 변형으로서 영웅 대신에 지방 관장이 등장하고, 요물퇴치의 이유가 민간신앙을 누르고 유학에 의한 통치를 확립하고자 한 형태이다. 제주도 김녕사굴(金寧蛇窟)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런데 팔령신을 다 없애지 않고 하나는 남겨 두어서 제한된 범위 안에서 관습을 용인한 데 특징이 있다.
두 번째 설화는 도술을 익힌 도인은 개구리나 호랑이 같은 동물까지 지배할 수 있다는 유형인데, 우탁이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하는 것이 흥미롭다. 유학에서도 도술을 얻을 수 있다는 민간 전승적 사고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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