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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달님, 月(월)

淸潭 2015. 9. 26. 11:29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자라났던 남원의 광한루 모습이다.
이 누각의 명칭은 원래 넓고 차가운 곳, 즉 달을 가리키는 데서 나왔다.
추석을 맞아 달의 명칭을 살펴봤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혹시 춘향이가 이몽룡을 만나 사랑을 속삭였던 곳이 어딘지를 기억하시는지? 바로 광한루(廣寒樓)다. 남원에 있는 이 누각이 조선의 세종 때 처음 지어지면서 얻은 이름은 광통루(廣通樓)였으나, 얼마를 있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광한(廣寒)은 처음 그 이름을 개명한 정인지(鄭麟趾)가 현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전설 속에 나오는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라는 명칭에서 힌트를 얻어 지었다고 한다.

 

전설의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곳에는 상아(嫦娥)라는 여인이 살았다고 한다. 상아는 역시 전설 속 활쏘기의 명수라고 알려졌던 예(?)라는 사람의 아내다. 그녀가 남편이 지니고 있던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영약(靈藥)을 훔쳐 달로 달아나 살았다는 게 스토리의 핵심이다. 상아는 항아(姮娥) 또는 상희(嫦羲)라고도 적는다.

 

과거의 우리는 달에서 두 그림자를 우선 봤다. 토끼와 계수나무다. 토끼는 달의 지형 굴곡으로 만들어진 그림자를 보면서 떠올린 이미지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계수나무가 있다고 여겼다. 때문에 달빛이 영롱해서 옥토(玉兎)라고 했고, 계수나무와 병렬해서는 옥계(玉桂)라고 했다. 모두가 달의 별칭이다.

 

밤에 빛을 내린다고 해서 아예 때로는 달을 야광(夜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달의 전체적인 그늘 모습이 두꺼비를 닮았다고 느낀 사람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두꺼비를 뜻하는 한자 蟾(섬)을 이용해 옥섬(玉蟾)이라고도 불렀다. 거울을 연상시켜 옥경(玉鏡)이라는 말도 따랐다. 옥으로 만든 쟁반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은 옥반(玉盤)이다.

 

달은 푸근한 듯하지만, 어찌 보면 푸르다. 또한 푸르다 못해 시리다. 급기야 시려서 차갑다는 인상도 준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달에 실어보려는 사람도 많았으나, 해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의 빛은 때로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그래서 차가운 이미지도 늘 따른다. 달을 얼음 수레바퀴라는 뜻의 빙륜(氷輪), 얼음거울이라는 뜻의 빙경(氷鏡)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속삭였던 곳이 왜 휑뎅그렁(廣)해서 차가움(寒)을 느끼게 해준다는 광한(廣寒)의 이름으로 불렸는지 이해할 만하다.

 

문학적인 감성을 덧댈 좋은 대상이 바로 달이다. 그래서 그 별칭은 참 많다. 해를 태양(太陽)으로 적는 것에 견줘 달을 태음(太陰)이라고도 했다. 저녁의 토끼를 의미하는 夕兎(석토)도 그렇다. 날아다니는 거울이라는 뜻에서 飛鏡(비경)이라고도 했다. 하늘의 거울이라는 뜻이라면 天鏡(천경)이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평균 38만㎞, 옛 거리의 단위로 따지자면 90만리(里)가 넘는다. 예전 사람들이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지금처럼 구체적으로 파악했을 리 없다. 달의 생성과 토양의 구성 등에 관한 지식도 없었다. 그저 상아라는 여인이 머물고 있는 토끼와 계수나무, 두꺼비의 전설로 달을 대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달에게 투사하는 심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을 듯하다. 달은 늘 찼다가 기운다. 둥근 모습이었다가 이내 곧 이지러진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새삼 그로부터 읽는다. 나를 비춰볼 수 있는 하늘의 거울임에 분명하다.

 

인생사의 애환(哀歡)이 그와 다르지 않다. 이 대목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 이번 추석에는 조용히 내 뒤를 따라오는 달을 올려다보자. 수줍어 보이는 달에 그런 느낌은 늘 있다. 푸근함, 시림, 참, 이지러짐…. 달은 그로써 결국은 흘러가고 마는 삶의 많은 것을 일깨운다.

 

 

<한자 풀이>

廣 (넓을 광): 넓다. 넓게 되다. 넓히다. 널찍하다. 공허하다. 비다. 빛나다. 널리. 넓이. 무덤. 직경. 광시(廣西)성의 약칭.

寒 (찰 한): 차다, 춥다. 떨다. 오싹하다. 어렵다. 가난하다, 쓸쓸하다. 식히다. 얼다. 불에 굽다, 삶다. 중지하다, 그만두다. 침묵하다, 울지 않다. 천하다, 지체가 낮다.

嫦 (항아 항, 항아 상): 항아(상궁이 되기 전의 어린 궁녀). 상아(달에 사는 미인 이름). 여자의 자(字).

娥 (예쁠 아): 예쁘다. 아름답다. 여자의 자(字). 미녀, 미인. 항아(상궁이 되기 전의 어린 궁녀를 이르던 말).

兎 (토끼 토): 토끼. 달(달 속에 토끼가 있다는 뜻에서 달의 별칭).

桂 (계수나무 계): 계수나무. 월계수. 계적(桂籍: 과거 급제자의 명부).

蟾 (두꺼비 섬): 두꺼비. 달. 달빛. 낙수받이. 연적(硯滴).

鏡 (거울 경): 거울. 모범. 본보기. 안경. 광명. 길, 밝은 길. 달, 명월. 못, 수면. 선모(旋毛: 가마). 거울삼다, 본받다. 비추다. 비추어보다. 밝히다.

輪 (바퀴 륜, 바퀴 윤): 바퀴. 수레. 땅갈이. 둘레. 세로. 성(姓)의 하나. 돌다. 우렁차다. 높다.

 

 

<중국어&성어>

 

月亮 yu? li?ng: 중국인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달의 명사. 달리 月球 yu? qi?라고도 적고 부른다.

 

月亮代表我的心 yu? li?ng d?i bi?o w? de x?n: 가수 덩리쥔(鄧麗君)이 불러 유명해진 대중가요 제목이다. ‘달은 내 마음을 알아요’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노래다.

 

月明星稀 yu? m?ng x?ng x?: 달(月)이 밝으면(明) 별빛(星)이 희미해진다(稀)는 엮음이다. 뛰어난 인물에 의해 주변의 사람들이 가려지는 경우, 또는 하나가 두드러져 나머지의 모습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상황을 가리키는 성어다. <삼국지(三國志)>의 주인공 조조(曹操)의 ‘단가행(短歌行)’에 나오는 표현이다.

 

?(衆)星拱月 zh?ng x?ng g?ng yu?: 여러(衆) 별(星)이 달(月)을 둘러싸다(拱)는 구성. 뭇사람이 한 인물을 중심으로 뭉치거나 일을 도모하는 경우, 또는 그런 상황.

 

月中折桂 yu? zh?ng zh? gu?: 달나라(月中)에서 계수나무(桂) 가지를 꺾다(折)는 엮음. 일반적으로는 과거에 급제한 경우를 가리킨다. 한 과거 급제자가 자신을 “달나라 계수나무 가지 하나를 꺾은 일”이라며 낮춰 표현한 데서 생긴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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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재휘애비溢空총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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